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편] ‘셀카’하는 자영업자, 카피 하나로 북극곰이 사는 매장 만드는 법!

마치 눈 앞에 보이는 것처럼 그림이 그려지는 ‘이미지연상’ 카피라이팅

안녕하세요.

지구보다 큰 생각 화성시. 동탄신도시 동탄북광장에서 2007년부터 지금까지 한자리에서 식당을 운영하며 16년째 셀카 중인 뉴욕삼합의 현병욱입니다.

 

​매장에서 사용되는 카피 쓰는 일이 좋아 꾸준히 하다 보니 저만의 노하우가 생겼습니다.

지난 1편에서 사물을 사람처럼 의인화해 카피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 설명했다면 2편은 마치 눈 앞에 보이는 것처럼 이미지가 그려지는 카피의 탄생 과정을 풀어보려 합니다.

 

​셀카?

셀프 카피라이팅을 줄여서 셀카입니다.

16년차 자영업자의 셀프 카피라이팅.

 

 

​내 입으로 말하기엔 민망해서

일상 속에서 마음과 달리 내 입으로 말하기는 부끄러운 것들이 있습니다.

 

"우리 아내는 정말 예뻐."

"아버지 사랑합니다."

"나는 정말 잘 생겼어."

"우리 식당 정말 맛있다구."

 

​거짓말도 아닌데. 막상 하려고 하며 얼마나 부끄러운지.

손과 발은 불 위에서 구워지는 오징어처럼 오그라들고, 몸은 여러 번 꼬인 꽈배기처럼 배배 꼬입니다.

 

​큰맘 먹고 입 밖으로 내려고 하는 순간 망치에 얻어맞은 오락실의 두더지처럼 쑤욱하고 들어가 버립니다.

 

​어렵게 그 말을 꺼냈는데 상대방으로부터 "이상한 소리 하지 말고", "왜 이래 어디 아파?", "맛있기는 개뿔"과 같은 핀잔 아닌 핀잔을 들으면 쥐구멍으로 숨고 싶습니다.

칭찬하고 자랑하고 싶어서 그 말을 꺼냈는데 민망했던 적 있으시죠?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나던데

'한 판 붙자. 맛으로는 누구와 붙어도 100 전 100승입니다'

이런 카피가 어떤 식당 앞에 붙어있었습니다.

 

맛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었겠죠.

 

다른 식당에서 음식을 먹고 이쑤시개를 입에 문 두 명의 아저씨가 그 카피 앞에서 콧방귀를 끼며 말합니다.

"붙으면 뭐하노 질낀데. 묵어보니까 맛없던데."

"맞다. 잔뜩 기대하고 드갔는데. 평범했다 안 하나."

그 음식이 진짜 맛없었는지. 실제로는 맛있는 음식이지만 그 음식에 대한 기대감이 너무 커서 맛없게 느껴진 건지 알 수는 없지만, 지나가며 아저씨들의 대화를 들은 저는 카피를 쓸 때 반드시 염두에 두는 것이 생겼습니다.

 

"직설적이고 과도한 자신감의 표현은 오히려 역효과다." 시비를 걸어봅니다.

 

카피를 쓸 때는 하고 싶은 말을 적습니다. '우리 음식 정말 맛있습니다.'

 

이 카피를 보면서 그대로 받아들여주면 좋지만 예를 들었던 두 아저씨처럼 반응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카피를 쓰기 전에 하고 싶은 말을 적어 놓고, 그 카피에 시비를 걸어봅니다.

​'맛있다구? 얼마나 맛있나 먹어보자." 충분히 시비가 붙을 수 있습니다.

 

면접관이 면접을 보듯이 먹는 음식이 맛있을까요?

맛있다고 말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나는 맛있다고 말해야 합니다.

 

맛있다 보다는 시원하다.

불판 위에서 고기를 굽는 식당에게 여름은 정말 힘든 계절입니다. 안 그래도 더운데 로스타의 열기가 더해지면 땀을 흘리며 음식을 먹어야 하니 런 고역이 없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한 여름 7~8월이 매출이 가장 많이 오르는 달이기도 합니다.

 

"사장님 시원한 자리로 주세요."와 "사장님 맛있는 고기 주세요." 중 손님들은 어느 말을 더 많이 할까요? 전자의 말을 더 많이 합니다.

여름철 고깃집에서는 '맛있다'보다는 '시원하다'를 강조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뭐가 더 시원하게 느껴질까?

대부분 에어컨이 가동되고 있음을 알리기 위해 '냉방중'이라는 말을 씁니다.

 

'냉방중'보다 더 강력한 것은 없을까 생각을 하다가 주방에 있는 냉동고를 보는 순간

냉방이라는 단어보다는 냉동이라는 단어가 더 시원하게 느껴졌습니다.

 

'냉방중'말고 '냉동중'이 좋겠다!

냉동고를 떠올리니 꽝꽝 언 동태가 생각납니다. 너무 추울 때 '동태 되겠네.'라는 말을 합니다.

 

두 개를 합쳐볼까?

'냉방중을 넘어 냉동중. 생태가 동태가 되어갑니다.' 그렇게 카피가 하나 탄생했습니다.

 

그런데 말로 표현하기는 애매하지만 뭔가 좀 아쉽습니다. 한 줄로 표현된 그럴듯한 카피 같지만 크게 와닿지는 않습니다.

 

냉방에서 냉동으로 다시 생태로 생태가 동태로. 몇 단계를 거쳐서 생각을 해야 합니다.

시원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는 것은 어렴풋이 알겠는데.

