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피(kopi)'부터 달고나커피 챌린지까지, 싱가포르 음료 트렌드 보고서

2020.06.18 10:00:22

싱가포르에서는 코로나19가 절정이던 지난 4월 이례적으로 '버블티'를 사기 위해 줄을 길게 늘어선 진풍경이 벌어졌다.

정부가 같은 달 22일부터 강화된 ‘코로나19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를 발표하자 카페, 디저트 가게 등 영업 중단을 앞두고 손님이 몰린 것이다. 

 

싱가포르의 음료시장은 크게 로컬 음료, 버블티, 고급커피 세 가지로 구분해서 볼 수 있다. 또한, 코로나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며 홈카페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꾸준한 인기의 싱가포르 로컬 음료

로컬 음료로는 ‘떼(the)’라고 불리는 차와 19세기 싱가포르 이민자를 통해 유입된 로브스타(Robusta) 원두를 사용한 현지식 커피 코피(kopi)가 있다.

 

 

주로 호커 센터(Hawker centre; 노천 푸드코트)나 일반 푸드코트의 코피샵(Kopi shop)에서 0.70~1.60 싱가포르 달러(약 600~ 1,300원)에 판매돼 커피전문점보다 가격이 매우 저렴하다. 코피샵 주 이용객은 노년층이다.

 

관광지로 유명한 ‘야쿤 카야토스트’나 ‘킬리니 코피티암’ 카페에서도 싱가포르 전통 차와 커피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인스턴트 커피는 물론 네스프레소 캡슐커피 머신과 호환 가능한 로컬음료 캡슐 등 제품군이 다양해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는 중이다.

 

치킨시장 위협하는 '버블티' 인기

2018년 대만식 흑당 버블티 등장으로 다시 전성기를 맞은 버블티 인기가 싱가포르에서도 뜨겁다. 그랩푸드(GrabFood) 싱가포르 관계자에 의하면 버블티는 2018년 후라이드 치킨에 이어 주문량 2위를 기록했다.

동남아 지역 소비자들은 평균 한 주에 한번은 버블티를 주문한다.

 

 

시장이 커지자 글로벌 유명 버블티 브랜드들이 싱가포르 시장에 진출하고 현지 차 음료 브랜드도 메뉴에 버블티를 추가하는 경우가 늘었다.

 

싱가포르에 운영 중인 버블티 브랜드로는 대만의 코이(Koi), 공차(Gong Cha), 타이거슈가(Tiger Sugar), 행복당(Xing Fu Tang), 티피-티(TP-Tea)가 있다. 중국 브랜드로는 알앤비 티(R&B Tea), 헤이티(Heytea)가 2018년에 싱가포르에 진출했다.

 

점포수가 가장 많은 브랜드는 2017년 설립한 싱가포르 리호(Liho)이다. 싱가포르 전역에 88개의 점포를 운영 중이며, 대표 메뉴는 치즈폼이 올라간 밀크티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버블티 열풍의 이유를 3C(Cheap, Convenient, Customizable), 즉 저렴한 가격과 편리성, 커스텀 가능한 메뉴라고 분석했다. 싱가포르의 차 음료 판매점은 대체로 40여 가지의 메뉴를 구성하고 있으며, 그중 버블 밀크티의 가격은 3.0~4.5싱가포르 달러(약 2,600~4000원) 정도이다.

 

소비자가 차 종류는 물론 타피오카 펄, 젤리, 아이스크림 등 토핑, 설탕, 얼음 양을 설정할 수 있다. 버블티의 인기가 지속되자 타피오카 펄을 올린 토스트와 피자, 밀크티 아이스크림, 잼 등의 상품이 출시되기도 했다.

 

고급 커피로 이동하는 소비취향

전 세계 커피 시장이 성숙기로 접어들며 프리미엄급 제품, 스페셜티 커피가 성장하고 있다. 싱가포르 내에는 스타벅스, 커피빈 등 글로벌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은 물론 파리바게트, 탐앤탐스커피, 빽다방 등 다수의 한국기업도 진출해 있다.

 

전 세계에 매장을 두고 커피원두를 직접 로스팅 하는 일본의 커피브랜드 아라비카는 작년 싱가포르에 입점하며 높은 관심을 받았다. 현재 아랍 스트리트, 오차드 거리의 313@써머셋(313@Somerset) 쇼핑몰, 칩 비 가든스(Chip Bee Gardens)에 총 3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달고나 커피 챌린지’ 등장! 대세는 '홈카페'

코로나19 이후 외출이 제한되며 ‘홈카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싱가포르에서는 버블티가게 영업이 중단된 4월 말부터 ‘버블티 레시피’ 검색량이 급증했고, 버블티 펄, 베이킹 도구, 핸드 믹서 등 관련 제품의 주문량도 늘었다.

 

 

또한,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을 통해 자신이 만든 ‘홈카페’를 인증할 수 있다는 점도 젊은 층에서 인기를 끄는 요인이다. 한국에서 생겨난 ‘달고나 커피 챌린지’를 버블티나 마일로(초콜릿 파우더) 등을 사용해 싱가포르식으로 재해석해 인기를 끌기도 했다.

 

한편 전 세계적인 비건 문화 확산이 음료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싱가포르의 슈퍼마켓에서도 아몬드 우유, 귀리 우유 등의 식물성 대체 우유가 등장했고, 작년에는 싱가포르 최초로 비건 음료와 디저트를 판매하는 ‘비건 바’가 생겨났다.

김하루 기자 lumunehito@foodnew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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