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로 음식배달·택배로 인한 일회용 쓰레기가 급증하면서 ‘환경보호’가 소비의 중요한 가치 중 하나로 떠올랐다. 이는 본인이 가치를 부여하는 제품에 대해 과감히 소비하는 '가치 소비' 트렌드 확산과 맞물리면서 기업의 중요한 마케팅 기준이 되고 있다.
정부 또한 친환경 포장 정책을 강화하면서, 기업들은 능동적이고 선제적으로 필환경을 맞이하는 모양새다.
가장 적극적으로 친환경을 받아들인 곳은 식품업계다. 곳곳에서 플라스틱과 비닐을 줄이는 포장을 할 뿐만 아니라 친환경 패키지를 적용한 제품이 주목을 받고 있다.

온라인·홈쇼핑, 포장재 통해 ‘친환경’ 선도
진화하는 친환경 포장재…영역 지속 확대
동원홈푸드가 운영하는 온라인 장보기 마켓 ‘더반찬&’이 신선식품 포장용 스티로폼 박스를 ‘친환경 종이박스’로 대체했다.
더반찬&은 지난달부터 일부 수도권 지역을 대상으로 스티로폼 박스 대신 친환경 종이박스를 활용한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더반찬&이 도입한 종이박스는 100% 재생지로 만들어 친환경적이며 종이를 두 겹으로 제작해 보냉력과 완충력을 강화했다.

또한 동원F&B '양반김 에코패키지'는 외부 충격으로부터 내용물을 보호하는 플라스틱 용기를 제거했다.
포장 부피가 줄어 플라스틱은 물론 비닐과 종이 사용까지 절감했다. 포장지에 '레이저 컷팅 필름' 기술을 도입한 점선을 넣었으며, 포장지를 뜯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제품 파손을 방지했다.

오리온은 ‘플렉소’ 방식 인쇄설비에 약 48억 원을 추가 투자해 환경 친화적 포장재 생산을 강화한다.
오리온은 지난해 70억 원을 투자해 올해부터 플렉소 인쇄설비로 포장재를 생산하고 있다. 플렉소 인쇄는 기존 그라비어 인쇄와 달리 양각 인쇄방식을 통해 잉크 사용량을 대폭 줄일 수 있는 환경 친화적 인쇄 방식이다.
풀무원은 국산콩두부 10종의 제조 전 단계와 폐기 단계에서 플라스틱 포장재 줄이기, 재활용이 쉬운 포장재 도입, 화학물질이 남지 않는 수성잉크 사용 등을 통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데 앞장서고 있다.
최근엔 수분리 라벨을 적용한 '프레시 석류&콜라겐·당근&망고'를 출시했다. 수분리 라벨은 물에 쉽게 녹아 분리가 쉽다.

최근 정식품은 '베지밀 검은콩 두유' 병 제품을 리뉴얼했다.
에코 라벨을 도입해 소비자가 쉽고 빠르게 라벨을 제거하고 재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절취선 부분에 '라벨을 병과 분리해서 재활용해 주세요'라는 문구를 넣어 소비자의 자발적인 분리배출 참여를 유도했다.
내년 초 '달콤한 두유 베지밀 비' 950㎖ 팩을 시작으로 대용량 제품군에 친환경 원료로 만든 바이오 캡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밀키트 기업 프레시지는 플라스틱 패키지를 지함 형태 종이 패키지로 교체했다. 자연 분해하지 않는 플라스틱 사용량을 90% 이상 줄였다. 별도 제공한 레시피 안내문을 패키지 후면에 넣어 종이 사용량도 감소했다.
친환경 인증 소재를 사용한 제품도 있다.
편의점 CU는 이달 초 친환경 발포 PLA 용기를 도입한 '채식주의 도시락' 시리즈를 출시했다. 콩불고기 바질파스타와 단호박 크랜베리가 담긴 파스타형 도시락이다. 제품 포장 용기는 사탕수수, 옥수수 등 식물성 재료로 만들었다. 발포 PLA는 180일 이내 자연 분해 돼 별도 분리배출 없이 일반 쓰레기로 버릴 수 있다.

롯데제과는 9월부터 '마가렛트'에 녹색인증 포장을 도입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녹색인증사무국으로부터 환경 독성 물질 대체·유해성 저감 관련 인증을 받았다.
관계자는 "고객 만족과 편의, 실용성을 넘어 환경적인 가치까지 지켜나가는 것이 기업에게 중요한 과제가 됐다"며 "환경적 책임을 다하는 필환경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노력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