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가전제품, 생활용품, 심지어는 건강, 전통주까지 구독할 수 있는 바야흐로 ‘구독의 시대’다.
구독경제는 소비자가 구독료를 내고 정기적으로 상품 또는 서비스를 받는 것을 말한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구독경제 시장 규모는 2016년 25조 9,000억 원에서 2020년 40조 1,000억 원으로 54.8% 증가했다.
상품에 대한 소유보다는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코로나 19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면서 2025년에는 100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구독경제는 ESG, 메타버스, 탄소 중립 등이 화두가 될수록 더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구독 서비스의 대표를 꼽자면 넷플릭스, 왓챠, 유튜브 프리미엄처럼 구독료를 내고 영화, 드라마, 동영상을 마음껏 볼 수 있는 OTT 서비스가 있다.
기존에 구독 서비스는 콘텐츠를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소프트웨어, 게임, 의류, 식료품, 자동차, 부동산에까지 다양한 분야로 퍼지고 있다.
구독경제 마케팅을 활용하면 기업은 충성 고객을 확보하고, 그들을 계속 묶어두는 ‘자물쇠 효과(lock-in effect)’를 거둘 수 있다.
또한 매월 구독료를 받을 수 있어 더욱 안정적인 매출을 거둘 수 있으며, 고객들의 소비 패턴을 분석하여 고객 맞춤형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다양한 제품, 서비스를 합리적인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고, 시공간의 제약 없이 원하는 제품을 원할 때 사용이 가능해 기업과 소비자 모두 ‘윈-윈’할 수 있는 마케팅 사례라 볼 수 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구독 서비스는 어떤 것들 있을까.
식음료
식음료는 대표적인 정기구독의 아이템 중 하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 10명 중 5~6명(57.2%)은 식품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푸드큐레이션 구독 및 딜리버리 플랫폼 위잇딜라이트 운영사 푸드테크 스타트업 (주)위허들링은 지난해 매출액이 서비스 런칭 1년 8개월 만에 50억 원을 달성했다.
위잇딜라이트는 HACCP 인증 식품제조사인 푸드파트너 30여 곳과 생산 파트너십을 맺고 샐러드, 밥, 샌드위치, 파스타류 등 다양한 푸드를 2~3가지로 구성해 한 끼 6,600원에 제공하는 점심 구독 서비스다. 단 하루 1인분도 배송비 없이 원하는 일정대로 받아보고 변경이 자유로워 재구매율이 높다.
롯데제과는 빵 구독 서비스 ‘월간 생빵’을 시작했다. 앞서 과자와 아이스크림 구독 서비스 ‘월간 과자’, ‘월간 아이스’를 출시한 데 이어 세 번째 상품이다.
전문가가 직접 선별한 프리미엄 제품을 정기적으로 보내주는 신선식품 구독 서비스도 나왔다.
'진짜맛있는과일(이하 진맛과)'은 제철 과일 정기구독 서비스인 '과일구독 더 담'을 운영 중이다. 매월 과일 전문 큐레이터가 지금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과일 3~4종을 골라 배송해준다. 소비자는 요즘 제철인 과일은 무엇인지, 내가 고른 과일이 맛있을지 고민할 필요 없이, 품질이 보장된 명인의 제철 과일을 간편하게 맛볼 수 있다.
코로나19 확산 후 ‘홈술’ 문화로 수요가 높아진 주류도 구독경제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2018년 설립된 전통주 커머스 스타트업 ‘술담화’는 매달 2~4병의 전통주를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페어링컴퍼니가 운영하는 ‘렛츠와인(Let’s wine) 구독클럽’은 와인과 페어링푸드를 함께 정기배송해주는 서비스다.
와인과 푸드를 함께 정기배송해주는 서비스로 집이나 회사 근처에 위치한 렛츠와인 페어링파트너 매장에서 1회 성인인증을 하면 매월 시즌이나 트렌드에 맞는 와인을 배송받을 수 있다.
