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영업 엿보기] ‘낮 커피·밤 와인’ 두 얼굴의 카페 ‘티피카’

  • 등록 2020.10.23 14: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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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외식창업 풍속도에도 변화가 생겼다. 홀 영업을 포기하고 배달, 포장에 주력하는 고스트 레스토랑으로 업태를 바꾸는 곳이 많아졌고, 홀 매장은 다른 업종을 동시에 운영하는 숍인숍 형태를 선호한다.

 

 

일본 도쿄의 니시오기쿠보에 지난 9월 낮에는 카페, 밤에는 와인바로 운영하는 매장 티피카(Typica)가 문을 열었다. 카페와 주점을 겸하는 이종창업으로 코로나를 극복하는 29세 이사하라 대표의 전략은 무엇일까.

 

아르바이트하다 커피에 빠져 카페창업까지

장사를 하는 것이 목표이던 이시하라 대표는 또래 친구들 보다 일찍 사회로 진출해 경력을 쌓았다. 만화가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대학 예술학부에 진학했으나 카페에서 아르바이트하다 커피가 좋아 진로를 변경했다.

 

2014년 7월 졸업을 하고 직원으로 함께 일하던 동갑친구와 커피브랜드 ‘LIGHT UP COFFEE’ 기치조지점을 창업했다. 창업을 하니 수익구조 분석, 식자재 관리, 직원 교육 등 해야 할 일이 직원 때와 다르게 산더미였다.

 

 

“커피가 좋아서 전공도 포기하고 카페를 창업했는데 처음 배우는 과정이 쉽지 많은 않았다. 작은 가게라도 기업처럼 체계적인 경영 중심으로 운영해야 수익을 남길 수 있었다. 식자재 매입 가격, 매출을 분석하지 않으면 새어 나가는 돈이 이외도 크다.”

 

이시하라 대표는 원두커피 도매로 겸하고 시부아에서 커피 세미나를 개최하면서 20대 초반의 젊은 오너 바리스타로 업계에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매장이 안정화되며 직원들이 음료 제조와 손님 응대를 하다 보니 실무와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시 한 번 밖으로 나와 도전을 해야겠다는 뜻을 두고 올해 초부터 사업 준비에 들어갔다.

 

커피 원두 향과 자연파 와인이 함께하는 곳

코로나로 인해 셧다운 조치가 내려지며 가게들이 강제로 휴업에 들어가는 상황에 어떤 방식으로 창업을 해야 할 지 고민이 클 수밖에 없었다. 카페로만 운영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판단해 주 1회 와인스쿨을 다니며 창업을 준비했다.

 

 

“카페와 주점을 겸하는 형태의 창업은 최근 일본에선 드문 형태는 아니다. 직접 양조를 하지 않는 이상 업체에서 주류를 공급받으면 되니 전문 지식도 상대적으로 덜 필요하다. 또한, 커피는 한잔 이상 재주문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술은 두 명이서도 여러 병을 시키는 경우가 많아 객단가를 높이는데도 이점이 있다.”

 

티피카에선 고소한 원두 향과 자연파 와인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이시하라 대표는 생두를 약한 불에서 볶는 약배전 방식을 고수한다. 약배전 로스팅은 신맛이 강하고 쓴맛이 약한 게 특징이다.

 

커피 원두는 오랜 시간 일한 ‘LIGHT UP COFFEE’와 ‘AKITO COFFEE’에서 5종을 매입한다. 모두 약배전의 싱글오리진으로 한잔씩 필터드립 방식으로 만든다. 한잔 당 가격은 550엔(약 6000원)이다.

 

“원두의 특징을 손님에게 그대로 전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약배전 방식을 쓰면 불필요한 쓴맛이 나오지 않아 원두의 개성을 살릴 수 있다. 블렌딩 커피는 제공하지 않는다.”

 

 

와인은 화이트, 레드, 로제, 오렌지 등 15종이 상시 준비돼 있다. 한잔에 600~800엔(약 6,500원~8,600원) 사이로 판매 중이다. 제품마다 맛과 생산자에 대한 설명이 적힌 카드를 읽는 재미가 있다. 커피와 와인 3종을 음미해보는 메뉴도 준비돼 있다. 시음메뉴는 커피는 700엔(약 7,500원), 와인은 1,200엔(약 13,000원)이다.

 

오픈 초창기보다 찾아오는 손님이 약 2배정도 늘었다. 낮에 와인을 마시거나 밤에 커피와 디저트를 즐기는 손님들도 많다. 커피, 와인과 곁들어 먹는 디저트류는 제철 과일을 사용해 한 달마다 메뉴를 바꾸고 있다.

 

 

이시하라 대표는 “작은 카페는 지역과 동화돼야 살아남을 수 있다. 맛만큼 손님의 취향을 기억하고 가깝게 소통하는 서비스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로 많은 손님이 찾아오는 걸 기대할 순 없다. 양보다는 고품질 음식, 음료를 제공해 객단가를 높이는 방법으로 매장을 운영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김하루 기자 lumunehito@foodnew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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