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는 끝없는 도전의 연속"...요리대회 30회 수상한 한국의집 김춘배 셰프

  • 등록 2021.08.06 10: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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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이라면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생활로 매너리즘에 빠지는 경험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셰프로서 주방에서 아침부터 밤까지 요리를 하는 생활을 반복하다 보면 권태감이 밀려 들어올 수 있다. 한국의 집 궁중요리보급팀 차장을 맡고 있는 김춘배 셰프는 30년 넘는 외식 경력동안 국제·국내 요리경연대회에 끊임없이 참여하며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그동안 크고 작은 대회에서 수상한 경력만 30회 정도며, 요리대회계 올림픽이라고 불리는 세계조리사대회에서 금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어릴적 부모님을 대신해 형·동생의 밥을 차려주며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는 김 셰프와 만났다. 

 

요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전라남도 광주에서 7살 무렵 서울로 올라와 살기 시작했다. 부모님 두 분 모두 돈을 벌기 위해 아침 일찍 일터로 나가셨기 때문에 직접 식사를 해결해야 했다. 3형제 중 둘째였던 제가 어머니를 대신해 형과 동생의 밥을 차려주면서 요리에 재미를 붙였다.

 

 

남들 보다 눈썰미가 있는 편이라 주방에서 어머니가 요리하는 모습을 보면 곧잘 따라할 수 있었다. 밭에 있는 늙은 호박, 열무 등 채소를 따와 볶거나 무쳐서 반찬을 만들었다. 냉장고가 없어서 끼니마다 요리를 하다보니 실력이 자연스레 늘 수밖에 없었다.

 

외식업 입문해 성장한 과정이 궁금하다

25살 때 처음으로 주방에 들어가 일하기 시작했다. 한정식 식당에서 9년간 일하며 재료별 특성, 손질법 등 기본기부터 천천히 다져나갔다. 이후 웨딩홀, 송추 가마골에서 실장으로 근무하며 갈비, 냉면, 칼국수 등 한식 요리를 담당했다.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는 한국의 집에는 일하며 알게 된 지인의 소개로 2004년 발을 들였다. 궁중음식보급팀에 소속돼 해외에서 오는 국빈 만찬 준비 등을 다수 수행했다. 한식을 처음 접하는 분들이 많아 깔끔하고 정갈한 맛을 내는데 신경을 많이 쓴다.

 

코로나로 지금은 못하고 있지만 해외로 나가 한식을 소개하는 행사도 많이 다녔다. 한번은 포르투갈 국회의사당에서 40~50명이 참여한 가운데 불고기, 밀전병 등 한식 시연을 해봤고, 필리핀에서는 현지 식재료를 이용해 만드는 김치 체험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세계 요리대회 참여 경험도 많다. 기억에 남는 대회를 꼽자면

요리사는 주방에만 있다보니 시야가 좁아지는 경우가 생긴다. 시야를 넓히고 새로운 자극을 받고자 요리 경연에 꾸준히 참여했다. 한식세계화요리경연대회-대상, 하동녹차요리대회-최우수상 등 30여 차례 수상 경력이 있다. 한식날 축제에서는 2015년부터 3년 연속 금상을 받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는 2012년 대전에서 열린 세계조라사대회이다. 세계조리사회연맹총회( WACS World congress)에서 투표를 통해 선정된 국가에서 개최하는 대회로 전 세계 실력 있는 조리사들이 모두 모이는 요리올림픽같은 자리다. 약 80팀이 참가한 주안상과 신선로 부분에서 금상, 동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누렸다.

 

과거와 비교해보면 현재 식문화 흐름은 어떻게 변했나

음식은 하나의 문화 흐름 속에 들어있기 때문에 환경적 변화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인스타그램 등 SNS 문화의 성장으로 지금은 음식의 시각적인 요소가 더욱 중요해졌다. 예전에는 배고파서 허기를 달래기 위해 먹었지만 외식트렌드를 이끄는 젊은 세대일수록 비주얼적 요소를 중시한다.

 

국제 요리 경연을 참가하며 음식의 예술성에 대해 느끼고 배우는 것이 많았다. 식당 창업을 준비하는 분들의 컨설팅을 종종 해주는데 레시피를 잡아주고 숙달시키는 과정도 중요하지만 보기 좋은 플레이팅도 강조한다. 정성스럽게 담은 음식의 가치가 높아 보이는 건 당연하다.

 

앞으로 준비 중인 일이 있는지

어떻게 하면 한식을 더 쉽게 조리하고, 외국인에게도 거부감없이 다가갈 수 있을지 고민해왔다. 국이나 찌개에 떠있는 고춧가루를 부담스러워 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한식에 들어가는 양념을 가루로 만들어 테스트 중에 있다.

 

나이가 더 들어서 한국의 집에서 퇴직을 하게 되면 나만의 공간을 가지고 싶다. 식당보다는 책 읽고 요리 연구를 하며 손님을 대접하는 작은 공방을 하면 재밌을 것 같다.

김하루 기자 lumunehito@foodnew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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