함께 제공하는 페어링푸드의 경우, 소믈리에, 셰프, MD가 해당 와인의 풍미를 높이는 품목으로 엄선해 보내준다. 과거처럼 대형마트나 와인샵에 직접 방문할 필요 없이 전문가의 큐레이팅을 거친 와인과 푸드를 집에서 편하게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입 회원들의 만족을 이끌어내고 있다.
렛츠와인에 따르면 최근 기업 단위의 단체 구독 문의도 이어지고 있으며 회원들의 니즈를 반영해 구독 상품 라인업을 고급확대할 계획이다.
매월 전문셰프의 레시피를 전수받을 수 있는 ‘정기구독권’도 화제다.
그동안 하나의 메뉴를 레시피를 전수 받으려면 막대한 시간, 비용 투자가 필요해 외식 자영업자들이 쉽사리 접근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
외식컨설팅 전문기업 ㈜알지엠컨설팅은 외식 자영업자가 가진 메뉴개발 니즈를 해결하고자 매월 전문셰프의 레시피를 전수 받을 수 있는 메뉴컨설팅 ‘정기구독’ 서비스를 최근 새롭게 출시했다.

메뉴개발 세미나는 매월 3회 한식, 양식, 중식, 일식, 치킨 등으로 진행되며, 한식대첩 시즌4 서울 대표로 출전한 한식 전문점 강강술래의 김진민 전무, 대한민국 치킨대전의 박순신 대표 등 탄탄한 외식 업력을 가진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정기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면 1년간 정해진 횟수 안에서 원하는 교육을 자유롭게 선택해 수강할 수 있다.
정기구독 서비스 신청자는 ▲메뉴 or 마케팅 진단 컨설팅 1회 ▲분기별 1회 맞춤교육 실시 ▲온라인 메뉴개발 강의 50% 할인 등 총 4가지 추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교육이 끝나 후에도 참가자들이 지속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도록 강사진과 커뮤니티를 구성해 평생 A/S도 보장하고 있다.
진화하는 건강기능식품 정기구독
코로나19로 부쩍 건강관리에 신경 쓰는 소비자가 늘어나며 건강기능식품 구독 서비스 시장도 커지고 있다.
‘필리’는 개개인의 식습관, 생활환경, 몸 상태에 따라 필요한 영양제를 추천하고 정기배송하는 영양제 구독 서비스다.
이용자가 건강설문에 답변하면 필요한 영양 성분을 파악하고, 이를 보충할 수 있는 영양제를 추천 및 판매한다. 건강 설문은 연령, 나이 등 기본 정보뿐 아니라 가장 걱정되는 신체 부위, 평소 생활습관, 알레르기 여부, 가족성 질환 등 세부적인 질문으로 이뤄져 있다.
이용자는 설문이 끝나면 건강 설문 결과표를 통해 보충이 필요한 영양소를 확인하고, 원하는 영양제를 구매할 수 있다.
정기구독 시 매달 30일 치 분량의 영양제가 배송되며, 구독 중 특정 제품을 추가하거나 제외할 수 있다. 현재 필리에서 판매 중인 영양제는 국내 약학 박사들과 함께 자체 제작한 제품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인증을 받았다. 종류는 홍삼 옥타코사놀, 프로바이오틱스, 루테인, 밀크씨슬 등 총 10가지이며, 가격은 제품별로 다르지만 보통 1만~2만원이다. 정기구독을 원하지 않는 경우 일회성 구매도 할 수 있다.
맞춤 질병 예방 카톡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리케어미는 2545를 위한 ‘건강한 다이어트와 건강 불균형 바로잡기 구독’ 서비스를 출시했다.
무리한 다이어트의 반복적 실행으로 건강을 해쳤거나 정상 체중인데도 지방이 많고, 근육량이 적은 마른 비만의 경우 모두에 해당하는 과학적으로 검증된 다이어트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현대인의 고질병인 만성 피로, 탈모, 피부 트러블, 불임 등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밝혀진 독소, 만성 염증, 마이로바이옴과 호르몬 불균형을 바로 잡는 식이와 운동, 수면, 스트레스 관리에 대한 콘텐츠를 카톡으로 무료로 제공한다.
