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한 지붕, 두 가게 ‘듀얼 스토어’ 수익도 좋지만...

2020.04.23 10:00:09

편의점 이마트24는 지난해부터 ‘이마트24 X 스무디킹’ 시범 사업을 통해 편의점 한 곳에서 두 개 가맹점을 동시에 운영하는 ‘듀얼스토어’ 전략을 펼쳤다. 이는 한 매장에서 두 개의 가맹점을 운영해 부가 수익 창출을 노리는 전략이다. 이마트24 본사는 스무디킹 가맹점 운영을 희망하는 점주를 대상으로 음료 제조설비 등 초기 시설 투자비용을 지원했다.

 

 

듀얼스토어는 매출 하락을 우려한 외식업계가 오프라인 점포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택한 새로운 전략이다. 듀얼스토어는 하나의 매장에서 두 가지 이상의 외식 브랜드 메뉴를 판매하는 듀얼매장 형태, 배달이나 테이크아웃에 특화된 매장, 식사와 장보기가 동시에 가능한 그로서란트, 기존 매장에 일부 공간을 임차하는 숍인숍, 외식업에 타 업종을 결합한 믹스토랑 등 다양한 형태가 존재한다.

 

수익성 향상을 위한 변화 ‘듀얼스토어’

일본의 경우, 이미 오래전부터 미용실 카페, 세탁 카페 등 타 업종을 결합한 매장부터 자투리 공간을 최대한 활용한 숍인숍 점포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제 우리나라에도 본격적인 듀얼스토어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흐름에 따라 우리나라 정부에서도 관련 규제를 완화했다.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제36조(업종별 시설기준)에 따르면 식품접객업의 영업장 기준이 ‘독립된 건물이거나 식품접객업의 영업허가를 받거나 영업신고를 한 업종 외의 용도로 사용되는 시설과 분리, 구획 또는 구분되어야 한다’로 바뀌었다.

 

기존의 법규에 ‘구획 또는 구분’이라는 문구가 추가됨으로써 소상공인들이 듀얼스토어 등 새로운 영업장 시설기준을 충족시키기 용이해졌다. 따라서 이런 규제 완화가 듀얼스토어의 확산에 촉매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런 흐름에 따라 우리나라의 많은 외식업체들도 듀얼스토어 전략을 펼치기 시작했다.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는 일부 매장에 숍인숍 방식으로 빽다방을 입점시켰다. 매장에서 식사를 하고 나오는 소비자들이 다른 카페로 이동하지 않고 바로 커피를 즐길 수 있도록 안배했다.

 

사모펀드 인수 후 종합외식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는 놀부 역시 이러한 듀얼스토어의 대표사례다. 놀부는 대표매장인 놀부부대찌개 매장에서 흥부찜닭과 쫄면 주는 삼겹본능 등 다양한 메뉴를 함께 맛볼 수 있는 복합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놀부 전체 매장 중 30% 가량이 이러한 복합매장이다. 또한 해당 브랜드들은 배달에도 특화되어 있어 수익성 향상에 더 큰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 밖에도 죠스떡볶이와 바르다김선생은 지난 2월 테이크아웃 및 배달 전용 듀얼매장을 오픈했다. 이 듀얼매장은 한 개의 점포에서 두 개의 브랜드를 동시에 운영하고 있으며 테이크아웃이나 배달 고객을 중점으로 설정했기에 홀을 포기해 임대료를 대폭 낮췄다. 수익성을 노리고 배달에만 집중하되 두 가지 브랜드를 한 곳에 동시에 운영하는 형태라 이해하면 쉽다.

 

외식업과 타 업종의 조화도 눈에 띈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코인 빨래방에 소규모 카페나 편의점을 접목시키는 수익 모델이 확산되기 시작했는데, 올해는 그 구성이나 범위가 더욱 공격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국내 최초로 로봇카페 상용화에 성공한 달콤커피는 패션그룹형지와 손잡고 패션과 로봇카페를 접목한 복합매장을 선보였다. 여성복 브랜드 크로커다일레이디와 로봇카페 비트가 힘을 모아 패션매장 입구에 로봇카페를 설치. 로봇이 다양한 메뉴를 제조하는 퍼포먼스로 쇼핑몰을 찾은 손님들의 관심을 끌고 쇼핑을 하고 쉬는 중에 커피를 즐기는 편리함을 제공하고 있다.

