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여심 사로잡은 복고풍 전통주점 ‘낭만안선생’

  • 등록 2021.09.17 10:2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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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인선 오너셰프의 자영업 스토리

영국의 저명한 생물학자 찰스다윈은 “살아남는 자는 변화에 가장 잘 반응하는 자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지금 외식업계 환경도 다르지 않다.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트렌드 변화를 읽고 대응해야만 치열한 현실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인천 남동구에 위치한 전통주점 ‘낭만안선생’은 복고 트렌드에 맞게 2년 전 매장 리뉴얼을 단행했다. 화려한 문양의 자개장을 구해 벽면을 꾸미고 매장 곳곳에 공중전화, 네온사인 등 복고풍 소품을 채워 넣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변화는 성공적이었다. 40대 중후반이 주로 모이는 상권에서 20대 여성층을 주 고객으로 사로잡았다. 단골손님 사이에서는 ‘나만 알고싶은 가게’로 불릴 정도로 높은 충성도를 자랑한다. 매장 방문 손님의 60%는 정기적으로 찾는 단골이다.

 

안인선 오너셰프(41)는 전라남도 순창 출신으로 20년 전 성공의 꿈을 안고 서울로 올라왔다. 호텔 셰프, 대기업 HMR 개발팀, 외식 프랜차이즈에서 경험을 쌓으며 차근히 독립 매장을 준비했다.

 

실내포차에서 복고풍 전통주점으로

6년 전 낭만안선생이 처음 문을 열 때는 실내포차 매장이었다. 안주를 저렴하게 구성해 팔다 보니 새벽까지 힘들게 일해도 매출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 더욱이 젊은 층이 주로 모이는 구월동 로데오거리와 떨어진 맞은편에 위치해 20~30대 손님을 모으는데 한계가 있었다.

 

 

변화의 필요성을 느낀 안 셰프는 복고풍 전통주점으로 방향을 정한 후 당근마켓 등 중고장터에서 필요한 물건이 올라오면 바로 드라이버, 드릴 등 공구를 챙겨가 필요한 자개장 문을 구입해 돌아왔다. 자개장, 장롱 문을 인테리어에 활용하고, 옛날 창호지문에 은은한 조명을 넣은 테이블도 추가해 느낌을 살렸다.

 

 

시간마다 울리는 추억의 뻐꾸기 시계, 포토존으로 활용하기 좋은 네온사인, 90년대 공중전화 등 매장을 둘러보면 재밌는 요소가 많다. 음식을 기다리면서 손님들은 자연스레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고 SNS에 인증을 남긴다.

 

여심 사로잡은 전통주와 감성마케팅

복고풍 콘셉트로 전환하며 주종도 다시 유행하기 시작한 전통주를 전면에 내세웠다. 셰프로 일하던 시절부터 전통주에 관심이 많았고, 한국전통주연구소에서 전통주 빚는 법을 배워 관련 자격을 취득하기도 했다.

 

날씨가 선선해지는 가을부터는 매장에서 직접 전통주를 만들어 손님들에게 식음용으로 조금씩 제공하기도 한다. 판매하는 전통주는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으로 요즘 트렌드가 무엇인지 파악한 다음 직접 매장을 돌며 리스트를 만든다.

 

 

“전통주, 내추럴와인, 수제맥주 등 인기인 주류 추세를 보면 라벨링이 중요한 소구포인트이기 때문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선택기준 1순위는 무조건 맛이다. 전통주는 매니아층을 중심으로 소비되기 때문에 테이스팅을 해서 좋은 품질의 제품을 엄선하다. 드라이하면서 산미가 있는 제품을 선호한다.”

 

 

전통주와 어울리는 메뉴를 찾기 위해 약 100가지 정도를 만들어 궁합을 시험해봤다.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육회, 연어사시미, 간장새우, 타코와사비 등으로 구성된 ‘낭만한판’과 치즈와 새우를 빵과 함께 먹는 ‘낭만 퐁듀 치즈 새우’다.

 

 

보기 좋게 플레이팅을 한 다음 음식 위에 ‘나에게 사시미 가득해’, ‘안녕, 낭만’ 등 문구가 적힌 이쑤시개 깃발 스티커를 꽂아 감성을 더했다. 또한, 매번 바뀌는 ‘오늘의 메뉴’를 통해 개발한 신메뉴를 지속적으로 공개한다. 최근에는 족발롤냉채의 반응이 좋았다.

 

소소한 술집이지만 변화가 많은 술집

작년 겨울부터 거리두기 단계가 강화되며 매출이 줄어들자 안 셰프는 혼자서 매장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모든 것을 직접 챙겨야 하니 정신이 없지만 틈을 내서 인스타그램 계정도 운영한다. 하루에 10명씩 팔로워하는 것을 목표로 인천, 음식 키워드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매장을 홍보한다.

 

 

음식뿐만 아니라 푸드스타일링, 테이블세팅을 배우고자 관련 강의가 개설된 이화여대에 다니며 몇 개월간 공부를 한 적도 있다.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같이 입학한 100여 명의 동기 중 아직도 외식업에 종사하는 친구는 3명 남짓에 불과하다. 가게를 차리겠다는 명확한 목표가 있고 요리를 만드는 일이 즐거웠기 때문에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끝으로 “소규모 양조장이 있는 매장을 만들어 나만의 전통주를 브랜드화 시키는 것이 지금의 꿈이다. ‘소소한 술집이지만 변화가 많은 술집’ 낭만안선생은 오늘도 변화하며 성장하는 중이다”고 전했다.

김하루 기자 lumunehito@foodnew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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