복잡하게 생각하기 싫은 인간의 본능이 머릿속에 느낌을 주지는 않는 카피 같습니다.

 

​카피를 읽으며 사고가 복잡해지는 순간. 카피는 의미가 희석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결국은 이미지로 떠올린다.

시원하다를 강조하기 위해서 냉방, 냉동, 생태, 동태를 등장시켰습니다.

생각이 이어질 때마다 각자의 이미지를 떠올립니다.

 

​"유레카!“

 

복잡하게 갈 것 없이 시원함을 떠오르는 이미지를 떠 올리게 만들면 된다.

 

산골의 계곡.

파도가 부서지는 해변.

냉동고 안에 아이스크림.

북극곰이 어슬렁거리는 북극.

 

한 여름에 떠올리면 모두 시원한 이미지입니다. 제는 그중에서 제일 시원하게 느껴지는 것은 북극곰이었습니다. 시원하다 못해 추워지는 느낌이니까요.

 

​시원함을 표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카피.

 

"북극곰이 살아도 되겠다." 북극곰을 떠올리면. 북극곰을 떠올리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북극이 떠오릅니다. 북극은 춥습니다. 그 추운 북극에서 북극곰은 얼음 위를 돌아다닙니다.

맨발로 얼음 위를 돌아다닙니다. 얼음 위를 돌아다니는 북극곰 주위로는 눈이 쌓여 있습니다.

때마침 눈보라가 치고 있습니다.

 

​이 모든 장면들이 한 장의 그림처럼 머릿속에 떠오릅니다.

 

그림이 그려지는 순간. 너무 추워서 온몸에 닭살이 돋는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시원하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북극곰이 살아도 되겠다." 라고 카피를 만들었을 뿐입니다.

 

카피를 보면서 북극곰이 살고 있는 북극을 떠올리며, 나름의 북극곰이 있는 북극을 그림으로 그립니다. 그렇게 그림을 그리다 보면 카피를 읽는 사람은 스스로 '시원하겠구나'라는 결론을 내립니다. 핵심은 그림을 그리게 만드는 카피입니다.

 

​테이블로 가는 길목에 에어컨을 설치해서 누구나 에어컨 앞을 지나가야만 했습니다.

 

"북극곰이 살아도 되겠다."라는 카피가 있기 전에는 "어후 시원하다."였는데.

 

카피를 붙여놓은 이후에는 "어후 추워."라고 말하며 들어오는 손님들이 많아졌습니다.

 

​저는 시원하다고 카피에 쓰지 않았습니다. 에어컨을 새로 설치했다고 쓰지 않았습니다.

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북극곰이 살아도 되겠어요."라고 썼을 뿐입니다.

 

말하고 싶은 것을 그림으로 그려보세요.

겨울에 난방을 말하고 싶으면 뭐가 좋을까요?

 

따뜻함을 넘어서 덥다는 생각이 들면 더 효과적일 것 같습니다.

더우면 사람은 땀이 납니다. 뜨거움 속에서 땀을 흘리는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뿌연 사우나 안에서 수건 한 장을 머리에 쓰고, 앉아서 땀을 뚝뚝 흘리는 사람의 느낌이면 좋겠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그림이 그려질 것 같습니다.

"사우나에 들어온 줄 알았네." 한 줄에서 제가 말한 것이 그려지지 않나요?

잘생겼다. 예쁘다는 말을 하고 싶으면 뭐가 좋을까요?

예쁘고 잘생기면 연예인이 떠오릅니다.

 

김태희, 미스코리아, 장동건, 원빈.

이름만 들어도 그들의 얼굴이 떠오르며 흐뭇해집니다.

잘 생겼다. 예쁘다.

 

그럼 그들을 머릿속에 그리게 하면 됩니다. 그들의 모습이 그림으로 그려지면 됩니다.

 

"김태희 동생인 줄 알았습니다." "어제 미스코리아 진 뺨 한 대 때렸습니다."

"장동건하고 형 동생 합니다." "원빈이 무릎을 꿇었습니다."

 

​예쁘고 잘생겼다는 말은 하나도 없는데.

나름대로 예쁘고 잘생긴 그림이 그려지지 않습니까?

'정말 예쁘고, 잘생겼겠다'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카피를 보고 난 뒤 실물을 보고 속았다고 하면.

"누가 언제 예쁘다고 그랬냐?"라고 발뺌하기도 좋습니다.

 

우리는 음식을 표현해야 합니다.

우리는 음식 표현해야 합니다. 맛있다. 달콤하다. 상큼하다. 시원하다. 뜨겁다. 정겹다.

음식을 표현하는 단어들입니다.

카피를 만들 때에는 직접적으로 이 단어를 쓰지 않고. 이 단어가 떠올려지도록 그림을 그리게 해야 합니다.

달콤함을 표현해야 할 때는 "당신과의 키스"

​상큼함을 표현해야 할 때는 “아이유 데뷔 시절"

​시원함을 표현해야 할 때는 “북극곰도 깜짝 놀라는"

뜨거움을 표현해야 할 때는 “사우나에 들어온 줄"

​채식을 표현할 때는 “주지스님 인정 최애 맛집"

​정겨움을 표현할 때는 "엄마가 떠올라서 혼났어요."

음식도 맛도 어떠한 느낌도 말하지 않지만 그림이 그려지면서 그런 맛과 느낌이 떠오르지 않나요?

​제가 카피를 만들 때 써먹는 방법입니다. 그림으로 그릴 수 있도록 표현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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