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 본 김에 앉았다 가고 싶은, 공간까지 예쁜 우리 디저트 카페

2024.01.02 08:58:28

한식 디저트 즐기기 좋은 곳


전통 떡을 사모하는 마음 하나로

동병상련

 

북한산 자락 아래 호젓한 동네, 성북동. 길상사 방향으로 걷다 보면 20년 역사의 한식 디저트 카페를 만난다. 궁중음식연구원을 거친 중요무형문화재 38호 궁중음식 전수자 박경미 대표의 <동병상련>이다.

 

본래 애달픈 사자성어지만 한자를 들여다보면 ‘다 함께同 떡을餠 사랑하다常恋’라는 전통 디저트에 대한 짙은 애정이 담겨 있는 이름. 1999년 대학가의 활기가 넘치는 이화여자대학교 앞에서 출발해 2017년 이곳에 자리 잡으며 세월에 걸맞은 중후한 모습으로 거듭났다. 방대한 궁중 음식을 연구하던 대표는 특히 고급 한식 디저트에 눈길이 갔다.

 

 

궁중 떡과 한과가 널리 알려지지 않은 터라 걱정이 앞섰지만 친구들에게 두텁떡을 선물했을 때 예상보다 큰반응이 돌아왔다. 대중에게 통하는 지점을 감지한 것이다. 이후 서양 케이크를 즐겨 찾는 젊은 층을 공략해 떡케이크를 개발하는가 하면 여러 개씩 담겨 판매되던 한과와 떡을 낱개로 포장했다. 시도는 성공적이었다.

 

떡도 선물이 된다는 인식이 퍼졌고 간편하게 먹는 떡을 반기는 사람이 늘었다. 현재는 박 대표와 제자들이 함께 일하며 1층은 떡과 한과를 만드는 공방, 2층은 카페로 운영하고 있다. 다양한 떡과 한과, 음청류를 판매하며 그중 궁중에서 먹던 두텁떡, 구름떡, 색단자 등은 전통적인 본연의 레시피를 고수하는 품목. 개성약과와 도라지정과, 사과정과도인기다. 변형을 시도하며 꾸준히 신메뉴도 개발하는데 얼마 전에는 100% 막걸리로 발효한 보리증편을 내놓았다. 일반 증편보다 좀 더 빵에 가까운 식감으로 구수함이 두드러진다.

 

<동병상련>은 본점뿐 아니라 명동 신세계백화점에 지점을 운영 중이다. 관광지답게 외국인 손님의 발길이 잦다. 한과 세트는 한국의 맛을 선물하는 좋은 기념품이 될 터. 시루떡도 반응이 좋다. 대표에게 떡을 배우고 싶다는 문의도 이어져 내년부터는 소규모 클래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어린이들이 떡에 관심을 보일 때 가장 반갑다는 이들. 전통 방식에 현대적인 변주를 가미하는 노력이 계속되는 한 한마음으로 떡을 사랑하는 이들은 더욱 늘어갈 것이다.

 

 

  • 동병상련
  • 서울특별시 성북구 선잠로5길 96 2층

흐르는 전통, 젊은 전통의 맛

강情이 넘치는 집

 

 

아버지도 아들도 강정을 만든다. 아버지는 남들 알아주지 않는 고됨을 알아 반대했고, 아들은 전통이 잊히고 도태된 이유를 찾아 물꼬를 트겠다 다짐했다. “제가 생각하는 전통은 흐르는 것이에요. 당시의 사회 규범에 맞게, 당시에 맛있었던 재료로 만든 전통 한과와 떡이 항상 지금의 입맛을 충족시킬수는 없으니까요.”

 

그래서 황인택 대표가 이끄는 <강정이 넘치는 집>의 강정은 여느 집의 그것과 다르다. 에너지 바 형태로 만들거나 검은깨 강정에 피스타치오와 무화과, 피칸과 크랜베리를 넣고 김밥처럼 말아내는 등 형태나 재료가 다양하다. 딱딱하고 이에 잔뜩 잔여물이 들러붙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던 강정이 부드러우면서 쫀득하고, 단맛보다는 아낌없이 눌러 굳힌 견과류의 고소함이 매력적인 영양 가득 디저트로 다시 태어났다.

 

식감의 비결은 소스의 재료와 끓는점. 견과류를 솥에 쏟아부을 때 끓는점을 조금만 놓쳐도 강정은 딱딱해지거나 눅눅해진다고. 지금이야 넓고 쾌적한 주방에서 만들지만, 황용택 실장과 둘이서 시장을 돌아다니며 좌판을 깔고 장사하던 시절에는 결코 녹록지 않았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한여름에도, 찬 바람에 강정이 깨질 만큼 추운 겨울에도 소스 앞에서 침을 꼴깍꼴깍 삼켜가며 소스가 끓어오르는 찰나의 지점을 지켜봤다.

 

 

2년 반의 노점 생활을 거쳐 어엿한 가게를 차린 지도 어느덧 8년째. 나무로 멋을 낸 세련된 공간에 강정 맛이 더해지니 알아보고 찾는 이도 많건만, 이에 안주하지 않고 최근 10년 만에 강정 소스를 바꿨다. 기존 소스에 조청과 도라지, 배 등을 추가해 마지막까지 입안 가득 꽉 차는 맛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개발에만 두 달이 걸릴 만큼 고된 작업이었지만, 안주하지 않을 수 있어 오히려 즐겁다는 건 대표가 아닌 직원들의 생각이다.

