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라이프] 삼계탕과 와인의 페어링

  • 등록 2021.07.25 09: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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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날 하면 생각나는 음식은 단연 삼계탕이다.

닭 한 마리에 인삼, 대추 등 몸에 좋은 재료들만 넣어 푹 고아낸, 이른바 ‘이열치열以熱治熱’의 한국 전통 요리다. 초복, 중복이 있는 7월을 맞아, 삼계탕과 와인의 페어링에 대해 소개한다.

 

진한 육수·담백한 고기에 어울리는 와인

 

음식과 어울리는 와인을 매칭하기 위해선 해당 음식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삼계탕은 흰 살 가금류인 닭고기와 각종 한약재, 인삼, 대추, 마늘, 전복 등을 넣어 만든 ‘한국식 치킨 수프’다.

 

닭고기는 육류지만 붉은 고기보다 풍미가 약한 편이고, 삼계탕 자체가 뜨거운 요리이기 때문에 타닌을 지닌 레드보단 화이트 와인이 잘 어울린다. 또한 고기 자체는 담백하지만 육수는 각종 약재와 식자재로 인하여 진하고 풍미가 있는 편이기에, 와인도 어느 정도 풍미를 지닌 것이 좋다.

 

우리는 흔히 삼계탕을 먹을 때 인삼주 혹은 소주를 곁들인다. 하지만 이들의 궁합이 좋은 편은 아니다. 인삼주와 소주의 강한 맛이 삼계탕의 맛을 덮어버리기 때문이다. 음식과 와인의 마리아주를 결정짓는 원칙 중 하나는, 하나의 풍미가 다른 하나를 압도하거나 해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섬세한 음식에는 섬세한 와인, 강렬한 음식에는 강렬한 와인을 매칭하는 것이 일반적인 룰이다. 삼계탕도 풍미가 없는 편은 아니지만, 인삼주와 소주는 그것을 능가하는 수준이기에, 좋은 마리아주를 이룬다고 보기는 어렵다.

 

단맛과 알싸한 풍미를 지닌 화이트 와인

그렇다면 밋밋하지 않고 너무 강하지도 않아 삼계탕과 잘 어울리는 와인은 무엇이 있을까? 가장 먼저 추천하고 싶은 것은 프랑스 북부 론 지역의 ‘비오니에’ 품종으로 만든 화이트 와인이다. 비오니에는 화려한 향으로 인기가 좋은 와인이다.

 

특히 꽃향기가 매우 좋아 마시기도 전부터 기분이 좋아지는 매력적인 품종. 맛 또한 부드럽고 향기로운데 이러한 풍미가 삼계탕의 맛에 뒤지지 않으며 훌륭한 마리아주를 형성한다.

 

아울러 이 품종 특유의 육두구, 정향 등의 알싸한 풍미가 삼계탕 속 인삼의 스파이시한 풍미와 절묘하게 어우러지고, 비오니에의 잘 익은 단맛이 음식 속 한약재의 단맛과 뛰어난 조화를 이뤄낸다.

 

또 다른 화이트 와인으로는 프랑스 내에서 가장 독일 와인스러운 느낌을 지닌 알자스 지방의 ‘게뷔르츠트라미너(청포도)’ 와인이다. 알자스 지역은 역사적으로 프랑스와 독일의 지배를 번갈아 받아왔기 때문에 두 나라의 문화가 독특하게 뒤섞여 있다.

알자스 와인의 병 모양 또한 독일의 길고 가느다란 와인병(플루트)처럼 생긴 것들이 많다. 게뷔르츠트라미너로 만든 와인 역시 그렇다. 또한 이 품종은 비오니에와 마찬가지로 향이 화려하며 생강의 알싸함과 기본적인 씁쓸함을 갖고 있다.

 

 

또한 대부분 약간의 단맛이 있어서, 이 모든 요소가 삼계탕과 훌륭한 조화를 이룬다. 이 밖에 추천할 만한 화이트 와인으로는 ‘프랑스의 정원’이라 불리는 루아르 지역의 ‘부브레 드미섹’(드미섹DEMI-SEC은 ‘살짝 달다’는 뜻)과 삼계탕의 기름기를 씻어줄 상큼한 풍미를 지닌 ‘보르도 블랑’, 알자스 지방의 또 다른 화이트 와인 품종인 ‘피노 그리’, 그리고 독일의 ‘슈페트레제(살짝 달다는 뜻) 리슬링’ 등이 있다.

 

타닌이 적고 과실 풍미가 풍부한 레드 와인

그렇다면 레드 와인은 삼계탕과 안 어울리는 걸까? 그렇지는 않다. 무게감이 높지 않고 타닌이 적은 레드 와인과 매칭하면 된다.

 

 

이러한 특징의 적포도로는 ‘가메’라는 품종이 있다.

가메는 매년 11월 셋째 주 목요일, 전 세계적으로 동시에 출시되는 햇와인(그해 수확한 포도로 만든 와인)인 ‘보졸레 누보’를 만드는 품종이다. 타닌이 적어 삼계탕의 뜨거운 온도와 부딪히지 않고, 무겁지 않아 흰 살 육류와 잘 어울리며, 풍부한 과실 풍미도 삼계탕과 잘 어우러진다.

 

또 다른 레드 와인으로는 이탈리아의 보졸레라고도 불리는 ‘돌체토DOLCETTO’ 품종이 있다. 가메 품종과 비슷한 특징을 지녔으며, 풍부한 과실 풍미에 가벼운 보디와 적은 타닌을 갖추어 삼계탕과 좋은 마리아주를 이룬다.

마지막으로 삼계탕과 레드 와인의 매칭이 좋은 이유를 하나 더 설명하고자 한다. 삼계탕은 칼로리가 높기에 콜레스테롤과 비만을 경계할 필요가 있는 음식이다.

 

 

그런데 레드 와인 속 폴리페놀이나 레스베라트롤 같은 항산화 성분은 몸에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고밀도 지질단백질)을 높여주기 때문에, 삼계탕과 영양학적으로도 잘 맞는다. 이뿐만 아니라 폴리페놀은 몸의 피로를 풀어주고 체력을 든든하게 해주는 효과도 있어 삼계탕과 함께 적당량 섭취하면 ‘원기 회복’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이루는 데도 도움이 된다.

 

 

본 콘텐츠는 레스토랑, 음식, 여행 소식을 전하는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바앤다이닝'과 식품외식경영이 제휴해 업로드 되는 콘텐츠입니다. 

 

관리자 rgmce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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