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PLACE|바앤다이닝이 고른 8월의 신상맛집-1

  • 등록 2019.08.08 11: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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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을 준비하는 8월의 주인공들

8월은 더위의 절정과 끝이 공존하는 묘한 달이다. 7월의 열기가 채 가시지 않았지만 결실의 계절을 준비하는 외식업계의 미묘한 긴장감이 ‘핫’하다. 그중 호텔이란 새로운 공간에서 자신의 이름을 걸고 새 출발에 나선 스타 셰프들의 용기와 돼지고기 구이점을 낸 아메리칸 다이닝 셰프의 결단 등 쉬운 길보다 어려운 길을 택한 요리인들의 의지가 돋보이는 다이닝 8곳을 소개한다.

재료에서 오는 자부심

L.omino

 

 

이탈리아 유학파 출신의 셰프, 이탈리아인 컨설턴트, 그리고 이탈리아 요리를 사랑하는 패션 브랜드 대표의 협업으로 완성한 이탤리언 다이닝이다.

 

어란, 파스타 등의 주요 식재료는 장인 정신이 살아 있는 이탈리아의 생산자에게 직수입해 사용하며 업장에서 별도로 판매도 한다. 화이트 톤이 베이스인 2층 업장 내부 공간은 압구정 거리가 내려다 보이는 시원한 3면의 통유리창과 노출 콘크리트를 살린 인테리어 디자인으로 모던한 느낌을 준다.

 

 

‘구운 브로컬리니’는 이탈리아 베이컨 판체타와 브로컬리니를 함께 굽고, 태운 브로컬리 잎으로 만든 소스를 곁들인 이탈리아 남부식 웜 샐러드로, 구운 야채 특유의 고소한 맛과 풍미를 즐길 수 있다.

 

‘사르데냐 보따르가 스파게티니’는 업장의 대표 메뉴로, 이탈리아 남부 사르데냐 지역의 숭어알 어란과 바지락, 모시조개로 우린 스톡으로 해산물의 감칠 맛을 강조한 파스타다.

 

  • 엘오미노
  • 서울특별시 강남구 선릉로153길 22 2층

 

재료로 승부하는 그린 다이닝

FESTA BY MINGOO

 

 

<밍글스>의 강민구 셰프를 주축으로 <보트닉>의 윤태균 셰프까지 합류해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 내 구 <페스타> 자리에 새로 오픈한 유러피언 레스토랑. 제철 재료의 맛과 향이 도드라지도록 과도한 소스는 배제하고 파스타와 리소토, 나눠 먹기 좋은 플래터 메뉴 등 특별한 설명이 필요 없는 ‘손님 친화적’인 메뉴를 내는데, 두 셰프가 지금까지 보여온 행보와는 조금 다른 ‘맛’이 특징이다.

 

실내는 화려한 천장 오너먼트와 대리석 테이블 등 기존의 우아한 분위기를 유지하되 곳곳에 배치한 식물로 자연친화적인 느낌을 더했다.

 

 

비건 메뉴인 ‘두부와 참깨 엔다이브 샐러드’는 채소 육수에 절인 두부 위에 쌉쌀하고 아삭한 엔다이브를 꽃처럼 얹고 간장과 저온 참기름, 올리브 오일 등을 배합한 참깨 드레싱을 최소한으로 곁들인다.

 

양갈비와 소고기, 닭고기, 소시지, 제철 채소를 총망라한 ‘그릴 미트 플래터’는 3-4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메뉴. 소금, 후추로 밑간만 한 후 그릴에 구워 내며 계절에 따라 허브 루(ROUX)를 추가하는 등 무게감을 조절할 예정이라고.

 

남산을 마주하고 식물이 많은 청량한 다이닝 공간, 그에 걸맞게 제철 채소를 적극적으로 사용한 요리, 나아가 지속 가능한 환경. 우리가 생각하는 어번 그린 다이닝이다.

 

MINI INTERVIEW

chef 강민구 & 윤태균

유러피언 장르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강민구 <밍글스> 오너 셰프로서의 이미지가 강하다보니 아주 상반되거나 연결고리가 없는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고 싶었다. 동시에 클럽의 멤버들이 아닌 외부 손님들도 성별이나 나이에 관계없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요리를 구상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윤태균 각자의 스타일이 필연적으로 묻어나겠지만, 이전 업장에서는 본인의 스타일에 엄격했다면 <페스타 바이 민구>에서는 특별한 설명이 없어도 접시 자체로 손님이 이해할 수 요리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

 

‘어번 그린 다이닝’이라는 콘셉트에서 두 셰프가 생각하는 ‘그린’이란 무엇인가?

