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영업 엿보기]26세 여행 유튜버 청년의 식당 창업스토리

  • 등록 2020.02.28 10:4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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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청년 아키 노리히로 사장은 26살때 유럽 일주 경험을 살려 외식업에 뛰어 들었다.

 

 

‘Pinchos y Whisky’ 매장에는 그가 유럽을 누비며 경험한 흔적이 곳곳에 묻어 있다. '내일의 행복을 위해 산다'가 인생의 철학인 아키 사장의 창업 이야기를 들어봤다.

 

우연히 들른 식당에서 인생 전환점 맞아

아키 노리히로 사장은 교토의 리쓰메이칸대학에서 영상을 전공했다. 졸업 후 CM이나 프로그램 제작 등 미디어 분야에 취업을 하고 싶어 광고 대행사에 인턴으로 일하기도 했다. 그러다 인생의 변화가 온 건 3학년 때 친구와 교토의 식당 ‘코코데노메’를 방문하면서 부터다.

 

마치 게스트하우스 분위기의 선술집에서 직원, 손님의 경계없이 편하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털어 놓았다. 사람들을 정서적으로 묶어주는 장소라는 점에 매력을 느낀 그는 다음날 바로 찾아가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일을 하던 중 광고 대행사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광고사 직원은 “무엇을 목적으로 CM이나 프로그램 제작하고 싶은지 명확히 해야 한다. 그 안에 메시지를 담지 못하면 공허할 뿐이다.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는게 영상 기술을 익히는 것보다 중요하다”는 조언을 했다. 진로를 고민하던 아키 사장은 이 말을 듣고 동영상은 어디까지나 메시지를 전하는 수단이고 진정 원하는 것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유럽 일주 경험 살려 창업

졸업 후 자신이 모르는 세계를 경험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유럽 일주에 도전했다. 프랑스, 스페인을 중심으로 17개국을 떠돌아 다녔다. 유럽 여러 나라를 거치며 지역마다 가지각색의 식문화를 경험했다.

 

“스코틀랜드를 찾았을 때 위스키 증류소에 방문했던 적이 있다. 수십 년 동안 일하면서도 변함없는 장인들의 열정에 감탄했다. 그리고 터키의 레스토랑에서 일하며 ‘코코데노메’에서 느꼈던 사람의 따뜻함을 다시 한번 느꼈고, 스스로 이러한 공간을 조성하고 싶다는 욕심이 커졌다”

 

 

일본으로 돌아와 교토 기온 거리의 명가로 불리는 바, 음식점에서 일하며 외식업에 필요한 경영 노하우를 익혔다.

 

DIY 창업! 인테리어 비용 단 50만 엔

거주지인 교토를 떠나 도쿄에서 창업을 준비하며 조건에 맞는 장소를 찾기 쉽지 않았다. 아키 사장이 원하는 조건은 ‘젊은 세대 접근이 쉬운 곳’, ‘ㄷ자 모양 카운터 설치 가능 여부’, ‘저렴한 임대료’ 3가지였다.

 

도쿄에서 조건에 맞는 물건은 3개 밖에 없었다. 그 중 대학가에 위치한 곳이 그가 원하는 커뮤니케이션 중심 가게 콘셉트에 잘 맞아 계약했다. 가게는 11평으로 좌석은 14석에 불과할 정도로 넓지 않다.

 

창업 자금이 부족했던 아키 사장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인테리어 비용을 모았다. 모금된 50만 엔(약 540만 원)으로 자재를 구입해 바닥, 벽 등 인테리어를 스스로 시공했다. 입구는 부담 없이 들어올 수 있게 벽을 뚫어 창문을 만들었다. 카운터는 손님들과 소통하기 좋도록 원하던 'ㄷ자' 모양으로 만들었다.

 

‘핀초’, ‘판 콘 토마테’ 등 스페인 요리가 메인

요리는 아키 사장과 이탈리아, 스페인 식당에서 근무한 요리사가 함께 개발했다. 매일 같이 벤치마킹할 가게 리스트를 정리해 돌아다녔다. 메인 메뉴는 유럽 일주에서 가장 즐겨 먹었던 스페인 요리로 정했다.

 

작은 바게트 위에 식재료를 올려 먹는 ‘핀초’, 구운 빵에 마늘과 토마토를 곁들여 먹는 ‘판 콘 토마테’가 가장 인기 있는 메뉴다. 외에도 돼지 갈비, 생햄과 피스토 등 9종류의 요리가 있으며, 가격은 모두 동일하게 280엔이다.

 

 

또한, 아키 사장을 외식업의 길을 입문시킨 ‘코코데노메’의 무 튀김도 추가했다. 말고기 고로케(380엔), 홍합 크림 리조또(980엔), 소고기 카레라이스(680엔) 등이 있으며, 수제 바스크 치즈 케이크(680엔)처럼 디저트 메뉴도 갖추고 있다.

 

주류는 위스키, 사케, 와인, 사워가 있으며 각 종류도 다양하다. 위스키는 총 46종을 갖췄으며 한잔에 480엔에 제공한다. 위스키를 주문하면 술의 특징과 역사가 적힌 해설 자료를 나눠준다. 와인은 무농약 재배한 포도로 만든 제품만을 취급한다.

 

 

영상 전공자답케 아키 사장은 매장에서 영상을 찍어 유튜브에 올린다. 직접 매장 공사를 하는 모습부터 손님들과 이야기 하는 영상을 찍고 편집해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종종 업로드하며 소통한다.

 

젊은이들을 위한 지역 커뮤니티 역할에 중점을 뒀기 때문에 앞으로는 가게에서 스터디 그룹도 조직하고 주민 교류회, 이벤트 등도 기획해 진행할 예정이다. 아키 사장은 “식당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최고의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지역 사회 구성원을 연결하는 매개체가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가게를 운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하루 기자 lumunehito@foodnew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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