 

듀얼스토어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과 우려

듀얼스토어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대체적으로 긍정적이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와 언론의 인터뷰를 보면 자신이 원하는 브랜드를 보다 편리하게 접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는 반응이 컸다. 예를 들어 이마트24에 함께 입점한 스무디킹을 이용한 사람들이 평소 좋아했으나 매장이 멀어 아쉬웠던 스무디 킹을 보다 쉽게 접하게 되어 만족스럽다는 식의 반응이다.

 

또한, 소비자의 입장에서 선택지가 다양해지고, 한 매장을 이용하면서 다른 매장도 함께 이용하는 색다른 재미를 느끼는 사람들도 많았다. 부대찌개 집을 갔다가 삼겹살이나 떡볶이 등의 메뉴를 먹거나 쇼핑을 하며 음료를 즐기고, 세탁을 하며 기다리는 시간에 커피를 즐기는 등 다양한 선택지가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주들 역시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이다. 사모펀드에서 맡은 프랜차이즈 본사들의 경우, 수익성의 향상이 최우선이기에 이러한 듀얼스토어 운영이 당연한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또한 가맹점주들은 저렴한 비용으로 두 가지 브랜드 매장을 운영하고 추가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어 나쁠 것이 없다는 반응이다.

 

필자 역시 듀얼스토어가 시대의 흐름 상 피할 수 없는 변화이며 앞으로 이러한 복합적인 형태의 매장, 공유 주방 등이 더 확대 되리란 생각이다. 다만 이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첫째 아직 소비자들의 대다수가 듀얼스토어의 형태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다는 우려다.

 

 

일본의 경우 듀얼스토어 및 다양한 형태의 복합매장에 익숙한 편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복합매장에 대해 낯설어 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때문에 낯선 형태의 매장에 대한 적응과 홍보를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우려가 있다.

 

둘째로 불필요한 오해가 발생할 수 있다. 지난해 SNS 상에서 배달 어플에서 우선적으로 필터링해야할 음식점을 찾는 방법이 유행한 적이 있다. 예를 들어 치킨을 판매하는 매장에서 세부사항의 상호명에 ‘ㅇㅇ족발’ 등 다른 업종을 추가해두면 우선적으로 걸러내는 것이다. 

 

듀얼스토어는 이러한 음식점들과는 맥이 다르지만 자칫 배달과 테이크아웃을 중심으로 하는 듀얼스토어의 경우 이러한 오해가 직격탄이 될 수 있다. 또한 실제로 한 매장에서 여러 음식을 조리해 판매하면서 집중도가 떨어져 퀄리티 저하가 있을 수 있다. 이런 부분에 대한 대비와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셋째로 음식의 맛과 퀄리티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한 매장을 둘로 나누어 쓰거나 전혀 다른 두 업종을 결합한 듀얼스토어는 해당 음식의 맛과 서비스가 떨어져서는 안 된다. 듀얼스토어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매장의 규모, 서비스, 음식의 맛 등 모든 것에 만족해야한다.

 

흥미 위주의 마케팅보다는 편리하고 다양한 선택이 가능한 새로운 외식문화 라는 생각이 들도록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이야기다. 매장의 크기만 작아지고 전문성이 떨어진다거나 음식의 맛이 관리가 되지 않으면 언제든 도태될 수 있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의 후기들에 따르면 이마트24 내에 오픈한 스무디킹을 이용하던 중 직원들이 음료를 만드는 법에 대한 숙지가 부족해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는 의견들이 일부 있었다. 이 외에도 세탁카페의 경우 공간이 차를 마시기에 적합한 분위기가 아니라는 의견도 있고, 배달을 위주로 하는 매장의 경우 다양한 메뉴로 인해 전반적인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평도 있다.

 

듀얼스토어가 잘 자리 잡기 위해서는 이런 부분에 대한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 아직 듀얼스토어를 하나의 문화로 받아드리기 보다는 수익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잠시의 일탈로 보는 눈이 존재함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여러 가지 이슈들로 모두가 어려운 상황인 식품외식산업에서 듀얼스토어를 비롯한 다양한 복합매장이 하나의 새로운 탈출구가 되길 바라본다.

남혁진 칼럼리스트 apollon_nhj@foodnew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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