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 음식을 즐기지 않는 일본에서 한국의 매콤한 요리와 식품을 찾는 일본인들이 부쩍 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일본의 1020세대들을 중심으로 ‘매운맛’이 외식 소비 트렌드로 떠올랐다는 점이다.
특히 매운 음식이 스트레스 해소와 다이어트에 좋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젊은 여성층을 중심으로 ‘스파이시 푸드’를 즐겨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30년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외식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는 알지엠컨설팅 강태봉 대표는 “일본의 게키카라(激辛: 몹시 매운)라면 가게는 이 같은 인기를 보여주는 한 예다. 이 라면 가게에선 길게 줄을 늘어 선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일본에서 매콤한 음식으로 대표되는 한식의 경우 2017년 ‘치즈닭갈비’ 열풍으로 시작해 종전의 히트를 친 ‘불닭볶음면’과 같은 매운맛 라면, 떡볶이, 순두부, 부대찌개 등 다양한 한식의 인기가 확대되는 추세다.”라고 전했다.
본 지에서는 일본을 대표하는 상권인 신주쿠에서 ‘Hot & Spicy’를 테마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전문점들을 소개한다.
1. 도쿄 신주쿠의 명당 ‘오두막’, 한식 정통 매운 맛으로 인기몰이
신주쿠 교엔의 유명 한식당인 ‘오두막’은 주말의 경우 인산인해를 이룰 정도로 사람이 몰린다.
일본 내 불닭볶음면, 치즈닭갈비 붐의 영향도 있지만, 얼큰한 ‘순두부찌개’로 꽤 오래전부터 신주쿠의 명소로 자릴 잡은 곳 중 하나다.
주 고객층은 매운 한국요리를 즐기러 온 젊은 일본 여성들이다. ‘순두부찌개 정식’, ‘부대찌개 정식’ 등 점심 정식이 700엔, 한화로 7천원 선에 제공하고 있어 가성비 한 끼 식사로 인기를 얻고 있어 가족단위 고객보다는 대부분이 직장인들이 이곳을 주로 찾는다고.
오두막을 방문한 한 일본인 여성은 “일본의 와사비는 코로 매운맛인데, 한국의 매운맛은 머리에 땀이 나고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매운맛이라 시간이 지나면 또 먹고 싶은 중독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냄비 김치찌개 등 매운 점심을 비롯해 고추장을 듬뿍 넣은 한국의 ‘돌솥비빔밥’도 시그니쳐 메뉴 중 하나다.
인기 메뉴로는 순두부찌개 정식과 육개장 국밥 정식이 있다. 순두부찌개의 경우 단계별 매운맛 선택이 가능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최근엔 이색 한국 요리로 ‘부대찌개’가 급부상 중인데, 스팸이나 소시지 등의 가공육과 야채, 그리고 인스턴트 라면이 들어간 매콤한 국물 맛으로 일본 젊은층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2. 중국 사천요리전문점 ‘텐푸판’(天府舫)
중화요리점 ‘텐푸판’은 ‘마파두부’, ‘탄탄면’ 등 사천요리의 정석을 선보이는 곳이다.
화북 산초, 마라 등 중국 향신료를 가득 넣어 중국 사천지방의 자극적인 매운 맛과 색감, 향기를 입체적으로 전한다.
한국만큼은 아니지만, 일본에서도 중국 사천 지역의 전통 향신료인 ‘마라’를 베이스로 알싸하게 매운 중독성 강한 맛이 특징인 훠궈와 마라탕이 차즘 인기를 얻고 있다.
중국 사천성은 추운날씨로 샤브샤브(훠궈) 발달, 강한 향신료와 매운향이 특징인 음식들이 많다.
인기메뉴인 탄탄면의 경우 사천지방의 향신료와 함께 각종 두부, 면, 소고기, 양고기, 버섯, 야채 등을 한 데 넣고 끓여 맵고 얼얼한 맛을 낸다.
