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매장]여성들을 위한 1인 심야식당 ‘Shoko’

  • 등록 2020.04.10 09: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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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 나카메구로에 여성들을 위한 이탈리아 바 ‘Shoko’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3층에 위치해 입지가 좋지 않지만 오히려 더 조용하고 개인적인 공간 느낌이 들어 지인 추천, SNS 글을 보고 찾아오는 손님이 많다. 매장 내부를 하얀 색 배경에 밝은 조명을 설치해 바(Bar)라는 느낌이 보단 비스트로(Bistro) 느낌이 드는 경쾌한 공간이다. 여성들을 위한 1인 심야식당 ‘Shoko’의 야마다 나오코 시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어릴 시절부터 꿈으로 지닌 요리사

도쿄에서 나고 자란 야마다 나오코 시장은 어려서부터 요리 만들기를 좋아했다. 중학교에 입학하고 나서 본격적으로 진로를 요리사로 정하고 공부를 시작했다. 고등학교도 조리사를 양성하는 전문 요리학교를 다녔다.

 

졸업 후에는 레스토랑 ‘아오야마 미식클럽’에서 첫 사회생활의 발을 디뎠다. 당시는 여성 직원의 주방 출입이 자유롭지 못하던 시절이었다. 점심을 먹고 휴식 시간이나 영업 종료 이후 시간을 이용해 같이 일하던 선배에게 이탈리아 요리와 디저트를 배웠다.

 

 

“본고장에서 직접 요리를 배우고 와야겠다는 욕심이 생겨 회사를 그만두고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났다. 반년 간 현지에서 수업을 들으며 재료의 장점을 이끌어내는 이탈리아 요리에 더욱 매력을 느꼈다. 동시에 음식과 곁들여 먹는 와인의 맛에도 눈을 뜨게 됐다”

 

일본으로 돌아와서 다시 일을 하려했지만 건강이 악화되며 어쩔 수 없이 1년간 요양을 해야만 했다. 몸을 추스르고 요리 교실 강사, TV 프로그램의 요리 레시피 감수, 도서 출판 등 요리와 관련된 일을 맡아 하며 현업에 복귀했다.

 

여성들을 위한 1인 심야식당

요리 교실에서 학생들에게 레시피를 가르치는 일도 보람이 있었지만 요리사로서 자신의 음식을 맛보고 기뻐하는 손님들의 표정을 보고 싶다는 갈증을 채울 수는 없었다. 몸도 식당을 할 수 있을 만큼 회복했다는 판단이 들어 창업 계획을 서서히 준비했다.

 

“창업을 준비하며 외식업계에 어떤 형태의 매장이 필요한지 고민해봤다. 일본의 중심인 도쿄에서 조차 여성 혼자 편하게 먹고 마실 수 있는 식당이 별로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여성 친화적인 가게로 콘셉트를 잡고 적당한 입지를 찾아다녔다. 1층은 임대료가 너무 비싸 혼자서 운영하는 작은 식당에는 맞지 않았다. 3층이 접근성이 떨어져도 요즘 젊은 여성 고객들은 맛집이라면 멀고 불편해도 찾아가는 수고를 꺼리지 않으니 해볼 만 하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선택한 곳이 도쿄 나카메구로에 위치한 8평 규모의 매장이다. 처음에는 교토의 옛 민가를 이미지 한 식당을 생각했지만, 인테리어 업체 등과 협의해 흰색 바탕에 노란색으로 포인트를 준 현대적인 느낌의 공간으로 꾸몄다.

 

좌석 수는 카운터 4석과 테이블 6석, 총 10석이다. 야마다 사장이 가장 주의를 기울인 것은 카운터 석의 높이였다. 인터리어 업체 관계자는 카운터 자리에서 주방이 보이지 않는 것을 추천했지만 요리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어 높이는 낮췄다. 요리 교실을 오랜 기간하며 사람들에게 시연하면서 요리를 하는 것에 익숙하고, 볼거리를 제공하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다.

 

일식과 이탈리아 음식을 동시에 즐기다

 

 

메뉴는 제철 식재료를 살린 일식과 이탈리아 요리를 중심으로 구성했다. 새우와 쑥갓을 넣은 ‘시라아에(두부샐러드)’, 냉채 요리 외에 일일 추천 요리 6종류를 조금씩 담아 세트로 구성한 메뉴도 있다. 굴과 시금치가 들어간 ‘일본식 크림 크라탕’은 여성 손님들이 가장 선호하는 요리 중 하나다. 저녁에 식사대용으로도 가능하고 따뜻하게 데운 술과도 궁합이 좋다.

 

 

주류는 일본 전통주와 와인, 레몬사워를 다양하게 갖춰 취향대로 원하는 주종을 고를 수 있다. 레몬사워는 보리소주를 베이스로 한 ‘어른 레몬사워’, 보리와 옥수수 등 곡류 소주를 이용한 ‘사파리 레몬사워’ 2가지이다. 아와지 섬의 무농약 레몬을 사용한다. 신규 고객보다는 단골 위주로 운영되는 가게로 일주일에 3번 이상 찾아오는 손님도 많다.

 

야마다 사장은 “10명만 손님이 와도 자리가 없는 작은 가게이다. 오픈 주방에서 요리를 하면 매장에 있는 손님들이 한눈에 보인다. 드라마에 심야 식당처럼 그들의 하루 노고를 풀어주는 식당이 되기 위해 요리만큼 신경을 쓰는 게 소통이다. 노래는 잔잔한 음악을 틀어놔 대화를 나누는데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단골 손님이 많다 보니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위로하고 웃고 떠드는 따뜻한 공간이다”고 전했다.

김하루 기자 lumunehito@foodnew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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