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의 증가세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통계청이 실시한 인구총조사 기록을 보면 2018년 우리나라 1인가구 비중은 29.3%(584만 명)에 달했다. 혼자 사는 삶을 선택하는 이들이 많아지며 식품·외식 문화도 바뀌었다.
일본은 우리보다 앞서 ‘오히토리사마’(お一人様, 혼자 온 손님) 문화가 일찌감치 자리를 잡았다. 식당, 술집 등에는 ‘오히토리사마’를 위한 1인 좌석이 마련돼 있으며, 1인용 조리기기가 인기를 끈다.

마케팅 전문가 아라카와 가즈히사는 책 ‘초솔로사회’ 통해 2035년이면 일본 인구 약 50%가 독신으로 살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미 일본의 1인 가구 비율은 2017년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35%를 기록했다.
주류 문화로 커진 ‘혼밥’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집단주의 문화 성향이 짙은 우리나라에선 혼자 밥을 먹는 일은 기피했다. 일본도 벤조메시(便所飯, 화장실에서 밥을 먹는 일)라 해서 ‘혼밥’을 숨기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1인 가구가 성장하며 이제는 당당히 ‘혼밥’, ‘혼고기’, ‘혼술’을 즐긴다.

일본에서 1인 고깃집으로 가장 유명한 건 ‘야키니쿠라이크’이다. 2018년 도쿄 신바시에 1호점을 오픈해 인기를 끌며 빠르게 점포 수를 확장했다. 1인용 무연 로스터가 테이블에 설치돼 있어 편하게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다. 가격도 1인분에 330엔부터 시작해 저렴하며, 치맛살, 갈빗살 등 다양한 부위 주문이 가능하다.

패밀리 레스토랑 체인기업 주식회사 '스카이락'은 작년부터 ‘가스토’ 매장에 1인석을 별도로 마련했다. 신오오쿠보점을 포함해 1인석이 설치된 매장은 현재 20곳이 넘는다. 시간 제한이 없고 콘센트도 마련돼 있어 식사하며 개인 업무를 보는 회사원들이 많다. 스카이락은 앞으로도 패밀리 레스토랑에 1인석을 더욱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외식보다 내식! 1인용 조리기기 인기
1인 가구의 특징 중 하나는 외식보다는 내식을 즐긴다는 것이다. 퇴근길에 장을 봐서 집에서 혼자 요리를 만들어 먹는 이들이 증가하며 1인용 조리기기가 인기를 끌고 있다.

가전제품을 만드는 주식회사 ‘THANKO’의 1인용 가전 시리즈가 지난해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소형 밥솥은 물론 미니 프라이어, 찜기, 로스터를 활용해 혼사서도 적은 양의 튀김, 찜, 꼬치 등 요리를 간편하게 만들 수 있다.

특히 토스터+프라이팬이 하나로 합쳐진 제품은 식빵을 구우며 발생하는 열로 저절로 달걀프라이가 완성된다. 바쁜 아침 시간에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가격은 2,100엔부터 5,000엔 사이로 비교적 저렴하고, 사용법이 간단해 고령자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솔로충(充)’이란 혼자서의 삶을 충분히 즐기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1인 소비는 변화된 사회분위기로 인해 더욱 보편화될 것이다. 1인 가구의 총 지출에서 식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우리나라에서도 ‘솔로충(充)’을 잡기 위한 식품·외식 기업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