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은 현 정부의 신남방정책을 중심으로 아세안 국가들과 새로운 경제 벨트를 만들며 긴밀한 관계를 쌓고 있는 나라 중 하나이다. 작년 한 해 ‘쌀딩크’ 박항서 신드롬이 일어나며 한국에서도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국의 주요 수출 국가로 부상하고 있는 베트남의 2019년 경제 상황을 미리 내다본다.
괄목할만한 경제 성장보인 2018
베트남 통계청(GSO) 발표에 따르면, 2018년 베트남 경제 성장률(GDP 기준)은 7.08%로 당초 6.7%였던 정부 목표를 상회해 달성했다. 이는 2017년 경제성장률인 6.81%를 웃도는 수치로, 최근 10년간 가장 높은 수치이다.

작년 1~3분기 베트남 GDP 성장률이 6.88%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더 높은 경제 성장을 이루었으며, 4분기에는 7.31% 성장했다. 부문별로는 제조/건축분야 8.85%, 서비스부문 7.03%, 농업/임업/수산업 3.76%, GDP 성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48.6%, 42.7%, 8.7%이다.
세계은행(WB)은 견고한 내수시장 성장과 수출지향 제조업 호조가 2018년 베트남 경제 성장을 주도한 것으로 분석했다. 수출은 전년 대비 13.8% 증가해 2447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수입은 2375억 달러로 전년 대비 11.5% 증가했다. 작년 흑자액은 72억 달러로 전년 21억 달러를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 중 FDI 기업이 기여한 흑자액은 328억 달러인데 반해, 베트남 기업은 256억 적자액을 기록했다.
청신호 켜진 2019년 경제 전망
올해도 베트남은 6% 후반대 경제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IMF, 세계은행 등 주요 글로벌경제기관들은 6.5~6.8%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과 EU-베트남 FTA 발효(2019년 예상)는 베트남 수출 경쟁력 강화, 세계경제로의 편입을 가속시키고, 전자, 섬유‧의류 분야 등 FDI 확대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베트남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달리 미중 통상 분쟁으로 인한 중국으로부터 생산기지 이전 수요에 큰 혜택을 받는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2018년 11월 8일 베트남 국회는 2019년 베트남 사회경제발전계획을 의결하였고, 2019년 1월 1일 베트남 정부는 2019년 베트남 사회경제발전계획 실천을 위한 주요 방안을 공표했다. 아래 표에 세부 수치를 정리했으며, 주요 내용은 거시경제 안정성 유지, 인플레이션 통제, 지역경제 자율성 및 경쟁력 강화이며, GDP 성장률 목표도 6.8%(정부)로 설정했다.
변수로 작용할 미·중 무역분쟁
2019년 베트남 경제는 불활실한 세계 경제로 인해 대내외적으로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미·중 통상분쟁의 전개 방향과 미국 금리인상 등 대외요인은 다른 나라에 비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얼마 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G20 정상회담에서 미중 정상은 보복관세 및 추가관세 부과를 유예하고 향후 90일간 협상 기간을 갖기로 합의했지만 내년에 어떤 방향으로 다시 전개될지 아무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미·중 통상분쟁이 장기화될 것이며, 올해 이로 인한 영향이 가시화 될 것이라고 본다. 실제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확장법 232조를 자동차, 자동차부품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베트남의 최대 수출, 수입 시장인 미국, 중국인 만큼, 양국간 무역 분쟁은 베트남 경제 및 무역에 큰 영향을 미친다. 중국을 대신해 베트남은 대미 수출 증가, 그리고 중국으로부터 생산기지 이전 수혜를 입을 수 있다. 동시에 중국 내 있던 많은 공장이 일시에 베트남으로 진출할 경우 공단임대가 상승, 임금 상승, 인력난 등 베트남 진출 관련 애로사항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위안화 약세 및 대중 무역수지 악화, 환율 불안정 등 문제도 존재한다.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역시 2019년 베트남 경제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12월 19일 올해 4번째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2.25~2.50%이다. 동시에 연준은 2019년 금리 인상 횟수 전망을 기존 3회에서 2회로 다소 낮췄다. 내년 글로벌 경제상황, 미국 경기 및 경제 지표, 국제금융시장 흐름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외국인 자금 유출을 불러와 베트남 금융시장 불안 및 환율 변동성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2018년 베트남 증시는 이미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12월 26일 기준 베트남 증시는 연고점 대비 26% 하락했다. 아울러 대외요인과 더불어 공기업 민영화‧주식화 지연, 금융권 구조조정 및 부실채권 문제 등 베트남 대내 위험 요인도 상존한다.
한국 ‘신남방정책’ 핵심파트너
베트남은 2015년 이후 우리나라 3대 수출시장으로 부상했다. 교역, 투자, 인적교류, 관광 등 모든 면에서 아세안 국가 가운데 우리나라 제1의 협력 국가이다.
특히 베트남은 우리나라 신남방정책의 가장 중요한 핵심 파트너국이다. 문재인정부에서 재작년 신남방정책을 선언하며 인도/아세안 국가 상호협력 수준을 주변 4강(미,일,중,러)의 수준만큼 끌어올리려 하는 만큼 양국 간 협력은 앞으로 더욱 공고히 될 것이다. 따라서 제조업뿐만 아니라 유통,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 기업의 베트남 진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2018년 우리나라는 아세안 중 최대 교역국인 베트남으로 사상 최대 수출 실적을 갱신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섬유, 석유화학 품목이 특히 호조를 보이면서 역대 최대인 486억 달러 수출을 기록했다.
발효 만 3년을 넘긴 한-베 FTA가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아세안경제통합(AEC), CPTPP, EVFTA 등 베트남이 체결한 다양한 무역협정으로 우리 진출기업의 경제영토가 좀 더 넓어지리라 기대한다.
한편, 위와 같은 무역협정은 베트남 내 다른 국가 제품과의 경쟁 심화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자동차의 경우 아세안경제통합에 따른 관세 인하의 효과로, 일본 자동차 기업들이 다수 진출한 태국과 인도네시아로부터 수입 비중이 높아졌다. 2019년 하반기부터 베트남 브랜드인 빈패스트(Vinfast) 자동차가 생산되기 시작하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또한, 베트남이 중국을 대신하는 세계의 공장으로 떠오르면서 다국적 기업들의 진출이 늘어났고 베트남 내 시장 경쟁도 과열되고 있다. 연간 10% 성장세를 보이는 베트남 소비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외국계 소매유통기업의 지속적인 베트남 시장 진출이 예상되며, 우리 기업도 이에 대한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
작년 한 해 3번의 축구대회를 통한 국민 통합, 10년 만에 경제성장률 최고치 달성 등 전반으로 건실한 경제 관련 수치를 보면 베트남의 성장세가 눈에 띄는 지난 한 해였다. 그러나, 아직 소득 수준(1인당 국민총소득 기준, GNI per capita)은 한국의 1/10 수준이다.
베트남 바이어, 소비자는 가격에 민감하며 이 외에도 중국 시장과는 다른 베트남만의 특징이 있다. 단순히 베트남을 기회의 땅으로 인식해 사전준비 없이 시장을 두드려선 안 된다. 베트남이 가진 특징을 미리 조사해야만 현지 시장에 연착륙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