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외식업 시장이 확장의 시대를 지나 관리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된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는 5천 개가 넘고, 브랜드는 6천 3백 개에 달한다. 업종별로는 외식업이 75.4%로 단연 가장 높다. 양적으로는 분명 성장했으나 질적 성장 성적표는 그리 좋지 못하다. 통계청이 공개한 프랜차이즈 창업 5년 생존율은 약 27.5%에 불과하다.
이제는 단순한 가맹점 수 늘리기에서 벗어나 체계적인 교육과 관리 시스템을 갖추어야 하는 시기다. 푸드테크 스타트업 ㈜외식인(대표 조강훈)은 2018년 3월 모바일 앱 하나로 프랜차이즈 품질관리가 가능한 FQMS(Franchise Quailty Management System) 서비스를 출시했다. 앱을 통해 가맹점 품질 보고서가 자동으로 완성되어 업무시간을 단축시켜주고, 누적된 가맹점 관리 데이터를 활용해 경영 전략을 세울 수도 있다.

㈜외식인의 조강훈 대표는 “그동안 외식업계는 경험과 아이디어에 의존해 시간이 흘러도 시스템이 체계화되지 않았다. ㈜외식인이 개발한 어플리케이션 ‘FQMS’는 지속 가능한 외식 프랜차이즈 생태계 구축을 돕는 시스템이다”고 전했다.
작년에는 기술성과 혁신성을 인정받아 중소벤처기업부 기술 창업 지원 프로그램인 팁스(TIPS)에 선정되기도 했다. ㈜외식인이 어떻게 IT기술을 프랜차이즈 산업에 접목해 품질관리 효율화를 이뤘는지 알아본다.
본질에 집중하게 만드는 푸드테크
외식업에서 슈퍼바이저는 가맹본부와 가맹점을 중간에서 연결하며 소통을 담당한다. 가맹점을 방문해 점포 운영에 관한 전반적인 사항을 관리하며 브랜드 표준화를 유지시켜준다. 담당하는 매장을 찾아 메뉴 품질, 위생상태, 서비스를 확인하고, 매출 자료를 토대로 마케팅 제안, 컨설팅 업무 등을 수행한다.
문제는 매장에 신경 써야 하는 포인트가 많다 보니 품질체크에 소요되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정작 중요한 컨설팅, 가맹 점주와 소통에 투자하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가맹점을 방문 및 점검하고 보고서를 작성하기까지 약 5시간이 소요된다. 하루에 여러 매장을 방문해야 되기 때문에 제대로 가맹점을 관리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프랜차이즈 슈퍼바이저는 1인당 평균 20개 이상의 매장을 관리한다.

외식인은 FQMS를 이용해 이러한 비효율적인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시켰다. 슈퍼바이저는 가맹점에 도착해 외식인 앱을 켜고 Q(품질), S(서비스), C(청결), E(기타)로 분류된 각 항목들이 브랜드 기준에 맞게 잘 지켜지고 있는지 체크 후 필요한 경우 관련 설명이나 사진을 첨부하면 된다.

입력이 끝나면 실시간으로 등급이 부여되고 품질관리 리포트가 자동으로 완성된다. 리포트를 따로 작성할 필요가 없어 품질관리 업무시간을 5시간에서 1시간으로 대폭 줄일 수 있다. 또한, 이전 방문 데이터와 비교가 가능해 가맹점 품질 관리 추이가 한눈에 들어온다. 절약한 시간만큼 슈퍼바이저는 가맹점의 매출 향상을 위한 컨설팅 등 생산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
비대면으로 매장 품질 관리 가능해
단순히 체크 뿐만 아니라 가맹점 방문 이후 관리가 미흡한 부분이 개선됐는지 확인하는 것도 슈퍼바이저의 주요 업무 중 하나다. 외식인 앱을 이용해 슈퍼바이저는 개선이 필요한 항목을 미션 형태로 가맹점주에게 전송할 수 있다.
미션을 받은 가맹점주는 해당 내용을 수행한 다음 사진을 찍어 외식인 앱에 업로드하면 자동으로 슈퍼바이저에게 전달된다. 미션 수행 결과를 확인한 슈퍼바이저는 재점검을 요청하거나 완료됐다는 피드백을 남길 수 있다.
앱의 가장 큰 장점은 비대면으로도 품질 관리가 가능해 재방문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이 절약된다는 것이다. 최근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처럼 가맹점 방문이 어려운 시기에도 앱을 통해 가맹점주와 소통하며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매장 방문 소요 시간, 보고서 작성을 위한 시간 등 외식인 앱을 이용하면 슈퍼바이저는 한달 평균 125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한편 ㈜외식인측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운 외식 산업에 도움이 되고자 고객사와 외식인 시스템 사용을 희망하는 프랜차이즈 본사에도 ‘가맹점주 커뮤니케이션 툴’을 확대 개방한다.
현재 약 50여개의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본부가 외식인 FQMS 앱을 이용해 7천개 이상의 매장을 관리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작성된 품질관리 리포트만 3만개가 넘는다. 품질 관리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브랜드의 전체적인 품질 현황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으며, 브랜드의 경영 측면에서도 유의미한 의사 결정 지표로 활용 가능하다.
정현식 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이 지난 취임식에서 ‘양적 성장을 벗어난 질적 성장 도모’를 강조한 것처럼 이제는 양적 확장뿐만 아니라 질적인 성장을 이뤄야만 신뢰받는 기업으로 생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