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찬이나 찌개 재료로만 익숙하던 김치가 이젠 양식 소스가 되기도 하고 근사한 메인 디시가 되기도 한다. 점차 김치가 세계화되고 외국인들의 관심을 받으면서 김치 요리는 한계를 모르고 변화하는 중이다. 신선한 조합, 새로운 도전으로 김치 요리의 지평을 넓힌 '2020 김치 마스터셰프 선발대회'를 다녀왔다.

우리의 밥상 한 켠에 늘 반찬으로 올라오던 김치가 색다른 변신을 시도했다.
11월 20일 서울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2020 김치 마스터셰프 선발 대회’에서 전문 셰프부터 조리학과 학생, 일반인까지 다양하게 참가해 김치를 활용한 각양각색의 요리를 선보였다.
이번 대회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주최했으며 세계김치연구소가 주관한 것으로, 올해 처음 지정된 제1회 김치의 날(11월 22일)을 기념하여 개최됐다.
본선에 진출한 10개 팀이 120분동안 배추김치와 별미 김치를 각각 응용한 요리를 선보이고, 전문 심사위원단 5인과 국민평가단 10인의 심사를 통해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 2팀까지 총 4팀을 선발하는 방식으로 대회가 진행됐다.

모든 심사가 끝나고 대상은 미국 CIA에 재학중인 이연주씨의 ‘뉴욕 소호에서 온 두부김치 브런치’와 ‘오렌지 백김치 찜’이 차지했다.
‘뉴욕 소호에서 온 두부김치 브런치’는 순두부 식감과 맛을 재현한 콩 푸딩에 배, 양파, 레몬즙으로 산뜻함을 살린 김치쨈을 곁들인 것으로 친숙한 한식의 식감과 맛은 살리면서 보기에도 근사한 브런치 요리였다.
빨간 김치가 아닌 백김치를 활용한 오렌지 김치찜은 외국인들이 어려워하는 매운 맛을 빼고 오렌지의 상큼함을 더해 색다른 맛과 비주얼을 뽐냈다.
한편, 최우수상은 일반부로 도전한 오지은씨의 ‘찹쌀누룽지 튀김을 곁들인 김치샥슈카’, 오이물김치와 과일을 이용한 가스파쵸와 쁘띠 디저트 2종’이 차지했다.
우수상 2팀은 노보텔 강남호텔에 재직중인 이시우씨의 ‘된장크림소스와 배추김치룰라드’, ‘깻잎더덕페스토와 동치미 소고기 타르타르’와 쿠킹스튜디오 대표 이승진씨, 음식점을 운영하는 천정연씨의 ‘메밀김치 타코와 오방색 소스’, ‘깍두기 소스에 버무린 과일 김치 샐러드’가 각각 수상했다.



김치 마스터 셰프 선발대회와 함께 진행된 전시 '김치를 만나는, 창'
재료의 창, 세계의 창 등의 주제로 다양하게 활용된 김치를 볼 수 있다.
+ MINI INTERVIEW

이번 대회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소감은?
다수의 대회에서 심사를 맡았지만 이번 대회는 각별한 경험이었다. 제1회 김치의 날을 맞아 김치 요리와 이를 알릴 수 있는 인재를 발굴하는 첫 대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기 때문이다. 밥반찬 정도로 여겨지던 김치를 메인요리로 세계시장에 내놓기 위한 준비에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게 되어 큰 영광이다.
대상을 수상한 이연주씨의 요리가 특별히 뛰어났던 점은?
조리 과정부터 탄탄하고 위생적이었으며 작품의 플레이팅은 튀지 않으면서도 세련된 맛이 있었다.
김치의 맛을 살리는 포인트를 잘 짚어냈고 일상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메뉴라 활용도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자신의 작품을 설명할 때는 김치에 대해 고민하고 이를 풀어가는 접근 경로가 앞으로 매우 발전적일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또한 외국에서 공부하고 일한 경험이 김치를 세계화하는 데 시장 요구를 적절히 맞출 수 있겠다는 의견들이 모여 대상으로 선정했다.
김치 요리가 더욱 세계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지금까지도 여러 관계기관에서 많은 연구와 시도가 이어져 오고 있다. 이처럼 꾸준한 연구 개발과 함께 주로 밥반찬이나 부재료로 쓰이는 김치가 메인 요리도 될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더불어 이번 대회와 마찬가지로 김치 요리에 관한 새로운 아이디어와 이를 구현할 인재를 계속 발굴해야 한다.
- 이창현 세계김치연구소 문화융합연구단 단장
대회의 목적을 ‘외국인들도 쉽게 활용할 수 있는 김치요리 조리법을 발굴, 보급’으로 설정한 이유는?
외국인들은 젓갈 향 등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김치에 거부감을 가지기 쉽다. 그러나 김치를 이용해 다양한 요리를 선보인다면 그들도 무리없이 먹을 수 있다. 김치를 단순히 상품으로 보급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를 활용한 조리법을 보급함으로써 외국인들의 접근성을 더욱 높이고 김치의 세계화를 이루기 위해 이번 대회를 추진했다.
작년과 달리 참가자를 전문부와 일반부로 나누어 받은 이유는 무엇인가?
작년까지는 셰프 위주의 경연이었으나 대회의 방향성에 대중화가 더욱 필요할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실제로 이번에 일반부 지원자를 받은 결과, 주부님들께서도 많은 지원을 해주셨다. 김치라는 소재는 모든 한국인들에게 친숙한 소재 아닌가. 그래서 참가 자격을 제한하지 않고 전국민을 대상으로 참가를 가능하게 했다.
대상 수상자의 김치 요리는 앞으로 어떻게 활용할 계획인가?
더 플라자 호텔의 <세븐스퀘어 뷔페 레스토랑>에서 다음 달, 혹은 내년 상반기 안에 정식 메뉴로 출시할 예정이다. 또한 내년에 영국과 벨기에에서 김장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김치 페스티벌 행사를 주최하는데, 그때 김치 요리를 시연해 줄 셰프로 수상자를 초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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