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정부의 코로나19 소상공인 지원정책 실효성 있었나?

2020.05.04 10:30:42

코로나19로 외식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외식업체를 찾는 고객수가 폭락하면서 하루하루 힘겹게 버티던 외식업체의 상당수가 폐업이나 휴업을 결정했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단계적으로 완화한다는 입장이나 언제든 코로나 확진자가 증가할 수 있다는 불안감은 여전하다.

 

몇 개월째 이런 상황에 처하다보니 정부의 소상공인 지원정책에 대한 회의적 여론이 나오기 시작했다. 외식업계의 상황이 날로 힘들어짐에도 소상공인 지원정책이 실질적인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4월 24일 (사)한국외식업중앙회(회장 제갈창균) 산하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은 ‘외식업계 코로나19 사태 영향 모니터링 6차 조사 보고서’를 발행했다. 지역별(전국), 업종별(주요 영향 업종) 사업체 비중을 고려하여 선정한 외식업체 600곳을 대상으로 4월 6일~10일 총 5일간에 걸쳐 방문 및 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해당 보고서에서는 코로나19 발생에 따른 정부 지원 정책의 수혜율이 1.7%에 그쳤고, 수혜를 받은 기업의 전반적 만족도도 5점 만점에서 평균 2.26점에 불과하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생계가 달린 상황에서 정부의 지원정책을 수혜 받은 업체가 1.7%에 그친다는 것은 다소 충격적이다.

 

드라마나 예능프로그램의 시청률이 2~3%만 나와도 ‘애국가 시청률’이라는 놀림이 따라붙는다. 하물며 이런 위급한 시기에 정부의 지원 정책의 수혜율이 평균 1.7%라는 것은 바라보는 국민들로 하여금 참담한 심정을 느끼게 한다.

 

100개의 업체 중 2개 업체도 지원정책의 수혜를 받지 못했다는 것은 사실상 정부의 소상공인 지원정책이 아무런 실효도 발휘하지 못했음을 시사한다. 결국 소상공인들과 외식업계 종사자들은 정부의 도움 없이 스스로 이 힘든 상황을 버텨내고 있는 것이다.

 

 

조사 결과를 자세히 살펴보면 ‘일 평균 고객 수’의 경우 조사에 참여한 외식업체의 80.8%에서 고객 수가 감소했다고 답했다. 업종별로 보면 한식 85.5%, 중식 67.2%, 일식과 서양식 77.4%, 치킨 전문점이 86.2%로 고객이 줄었다고 답변했다.

 

 

또한, ‘종업원 수’의 경우 조사에 참여한 외식업체의 35.2%에서 종업원을 감원하였다고 응답했으며, 업체당 평균 종업원 수는 지난 1월 2.1명에서 3월 1.5명으로 약 0.6명이 감소(감소율 28.6%)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41.1%, 충청권이 40.3%, 전라권이 39.7%, 경상권이 39.1% 순으로 종업원의 수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도 한식이 39.2%, 중식 34.5%, 일식과 서양식이 38.7% 등으로 종업원의 수를 줄였다. 배달보다 홀 영업이 주를 이루는 업종일수록 종업원의 수를 줄인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발생에 따른 정부 지원 대책에 대한 외식업계의 만족도는 어떠할까? 조사결과 외식업체의 만족도는 5점 척도 기준 평균 2.26점으로 보통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코로나19 지원 대책의 평균 인지율은 26.0%, 수혜율은 1.7%인 것으로 나타났다.

 

좀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인지도는 경영안정자금(86.3%), 긴급재난지원금(52.4%), 국세 세제(47.9%)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수혜 여부의 경우 경영안정자금(12.7%), 긴급재난지원금(5.3%), 국세 세제(2.9%) 순으로 높게 나타났고 그 밖의 지원 정책은 1% 미만의 수혜율을 보였다.

 

이 중 경영안정자금 대출은 86.3%의 외식업체가 인지하고 있었고, 27.3%의 업체가 신청했으나 최종적으로 12.7%의 업체만 수혜를 받을 수 있었다. 긴급재난지원금의 경우에도 52.4%의 업체가 이에 대해 알고 있었으나 15.1%의 업체만이 지원금을 신청했고 최종적으로 5.3%의 업체만 수혜를 받을 수 있었다.

 

 

특히 종업원 고용 유지와 직접적 관련이 있는 고용 유지 지원금의 경우 인지율이 20.4%에 반해 신청률은 1.2%, 수혜율은 0.3%로 인지율에 비해 신청률과 수혜율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여러모로 소상공인 지원정책에 대한 홍보가 부족했고, 신청유도 및 수혜율이 낮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정부의 지원 정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면서 많은 외식업체에서 직원을 해고하거나 무급휴가를 내릴 수밖에 없었고 이는 바로 종사자들의 경제적 어려움으로 이어졌다. 이런 식의 악순환이 몇 개월째 반복된 셈이다.

 

또한 표에서 볼 수 있는 착한 임대인 세액공제의 경우 대대적인 홍보로 인해 인지율은 38.1%에 달했으나 임대인이 아닌 단순 사업주가 신청할 수 없는 지원 대책이다 보니 실질적으로 외식업주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전무했다.

 

이번 조사를 통해 드러났듯이 정부의 코로나19 관련 소상공인 지원정책은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수혜를 본 소수의 외식업체들이 있지만 그들에게도 충분한 지원이 돌아갔다기 보다 최소한의 지원이 이뤄졌다고 보는 것이 옳다.

 

 

더군다나 5월이 되어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다고 해도 당장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으로 고객의 방문이 늘어날 것이라 보긴 어렵다. 정부는 코로나19가 종식된 후를 고려해서라도 소상공인 지원정책에 실효성을 갖춰야 한다.

 

현재의 소상공인 지원정책들은 다양한 사례들을 포용하기 위해 꽤 많은 카테고리로 나눠져 있다. 표에서 볼 수 있듯 거의 20개에 가까운 지원정책들이 마련되어 있는데, 이 중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지원은 경영안정자금과 고용유지지원금, 국세 세제, 긴급재난지원금 정도다.

 

때문에 향후 대량 휴·폐업 및 해고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다른 지원 정책보다 경영안정자금 및 고용유지지원금 등과 같이 외식업체의 운영 및 고용에 직결되는 지원 정책에 더 많은 예산을 편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지원 정책에 대해 인지하고 있어도 신청 과정의 불편함이나 실질적으로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신청을 망설이는 업체들도 많다. 이런 불합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보다 실효성 있는 수준의 지원 정책을 마련하고 지원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

 

그 밖에도 수혜율이 1%대 미만에 머물러 있는 수많은 지원 정책에 대한 홍보와 개선도 필요하다. 다양한 케이스를 포용하려는 시도는 긍정적이지만, 결국 수혜를 받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정책의 가치는 실효성에서 나온다. 실효성을 갖추지 못한 정책은 결국 전시행정,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을 벗어날 수 없다. 소상공인과 외식업계는 가장 현실적인 삶을 살아가는 국민들을 대표하는 집단이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의 이번 조사 결과는 결국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소상공인들의 타격을 정부가 전혀 보조해주지 못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모든 국민들이 어려움에 처해 정부와 지자체가 여러 지원책을 강구하는 요즘. 코로나19 종식 이후, 모든 경제시계가 정상화될 때까지의 기간을 생각해서라도 보다 실질적인 소상공인 지원정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남혁진 칼럼리스트 apollon_nhj@foodnew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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