구독자는 프리케어미 홈페이지에서 구독을 신청하면 카톡을 연결해 주 3회(월·수·금) 발송하며, 새로운 구독의 시작은 매월 첫째 월요일에 시작된다. 카톡으로 틈날 때마다 읽어 보는 건강 습관이 쌓여 혼자서는 실행하기 어려운 건강 행동이 긍정적으로 바뀌게 되고, 다이어트와 건강 불균형을 리셋하는 서비스다.
한편 프리케어미는 유전자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건강 행동 변화 코칭과 하나은행 골드클럽 회원들에게 푸드클리닉 콘텐츠 제공 등의 프리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대사 질환 예방 구독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커머스
구독 서비스 경쟁이 가장 치열한 분야가 ‘이커머스’다. 이커머스 기업들은 유료 회원을 늘리기 위해 구독료 이상의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여 가입자를 늘려나가고 있다.
쿠팡은 월 2900원을 매달 결제하는 ‘와우 클럽’ 회원들에게 별도의 비용을 받지 않고 새벽배송·당일배송 등을 제공한다.
이베이코리아의 ‘스마일 클럽’ 서비스는 고객이 정기 결제한 금액보다 더 많은 포인트를 지급하고 할인 쿠폰 등을 제공한다.
신성장동력 '반려동물' 구독시장
펫팸족(pet+family)을 위한 반려동물 구독 서비스도 주목받고 있다. #집사 #펫스타 #멍스타 #댕댕이 #캣스타그램 #펫튜브와 같은 해시태그가 트렌드세터 역할을 하는 MZ세대에게 핫한 키워드가 되면서 시장도 함께 움직였다.
동원F&B의 ‘츄츄 정기배송’은 원하는 주기마다 원하는 상품 목록을 정기 배송하며 자유로운 품목 변경이 가능해 다양한 제품 체험이 가능하다.
정기배송 서비스 신청 고객에게는 각종 간식이 담긴 츄츄박스가 사은품으로 제공되며 이외에도 10% 추가할인, 3만원 이상 구매시 무료배송 등 추가혜택을 받을 수 있다.
테마별 기획전을 통해 여러 제품들을 한 눈에 만나볼 수 있다. 치석, 배변, 수분 부족 등 기능별 사료 할인전이나 사은품 증정 기획전 등이다. 또한 회원가입시 등록한 이름, 성별, 품종 등 반려동물 정보에 따라 향후 맞춤형 추천 제품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소중한 반려동물을 위한 1:1 맞춤식단도 정기 구독이 가능하다.
세계적인 반려동물 식품 전문 브랜드 네슬레 퓨리나는 공식 자사몰 ‘퓨리나 펫케어’를 통해 반려동물별 맞춤식단과 정기 배송, 멤버십 등의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퓨리나에 따르면 ‘퓨리나 펫케어’ 반려동물 1:1 맞춤식단은 65만 가지의 정교한 데이터 알고리즘이 반려동물의 종·나이·관심 건강 항목을 반영해 그에 맞는 제품을 최대 10개까지 추천해주는 방식이다.
120년간 쌓아온 네슬레 퓨리나만의 반려동물 관련 노하우와 꾸준한 연구가 오롯이 담긴 설계로, 사내 전문 수의사가 서비스 개발부터 참여해 전문성을 높였다.
2~8주 사이의 배송 주기를 선택해 맞춤형 식단을 받아볼 수 있으며, 정기 배송 신청자에게는 할인 혜택 및 회차별 프리미엄 반려동물 용품도 제공한다. 또한 반려동물이 좋아하는 식단을 미리 확인할 수 있는 ‘기호성 테스트 체험팩’도 제공돼 반려동물의 건강과 입맛을 동시에 세심하게 케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