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인사이트]자영업자, 자영업을 말하다 '한자리서 오래 장사하고 싶다면'

  • 등록 2020.03.12 10: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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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치는 반짝 유행업종의 범람은 자영업 수명을 단축시키는 주요인이다. 장수하는 사업자가 되고 싶다면, 창업할 때부터 멀리 내다보고 3년, 5년 그 이상 버틸 수 있는 생존 전략을 짜는 것이 좋다.

 

18년째 이어온 종로 서대문역 골목에 위치한 ‘한옥집’의 사례가 그렇다. 한옥집은 수시로 변하는 외식 트렌드와 결을 달리하는 업종 중 하나다.

 

 

한옥집 윤철 대표는 “아침에 집에서 김치찌개 먹고 나온 사람도 점심에 먹으면 또 무난히 먹을 수 있는 음식이 김치찜이다”며 “이태리 사람한테 하루 세끼 피자만 줘도 무난히 먹는 것과 똑같이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한옥집 윤철 대표는 2002년 서대문에 작은 식당으로 창업해 국내 최초 김치찜을 개발, 3년 뒤인 2005년부터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

 

대중적인 메뉴에 전문성이란 칼을 갈아야 오래 버틸 수 있다고 강조하는 그는 “창업 초기엔 누구나 열정 가득하다. 하지만 실패가 계속되고 1~2년간 운영하다 생각만큼 장사가 안되면 지쳐 포기한다.”고 말하는 그는 “공부 또 공해야 한다. 김치 맛의 핵심인 산도, 염도, 당도, 조직도 기준을 정하고 메뉴 개발에 몰두했다. 원하는 맛이 나오지 않으면 과감히 전량 폐기했다. 중간에 김치 맛이 달라져 8천만 원 어치를 폐기한 적도 있다.”고 전했다.

 

지금의 한옥집 김치찜이 탄생하고 자릴 잡을 때까지 그 또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하지만 그의 맛에 대한 연구는 멈추지 않았고, 현재 CJ오쇼핑과 손잡고 상온 HMR(가정간편식)형태의 김치찜과 김치찌개 제품을 개발하기도 했다.

 

늙지 않는 비결은 무엇일까? 지속적인 운동과 건강 관리다. 소자본 창업자가 장수하는 비결도 비슷하다.

식당이 유명세를 얻으며 대기업과 제휴하는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지만 윤 대표는 여전히 고객이 다시 매장 찾을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한다.

 

 

가령 한옥집에는 한식당이면 흔히 볼 수 있는 밥장고가 없다. 오랜 시간 넣어두면 밥 맛이 떨어지기도 하지만 마케팅의 한 부분이기도 하다. 갓 지은 따뜻한 밥이라는 이미지를 통해 고객에게 심리적 만족감을 선사한다.

또한 수익률이 낮더라도 혼밥 시대에 맞게 1인 주문을 가능하게 했고, 서비스로 공깃밥과 라면 사리를 추가해준다.

매장 가운데에서 주문 즉시 만들어주는 대왕 달걀말이와 떡갈비도 인기 메뉴다.

끝으로 윤 대표는 “식당을 하며 어려운 순간도 많았지만, 근성으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갔다. 멀리서 찾아온 손님도 잊지 않고 다시 찾아올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지금 나의 역할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주변에서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는 오래 전에 사라졌는데, 홀로 살아남은 가맹점이 건재하게 영업하는 사례들을 가끔 본다. 가맹본부와 무관하게 지역사회에 뿌리를 잘 내렸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종로3가에 본사는 8년 전에 사라졌지만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국밥집이 있다.

‘삼삼국밥’의 김석규(39세) 사장은 지인이 13년 동안 운영하던 가게에서 일을 배우다 이곳을 인수했다.

현재 전국에 남아있는 삼삼국밥은 종로3가점이 유일하다. 프랜차이즈 본사가 없는 상황에서 사업을 지속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매장 인수 전 종로 인근의 주점과 치킨호프 브랜드를 운영하며 사업감각을 키운 그는 “처음 매장을 맡았을 때는 업무량이 생각보다 많아 힘들었다. 특히 물류를 공급해주는 본사가 없기 때문에 유통구조부터 손 봤다. 그리고 점포를 알리는데 집중했다. 무엇보다 평일, 주말, 공휴일 쉬지 않고 항상 열려 있는 국밥집으로 인지도를 쌓았다.”고 전했다.

 

삼삼국밥 매장은 종로3가역 5번 출구 바로 앞에 있다. 아래로 조금만 걸어가면 어르신들의 오랜 쉼터인 탑골공원이 있다. 그만큼 혼자 오는 어르신들이 단골 손님의 절반을 차지한다.

가격이 저렴하고 진한 국밥의 맛도 뛰어나 아침 식사를 하고 저녁에 재방문을 하는 어르신들도 자주 볼 수 있다. 삼삼국밥이 처음 생겼을 때부터 찾은 분들이 대부분이다.

 

 

고객층을 확장하기 위해 그는 주변 직장인들과 외국인 고객을 타깃으로 가성비 전략을 펼쳤다.

콩비지 5천원, 초가성비 밥집으로 주변 직장인들에게 어필했고, ‘따로국밥’부터 ‘뚝배기불고기’까지 다양한 식사메뉴를 5~6000원대 가격으로 저렴하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반찬은 김치, 깍두기와 매일 상황에 맞게 1가지를 더해 총 3가지가 나간다. 단체 손님이 와도 각각 한상차림으로 제공해 만족감을 높였다.

인사동과 가까운 거리상의 이점도 활용했다. 종로 길에서 여러 가지 한국 전통음식을 맛볼 수 있어 검색을 통해 찾는 이들이 많다. 그는 매장 앞 게시물과 메뉴판에 영어, 일본어, 중국어를 함께 표기했다. 방문한 관광객과 소셜 맞팔 등 소통하며 매장을 알리고 있다고. 그 결과 삼삼국밥 또한 주말에는 50% 이상이 외국인 손님이다.

지속적인 마케팅은 외부의 악재를 극복하는 비결이다. 고객 소통을 증진시켜 충성고객을 만들고 홍보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때문이다.

이준 기자 jun4548@foodnew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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