 

윤태균 남산을 마주하고 식물이 많은 청량한 다이닝 공간, 그에 걸맞게 제철 채소를 적극적으로 사용한 요리, 나아가 지속 가능한 환경의 의미를 담았다. 제철 재료를 ‘구매자’의 필요’가 아닌, ‘생산자의 상황’에 맞게 수급한다. 작황에 상관없이 일률적인 양과 가격에 유통해 신음하는 농가를 보호하는 방법이자, 결국 가장 맛있는 재료를 구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강민구 <밍글스>에서 재료를 주문하는 곳만 1백여 곳이다. 윤태균 셰프 역시 ‘택배 퀴진’이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로 다양하게 맺어온 인연을 이곳에서도 활용하고 있다.

 

새벽 경매 시장에서 해산물을, 수급한 재료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마트로 달려가기도 한다(웃음). 구매부를 거쳐 일정 량의 재료를 확보하는 대다수 호텔 다이닝과 가장 다른 점이 아닐까 싶다. 특정 명칭 대신 ‘제철 생선’, ‘제철 채소’처럼 유동성 있는 메뉴가 많은 이유다. 그러나 흔히 제철 재료로 취급하는 알 밴 주꾸미와 꽃게 등 산란기의 해산물이나 푸아그라 등의 사용은 지양한다.

 

채소 사용이 매우 적극적이다.

 

강민구 이 공간이 굉장히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처음 이곳에 찾았을 때 서울에 이런 공간이 있다는 것에 놀랐다. 특히 <페스타 바이 민구>가 위치한 별도의 건물은 앞쪽으로는 오아시스 수영장이, 뒤로는 남산이 에워싸고 있다. 그린 공간에 맞는 요리를 내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서비스이고, 그중 채소는 우리가 좋아하는 것이기도 하고, 또 남들과 조금 다르게 할 수 있는 지점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윤태균 채소를 비롯해 철마다 가장 빛나는 해산물, 과일을 선별해서 본연의 맛과 향이 주인공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 외 양갈비나 한우 스테이크 등의 육류 메뉴에 과도한 소스를 지양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 페스타 바이 민구
  • 서울특별시 중구 장충단로 60

 

도심 속 산장에서 즐기는 파인 다이닝

DEAR WILD

 

 

<스와니예>의 이준 셰프가 더 플라자 호텔 2층에 ‘도심 속 산장에서 즐기는 만찬’이란 콘셉트로 오픈한 유러피언 레스토랑이다.

 

존경의 ‘디어DEAR’와 순수한 자연의 ‘와일드(WILD)’가 합쳐진 업장명 답게 자연을 테마로 프렌치와 이탤리언 요리를 선보인다.

 

서울시청 잔디광장이 내려다보이는 전망과 대리석 패턴의 벽, 원목 테이블 등으로 도심 한가운데서도 자연의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국내에서 보기 드문 게리동 서비스와 세심한 와인 페어링 등 오감만족에 충실한 진정한 파인 다이닝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허브 부케 가르니 샐러드’는 발효 토마토와 토마토즙에 절인 양상추 위에 페스토와 갖가지 허브들을 올려 가든의 느낌을 표현한 애피타이저.

 

미네랄이 풍부한 화이트 와인을 매칭했다. ‘딸레지오 치즈 아뇨로티 파스타’는 딸레지오 치즈로 소를 채운 라비올리에 발사믹 소스와 발효 체리, 헤이즐넛을 곁들인 메뉴로 가죽 향의 묵직한 레드 와인을 페어링했다. ‘셰프 스페셜 소갈비살 웰링턴’은 하루 동안 수비드한 소갈비살을 볶은 버섯과 햄으로 감싸고 직접 반죽한 파이 페이스트리를 입혀 구워낸 메인 요리로 적당한 타닌의 레드 와인을 곁들였다.

 

내가 생각하는 파인 다이닝은 요리뿐 아니라, 고객과 소통하는 접점을 많이 만들어 식사의 즐거움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것. 진정한 파인 다이닝을 보여주고 싶다.

 

MINI INTERVIEW

Owner chef 이준

세 번째 레스토랑을 유러피언 퀴진으로 선택한 이유는?