이곳 또한 비지니스맨이 주 고객이기 때문에 가급적 마늘 사용을 피한 것이 특징.
점심은 정식을 주문하면 '물만두'가 무한 제공되며, 탄탄면의 경우 매운맛을 5단계로 조정할 수 있는 등 세심한 배려도 인기의 비결이라고 할 수 있다.
3. 호남요리 전문점 ‘호남채관’
신주쿠 가부키쵸에 위치한 ‘호남채관’은 중화요리 중에서도 매운맛과 신맛의 조화가 뛰어나다는 중국 호남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곳이다.
중국 본토 유명한 호텔 요리사가 최고의 호남지방의 매운 요리를 선보여 화제가 된 곳으로 뱃속이 뜨거워질 정도의 매운맛과 신맛이 특징이다.
중국 8대 요리 중 하나라고 불리는 명물 요리로 마라와 고추를 주로 사용하는 ‘사천요리’와 달리 호남요리는 매운 맛뿐 아니라 특유의 신 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후난 요리를 대표하는 매운 메뉴 ‘도미 머리 특제 칠리 소스 찜’은 도미의 머리와 파프리카 고추 다진를 듬뿍 얹은 일품요리다.
또한 새빨간 ‘특제 찜닭은’ 매운맛과 함께 호남요리 특유의 신맛이 균형 있게 전해져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고. 그 밖에도 ‘호남식 냉 샤브샤브’, ‘호남 풍 매운 생선요리’ 등 화려한 비주얼의 요리가 임팩트를 더한다.
4. 매운 음식의 성지, 태국 이산 지방의 명물요리로 핫스팟 등극
‘니시 소이나나’
니시 신주쿠의 뒷골목에 있는 태국식당 ‘니시 소이나나’. 세계적으로 매운 요리로 유명한 태국 북부 지방의 ‘이산’ 향토 음식을 판매해 화제가 되고 있는 곳이다.
타국 이산 출신의 요리사가 본토 요리를 선보인다. 동남아 여행 중 경험할법한 현지의 맛과 태국 야시장 포장마차에 온 듯한 이국적인 분위기를 680엔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에 2~30대의 젊은층을 중심으로 외식, 데이트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대표메뉴로는 매운맛과 신맛 복잡한 향기가 특징인 ‘똠양꿍’과 이곳만의 시그니쳐 메뉴인 ‘똠펫누아퉁’이라는 매운 요리가 특히 인기다.
소 힘줄과 야채를 부드럽게 삶은 드라이 스프에서 첫 모금에 매운 고통을 느끼지만, 레몬그라스 등의 허브로 상쾌한 신맛을 느낄 수 있다고.
5. 멕시코 발 핫 스파이시 푸드의 향연
카사 데킬라 Tokyo
아시아 요리의 매운맛에 조금 질려 버린 때 멕시코 요리에서 매운 맛을 체험해 보는 것은 어떨까.
JR 신주쿠 역에서 도보로 5분, 멕시칸푸드전문점 ‘카사 데킬라 Tokyo’.
멕시코 노상 분위기를 재현한 매장 내부가 이색적이다. 특히 본토에서 타코를 구울 때 사용하는 볼록하고 둥근 멕시코식 철판을 일본 최초 도입해 100% 수제 옥수수 타코를 판매하고 있다.
타코 속 재료는 쇠고기, 닭고기, 돼지고기, 아보카도와 각종 해산물을 선택할 수 있다. 갓 구워낸 고소한 옥수수의 향기와 매운 살사 소스의 조화가 일품이라고.
더욱 매운맛을 원하는 고객에게는 한국의 청양고추의 3배나 매운 멕시코산 고추를 넣어 조리해 준다.
이 외에도 옥수수에서 특제 토마토소스로 익힌 닭고기를 감싸 치즈와 소스를 얹어 구운 ‘엔체라다스’, ‘선인장 샐러드’와 ‘아보카도 치즈 고로케’ 등 이곳에서만 즐길 수 있는 이색적인 에스닉 메뉴도 많아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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