 

실제로 지난 몇 년, 강정뿐 아니라 떡과 한과를 전문적으로 배우고 이곳에서 풀어낸 것도 동료들의 의지였다. 또 한 명의 오랜 동반자 이문규 팀장은 언젠가는 한과 버전의 플레이팅 디저트도 꿈꾸며 분자 요리 등 서양 조리법을 익히는 동시에 전통 발효 수업까지 들으며 열심이라고 하니, 우리 디저트의 가능성을 어디까지 보여줄지 기대된다.

 

  • 강정이넘치는집
  • 서울특별시 강남구 학동로 435 1층

한 상 가득 전통의 맛

김씨부인

 

전통 디저트가 정갈하게 담긴 소반이 앞에 놓인다. 손수 만든 한과와 떡, 정과와 전통차가 소담하게 자리한 한 상. 서래마을 <김씨부인>의 소반 차림을 마주하니 융숭한 대접을 받는 느낌이다.

우리떡한과개발연구원 최순자 원장과 <연희 떡사랑>의 서명환 셰프에게 가르침을 받은 김명숙 대표. 한식 디저트의 방대한 영역을 알아갈수록 카페나 베이커리와 비교해 전통 떡과 한과 전문점이 적은 것에 아쉬움을 느꼈다고 말한다.

 

 

그래서 예부터 귀한 손님에게만 대접한 고급 디저트를 알리고자 2017년 <김씨부인>을 열었다. 대표 메뉴는 찹쌀가루를 막걸리로 반죽해 튀긴 뒤 조청으로 덮은 개성주악. 개성 지역에서도 특별한 자리에만 등장하던 고급 음식이다. 오픈 당시만 해도 개성주악을 설명하느라 입이 마를 정도였지만 1년쯤 지나자 먼저 찾는 손님이 늘었다. 이 밖에 켜켜이 쌓인 층이 돋보이는 찹쌀약과, 각종 과일을 조려서 말린 정과류 등이 준비되어 있다.

 

오미자화채와 오미자정과는 외국인이 특히 즐겨 찾는 메뉴. 낯선 과일이지만 오미자의 새콤하고 오묘한 맛에 매력을 느끼는 이들이 많다. 수확의 계절 가을, 김 대표의 마음과 손이 가장 바빠지는 철이다. 다양한 제철 과일을 말리고 조리거나, 겨우내 사용할 곶감을 준비해야 한다. 햇과일을 버무려 만드는 신과병도 가을 떡이다. 고생을 사서 한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지만 한국의 산과 들에서 나는 재료로 건강한 한식 디저트를 만든다는 자부심이 더 크다고 대표는 말한다.

 

 

얼마 전부터는 조선 시대 1인 1반 문화에서 착안한 기존의 1인 기본 소반 메뉴에 가짓수를 늘린 스페셜 소반, 둥근 달접시에 디저트를 한데 담아 나눠 먹을 수 있게 한 3-4인 세트 메뉴 등의 구성을 추가했다. 또한 메밀차, 대추차, 제주 세작 등 전통 음료부터 커피나 레모네이드, 옛날 팥빙수, 오미자빙수와 같은 디저트로 다양한 입맛을 만족시키고자 한다. 이 땅에서 난 재료로 만든 떡과 한과, 차로 구성된 한 상에 한식 디저트의 지형도가 담겨 있다.

 

  • 김씨부인 한식디저트 카페
  • 서울특별시 서초구 사평대로26길 26-6 2층

놋그릇 가지런히(놋이)

 

징장 전수자 이경동 대표가 운영하는 놋이 공방의 카페. 2층은 쇼룸으로 우리의 전통이 담긴 놋그릇을 이용한 한식 플레이팅을 제안하고, 1층은 놋그릇에 어울리는 한식 디저트를 맛볼 수 있는 카페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 노릇하게 구운 현미 절편에 바닐라아이스크림 그리고 고소한 검은깨와 미숫가루 소스가 제공되는 절편구이가 인기 메뉴다. 그 외 단팥죽, 홍시와 단팥, 수박셔벗, 팥빙수가 있고 음료는 오디차, 생강꿀라테, 대추라테 등이 있다.

 

  • 놋그릇 가지런히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3길 3

꽃담

 

꽃을 담은 전통 찻집’을 뜻하는 업장명처럼 진달래차, 감국화차, 복숭아차, 맨드라미차, 찔레꽃차, 목련꽃차 등 시중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다양한 꽃차 메뉴를 갖추고 있다. 직접 만든 대추고를 진하게 우려낸 계피대추차, 십전대보탕, 홍매실차, 꿀배도라지차 등 몸의 기운을 보강해줄 한방 전통차도 여럿. 향긋한 쑥찰떡을 고소한 콩가루에 묻혀 굴린 콩쑥개떡이나 두텁떡, 앙금인절미, 옥수수떡을 곁들이면 건강한 디저트 한 상이 차려지는 셈이다.

 

  • 꽃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길 19-2 와담빌딩 2층

 

 

관리자 rgmce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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