 

컨템퍼러리 스타일의 요리를 하면서도 클래식 퀴진에 대한 갈망이 늘 있었다. 요리사 초기 시절부터 프렌치, 이탤리언 퀴진을 좋아했고 그 분야에서 영감도 많이 받았기에 국내에서 유러피언 다이닝을 해보고 싶었다. 마침 기회가 되어 일단은 꿈을 이루게 된 셈이다.

 

기존의 레스토랑들과 비교했을 때, <디어 와일드>만의 두드러진 점은?

 

각각의 캐릭터가 뚜렷하다. <스와니예>는 매 시즌 다른 에피소드로 메뉴를 구성하는 창작 요리 집단이었다면, <도우룸 바이 스와니예>는 손으로 만드는 생면 파스타로 장인 정신을 구현했다.

 

반면, <디어와일드>는 순수한 미식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공간이다. 미식은 당연히 모든 레스토랑의 목표겠지만, 요리의 맛뿐만 아니라 공간이나 서비스 등 여러 요소를 요리에 집중시켰다.

 

예를 들어 통오리 로스트와 양갈비 스테이크, 정통 비프 웰링턴 등의 메인 요리는 크게 만들어야 더 맛있다. 큰 음식을 손님 앞에서 직접 카빙하는 게리동 서비스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리와 향, 나누는 분위기 등이 식사의 즐거움 을 배가시킨다.

 

로드숍이 아닌 호텔에 레스토랑을 오픈한 배경은 무엇인가?

 

아무래도 호텔은 주차나 냉난방 문제 등 로드숍에서 겪는 자질구레한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는 인프라가 갖춰졌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이미 완성된 공간이라 백지에서 시작하는 것보다 수월하다. 대외적으로는 호텔에 입점한 개인 레스토랑의 성공 사례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컸고 이 같은 성공 사례는 협업을 활발하게 만들 것이라 기대한다.

 

메인 요리에 게리동 서비스를 도입한 이유는?

 

2000년 초반까지 한국의 파인 다이닝은 호텔이 독점하는 상황이었다. 대부분의 호텔 레스토랑들은 게리동 서비스를 당연하게 여겼다.

 

현재는 로드숍이 늘어나며 파인 다이닝 시장 자체는 커졌지만 높은 인건비, 저효율 등으로 인해 고급 서비스들이 생략됐다. 그러다 보니 그저 요리가 연속으로 5가지 이상 나오면 파인 다이닝이라는 인식까지 생겼다.

내가 생각하는 파인 다이닝은 요리뿐 아니라, 고객과 소통하는 접점을 많이 만들어 식사의 즐거움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이제 호텔에 들어왔으니, 호텔에서만 할 수 있는 서비스를 다시 실천해 진정한 파인 다이닝을 손님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 디어와일드
  • 서울특별시 중구 소공로 119 더 플라자 호텔 2층

 

돼지 마블링의 참맛

CROWN PIG

 

 

아메리칸 모던 다이닝 <더훈>의 송훈 셰프가 오픈한 돼지고기 구이 전문점으로, 제주 흑돼지와 랜드레이스종을 교배해 맛도 좋고 성장도 빠른 ‘난축맛돈’의 고기를 사용한다.

 

일반 돼지고기와 달리 소고기처럼 마블링이 있는 것이 특징. 제주산 고사리 콩나물 파절임과 돼지뼈를 우린 제주 몸국을 맛볼 수 있다. 옛 양옥을 개조한 내부 공간은 골드 컬러의 배기 시설과 목제 테이블, 의자만으로 미니멀하고 모던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돼지고기의 각 부위를 불판에서 초벌하고 참나무 향을 입힌 후 슬라이스해서 내놓는데 이때 80%만 익힌 ‘미디엄 웰’을 추천한다. 토마호크에 돼지 돈을 붙여 네이밍한 ‘돈마호크’와 오겹살, 목살로 구성된 ‘셰프의 선택 B’ 세트 메뉴는 밴댕이젓갈과 갈치속젓, 폰즈 소스와 와사비, 혹은 히말라야 핑크 솔트 등 다양하게 곁들여 즐길 수 있다.

 

  • 크라운돼지
  • 서울특별시 강남구 강남대로156길 17-1

 

*본 콘텐츠는 레스토랑, 음식, 여행 소식을 전하는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바앤다이닝'과 식품외식경영이 제휴해 업로드 되는 콘텐츠입니다. 바앤다이닝 블로그 : https://blog.naver.com/barndining

관리자 rgmce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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