[단독]동화 속에서 나온듯한 지역 빵집 ‘피터팬’

일본 도쿄도 옆에 위치한 치바현에 가면 ‘피터팬’이라는 빵집을 찾아 볼 수 있다. 피터팬이라는 이름처럼 나무와 돌로 지은 오두막 형태의 빵집이 마치 동화 속 한 장면같다.

 

 

40년간 지역 빵집으로 명맥을 이어온 이곳은 인수합병으로 빵집이 넘어갈 위기 직전에 딸인 오오하시 타마키 대표가 가업을 지키고자 뛰어들었다.

 

 

‘피터팬’은 현재 JR 후나바시 역, 치바 역, 모토야와타 역 등 치바현에서 총 9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 빵집 브랜드로서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사업을 확장한 힘은 어디서 나왔을까.

 

순수한 가치 지키려 가업 이어받아

오오하시 타마키 대표가 회사에 입사한 것은 2000년대 초반이다. 그전까지는 대학을 졸업하고 도내에서 평범한 사무직으로 일하고 있었다. ‘피터팬’은 동생이 물려받기로 예정돼 있었고 오오하시 대표는 빵집 경영에 별로 관심도 없었다. 그저 부모님의 요청으로 사무일을 도와주고자 ‘피터팬’에 들어온 것이 오오하시 대표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동생이 다른 진로를 찾아 회사를 떠나며 사내에서 후계자 문제가 거론되기 시작했다. 고령의 부모님을 대신해 경영자를 찾는 상황에 이르자 인수합병에 대한 논의가 나왔다. 그동안 만들어 온 ‘피터팬’의 정체성이 훼손되는 것을 원치 않았던 오오하시 대표는 가족들과 의논 끝에 회사를 맡게 됐다.

 

'피터팬'은 오오하시 대표가 4살이던 시절 초대 대표인 요코테 카즈히코씨가 창업한 빵집이다. 유년시절부터 동고동락을 함께한 소중한 공간이었기 때문에 그만큼 오오하시 대표에게 '피터팬'은 애정이 각별한 곳이었다.

 

언제나 갓 만든 신선한 빵 제공

‘피터팬’의 특징은 언제 방문해도 갓 만든 따끈따끈한 빵을 먹을 수 있다는 점이다. ‘피터팬’ 매장을 들어가면 멜론빵, 크림빵, 치킨샌드 등 수십 종의 고소한 빵 냄새가 가장 먼저 반긴다.

 

 

비용만을 생각하면 아침에 빵을 대량으로 구워내는 편이 효율이 좋다. 하지만 ‘피터팬’ 매장에선 갓 구운 빵을 손님에게 제공하기 위해 점포의 혼잡도를 계산해 굽는 빵의 개수를 조절한다. 생산 규모는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보다 적지만 가격을 저렴하게 맞춰 회전율을 높였다.

 

빵을 굽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평균 4시간이다. 4시간 후에 점포 상황을 예상하며 구울 빵의 수를 정한다. 오랜 시간 이 방법을 고수하며 날씨, 교통 상황 등 외부적 요인을 어떻게 매장에 적용할지에 대한 노하우를 보유했다.

 

 

상품 구성은 일상적으로 꾸준히 나가는 상품이 60~70%, 계절 상품이 20%, 신메뉴가 10%로 이뤄져있다. 각 점포마다 취급하는 빵의 종류가 약간씩 차이는 있으나 ‘피터팬’의 주력 상품은 멜론빵, 카레빵, 소금버터롤 3종류이다.

 

만화 속 주인공으로 변하는 빵집

‘피터맨’ 빵집이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갖추게 된 건 1999년에 이치가야 매장을 열면서부터다. 당시 일본 식문화는 세련되며, 고급화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었다. 지금의 테마파크같은 매장 컨셉도 이 당시에 완성했다.

 

 

로그하우스 풍의 레이아웃, 넓은 야외 테라스 등 기존의 빵집에는 없는 이미지를 구축해 나갔다. 단순히 빵을 사고 파는 공간이 아닌 놀이와 체험을 겸할 수 있게 되자 가족 동반 고객이 서서히 늘기 시작했다.

 

 

빵과 함께 무료로 제공하는 커피를 전망이 탁 트인 테라스에 앉아서 마시는 컨셉 또한 당시에는 빵집에서 보기 굉장히 생소한 모습이었다.

 

지금은 주변 요양원이나 초등학생들이 견학차 단체로 방문하는 경우도 많다. 이곳에 오면 자녀들과 함께 온 부모님들도 동심의 세계로 빠져든다.

 

고객 행복으로 이어질 일만 생각

오오하시 대표는 당장의 이윤보다 찾아온 고객에게 행복한 감정을 느끼게 만드는 일을 최고의 가치라 여기고 일한다. 인수합병도 기업의 경영만 생각했을 때는 나쁘지는 않았으나 자신이 추구하는 빵집의 가치가 사라질 것만 같았다.

 

 

‘피터팬’에서 갓 구운 빵 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정성들인 고객 서비스이다. 직원을 뽑을 때도 이념·철학을 중점적으로 확인한다. 매장에서 일하는 모든 행위가 고객의 행복으로 이어질 것인가를 고민하고 매장 개선에 반영한다.

 

솜씨 좋은 제빵 기술을 가지고 맛있는 빵을 만들고, 훌륭한 운영 시스템을 가진 곳은 많다. 그러나 직원의 마음가짐은 흉내 낼 수도, 하루 아침에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피터팬’매장에선 손님이 이미 쟁반에 카레 빵을 담았더라도 갓 구운 빵이 나오면 “새로 나온 빵으로 교환해드릴까요?”라고 묻는다.

 

사소한 행동이지만 고객에 대한 관심이 없으면 쉽게 나올 수 없는 모습이다. 이러한 작은 배려가 대형 자본 프랜차이즈 빵집의 범람 속에서도 40년간 지역빵집으로 자리를 꿋꿋이 지켜온 ‘피터팬’의 힘이다.

 

오오하시 대표는 “오랫동안 운영해오다 보니 지금은 부모·자녀·손자까지 3대가 함께 빵집을 찾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현지에서 사랑받는 가게로 자리를 잡아 직원 면접을 보면 어릴 때부터 아르바이트는 ‘피터팬’에서 하고 싶었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치바현에 있는 지역 빵집인 만큼 주민들과 정서적으로 밀착해 언제나 오기 편한 쉼터 같은 빵집으로 남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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