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육아로 모인 여성들이 설립한 협동조합 프랜차이즈 ‘베러댄와플’

  • 등록 2020.08.26 11: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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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가맹점에 대한 프랜차이즈 본사의 갑질 문제가 터지며 해당 브랜드는 여론의 뭇매를 맞아야 했다. 이후 본사와 가맹점간 ‘상생’하는 구조 구축은 프랜차이즈 업계가 해결해야 하는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해결책 중 하나가 바로 본사와 가맹점을 동등한 관계로 바라보는 ‘협동조합’이었다.

 

 

와플 전문 프랜차이즈 ‘베러댄와플’은 여의도에서 공동육아를 위해 만난 여성들이 힘을 합쳐 만든 협동조합형 프랜차이즈다. 물품구매, 정책 변경 등 주요 안건이 생기면 조합원이 모여 의사 결정권을 행사한다. 조합원은 누구나 평등하게 1인 1발언권을 가진다.

 

상생하는 프랜차이즈 위해 나선 육아맘 모임

베러댄와플 협동조합은 이수민 이사장을 포함한 5명의 여성이 육아를 위해 만나면서 시작됐다. 같이 동네에서 작은 카페를 운영해 보려고 관련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찾아봤으나 창업비용이 너무 비싸 엄두가 나지 않았다.

 

직접 합리적인 비용으로 창업할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도전 정신이 생겨 이들은 수소문하며 와플 전문가를 찾아 나섰다. 그러던 중 지금 30년 경력의 와플전문가 최일통 이사를 만나게 됐다. 이후 본사와 가맹점이 상생하는 프랜차이즈를 만들고 싶다는 뜻이 맞아 성남에 와플 생지 공장을 건립하고, 2016년 10월 베러댄와플 1호점 ‘이대점’을 오픈했다.

 

이수민 이사장은 “베러댄와플을 준비할 당시 프랜차이즈를 바라보는 대중이 시선은 곱지 않았다. 본사와 가맹점이 이익을 공유하며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고자 협동조합형 프랜차이즈로 베러댄와플을 시작했다.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믿을 수 있는 저울을 만든 것’이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다”고 말했다.

 

카페 커뮤니티서 입소문 나며 빠르게 확장

1호점을 오픈하고 별도의 마케팅을 하지 않았지만 베러댄와플은 6개월 만에 가맹점을 50개로 확장했다. 카페, 자영업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와플이 맛있다는 소문이 퍼지며 자연스럽게 창업 문의로 이어졌다.

 

베러댄와플은 냉동완제품을 해동해 사용하는 일반 카페와 달리 직접 매장에서 와플을 굽는다. 30년 경력의 제빵장인의 레시피로 만든 와플 생지를 2차 숙성 후 전국 가맹점으로 배송한다. 매장에 도착한 생지는 발효기에서 한 차례 더 숙성을 거친다.

 

 

밀가루 냄새가 나지 않고 식어도 와플의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식감을 오래 유지한다. 사용하는 재료도 와플의 본고장 벨기에산 천연 효모, 펄슈가를 사용해 정통 리에주식 와플 맛을 재현했다.

 

푸드테크 활용한 가맹점 100일 관리 프로젝트

베러댄와플은 체계적인 가맹점 관리를 위해 올해부터 푸드테크 기업 주식회사 외식인의 FQMS(프랜차이즈 품질 관리 시스템)을 활용한 ‘가맹점 100일 관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외식인의 FQMS는 모바일 앱 하나로 매장 품질 점검 및 전체 가맹점 관리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서비스다.

 

베러댄와플은 외식인과 협업해 가맹점 품질(Q), 서비스(S), 위생(C)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가맹점 오픈 후 100일간 10번 이상 방문하며 집중 관리기간을 가진다. 첫 달에는 일주일 간격으로 매장을 찾아 생지 발효 시간, 와플 보관 방법부터 테이블 청소 상태, 고객 응대 등 외식업의 기본이 흐트러지지 않게 잡아준다.

 

 

베러댄와플 가맹사업을 총괄하는 김영국 팀장은 “오랫동안 지속하는 브랜드가 되려면 탄탄한 가맹점 관리 시스템 구축이 필수이다. 외식인 관계자들과 회의를 거쳐 베러댄와플 가맹점만을 위한 체크리스트를 만들었다. 수기로 할 때보다 디테일한 점검이 가능하고 보고서가 현장에서 바로 생성돼 업무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후 오픈한지 두 달째부터는 가맹점주와 상의해 신규 고객 창출을 위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또한, 홀 운영이 자리 잡히면 배달 시스템 세팅과 손익계산서 작성법을 알려준다. 방문 때마다 점주와 손익계산서를 확인하며 수익률 개선을 위한 방법을 논의한다.

 

김 팀장은 “가맹점 100일 관리 프로젝트 핵심은 점주 스스로 매장을 경영할 수 있게 자생력을 키워주는 것이다. 손익계산서를 보고 재고 관리, 인력 구조개선 등 문제점을 찾아 해결책을 제시해준다. 시작할 때만 해도 외식인 앱에서 B등급이던 매장이 100일 관리 프로젝트를 거치며 마지막에 S등급으로 올라가며 매출도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외식인의 FQMS 즉, 푸트테크를 이용한 객관적인 품질 관리가 매출 향상으로 이어진 것이다”고 전했다.

 

혼자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간다.

베러댄와플 협동조합의 경우 가맹점주가 바로 조합원의 자격을 갖는 것은 아니다. 창업을 하고 2년 동안 매장을 운영하면 조합 내부 회의를 거쳐 가입 여부를 결정한다. 베러댄와플 협동조합 조합원 수는 현재 총 10명이다.

 

이수민 이사장은 “조합원은 브랜드의 중대사를 결정하는 만큼 일정 기간을 지켜보며 신중하게 결정하고 있다. 조합원은 분기별로 모여 회의를 갖고 정관규약 수정, 필수구매 품목 선정, 연간 계획 수립 등 주요 안건에 대해 의논한다. 브랜드 성장을 위해 헌신하는 만큼 물류 구입비용에서 할인 혜택을 제공해준다”고 말했다.

 

협동조합형 프랜차이즈는 갑과 을이라는 수직 관계에서 벗어나 가맹본부와 가맹점주가 모두 평등한 위치에서 의사결정을 하며 동반 상생을 추구하는 것이 핵심이다. 베러댄와플 협동조합은 육아를 하며 사회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이 중심이 되어 만든 단체다. 중소규모의 협동조합 프랜차이즈로써 외식 시장에 어떠한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활동이 기대된다.

김하루 기자 lumunehito@foodnew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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