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와 같은 첨단 기술을 보호할 때나 필요할 듯한 ‘특허’가 식품·외식업계에서도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미투 브랜드가 난립하고 있는 현 창업시장에서 사업의 안정성과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기 위해 특허라는 무기를 장착하고 있는 것.
과거 메뉴나 상표만 특허를 취득했다면, 최근에는 레시피, 제조방법, 식품 용기 등 다양한 영역에서 특허를 강화해 브랜드 경쟁력을 꾀하고 있다.
대표적인 한식브랜드 ‘이바돔감자탕’은 외식업계 최초로 특허를 딴 브랜드로 유명하다. 2004년 특허 등록을 받은 ‘특허등뼈찜’ 등 메뉴명에도 ‘특허’가 들어가 있다.
‘김영희 강남동태찜’은 생선 요리에서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해물소스 제조방법에 대한 발명특허를 갖고 있는데, 찜 소스와 탕 소스의 제조공정을 모두 자동화하고 특허 분말소스를 전국 가맹점에 공급해 간편한 메뉴 조리와 효율적인 주방 업무 분담을 가능케 했다.

국내 최대 삼계탕 프랜차이즈 ‘지호한방삼계탕’ 또한 삼계탕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최초로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을 받은 생산공장에서 한방삼계탕과 해계탕 등 특허 받은 메뉴를 각 가맹점에 공급하고 있다.
이처럼 오랫동안 브랜드파워를 유지하며 업계를 대표하는 외식기업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바로 브랜드만의 ‘특허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허=경쟁력’
최초인 동시에 최고가 되다
제주도 성산일출봉 인근에 위치한 ‘성산보말죽칼국수’는 밀가루 반죽에 ‘제주감귤’을 넣어 ‘수제 감귤제면’ 특허를 획득했다.
조리법으로 특허를 등록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새로운 재료와 맛, 기존에 시도하지 않았던 배합비, 온도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하고 객관적인 실험 데이터를 제출해야 한다.
무엇보다 조리법은 많은 사람이 공유하고 있어 ‘신규성’, ‘진보성’ 등 특허 요건을 충족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성산보말죽칼국수’의 경우 제주를 상징하는 지역특산물인 ‘감귤’을 넣어 맛과 영양뿐 아니라 칼국수 면발에 제주다움을 살렸다는 평을 받고 있다.
감귤을 첨가해 반죽한 면은 일반 칼국수 면보다 더욱 쫄깃한 식감을 낸다. 감귤제면은 잡내를 효과적으로 잡아주어 음식의 풍미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감귤에는 소화 작용에 도움을 주는 팩틴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밀가루 음식을 먹은 후 느끼는 속 더부룩함, 소화불량을 완화시켜줘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대표메뉴로는 ‘보말칼국수’, ‘보말죽’, ‘보말전’, ‘얼큰딱새우 칼국수’가 있다.

성산보말죽칼국수 장나겸 대표는 ”제주에서 칼국수전문점을 차리며 가장 고민했던 부분이 면이었다. 기존에 밀가루만 사용하던 방식에서 탈피해 면에도 제주를 담고 싶었다. 감귤수확철에 제주감귤 즙을 짜서 반죽에 넣어봤더니 전보다 쫄깃한 식감이 났다. 감귤을 넣어 면발이 옅은 주황빛을 띈다. 언제 수확했는지에 따라 신맛, 단맛 비율이 다르고 면발 탄력을 결정한다.”고 전했다.

수제피자 전문 브랜드 ‘피자알볼로’의 경우 피자 도우에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흑미도우의 제조방법에 대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데, ‘피자알볼로’의 흑미도우는 국내 진도산 흑미로 만든 반죽을 강제 발효시키지 않은 효모만을 이용해 3~4도 저온에서 72시간 자연 숙성시켜 피자를 완성한다.
일반 밀가루 도우에 비해 소화가 쉽고 바삭하고 쫄깃한 식감이 특징으로, 항산화 효과가 뛰어나 노화방지에 좋고 다양한 영양소가 함유되어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살얼음 맥주로 인지도를 쌓은 ‘역전할머니맥주’ 또한 저온 숙성 맥주 브랜드 중 국내 유일하게 '생맥주 공급장치 특허’, '슬러시 맥주 특허' 등을 보유, 고객에게 가장 맛있는 온도의 맥주를 최상의 상태로 공급하고 있다.
품질과 편의성 다 잡은 ‘특허기술’ 주목
제품 품질 유지(신선도)와 편의성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가 더욱 커지면서 식품업계에서는 특수 패키징 기술을 사용해 차별화 한 제품을 활발히 선보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배달음식, 가정간편식(HMR)상품의 소비가 증가하며 상품 포장 기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로 온라인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 ‘파리바게뜨’는 케이크를 배달할 때 케이크가 움직이는 것을 막아주는 포장 제품을 개발해 특허 등록을 했다.
파리바게뜨의 '케이크 딜리버리 패키지'는 제품 파손 우려로 제한적이었던 베이커리 딜리버리 시장에 변화를 일으켰다.
반원형 모양의 2개 세트로 구성된 이 패키지는 일반적인 원형 케이크부터 장식을 얹은 데코레이션 케이크까지 형태가 손상되지 않도록 보호해주며, 보냉제를 넣을 수 있는 별도 공간이 있어 제품의 신선도를 유지시킬 수 있다.
푸드테크 기업 ‘태방파텍’은 국내 최초로 '쉼쉬는 포장필름'을 개발한 회사로 일본, 중국, 싱가포르에서 특허를 획득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찜팩(ZZim pak)은 필름을 뜯지 않고 전자레인지에 바로 돌릴 수 있어 음식의 수분을 보존해 식감과 풍미를 더해준다. 전자레인지 가열 시 압력밥솥처럼 과포화 증기가 생성돼 찌는 효과를 극대화시킨다.
가열된 수분이 임계점(120도)에 달하면 찜팩의 특수한 기술로 일부 공기구멍이 열려 내부 압력을 배출한다. 이지필(Easy Peel)형 필름 제품으로 손쉽게 개봉 가능하며, 환경호르몬 0%의 친환경 필름(ECO-PP)을 사용했다.

태방파텍 정희국 대표는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는 식품업계에서 식품용기는 제품의 차별화 요소가 되고 있다”며 “포장 용기기술은 단순히 내용물을 보호하는 것에서 제품의 품질을 지키고 소비자 편의를 높이는 것으로 점점 진화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