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맛] 뒷골목에서 발견한 이국적인 다이닝 2선

2023.11.15 10:05:43

 

요리의 세계에 ‘파격을 위한 파격’이란 존재할 수 없다. 입으로 들어가는 모든 것은 반드시 미각적으로 기쁨을 줘야 한다는 전제 때문이다.

 

우연한 발견의 즐거움을 모든 방면에서 남김 없이 구현하는 <바리에가타>, 효소에 대한 현대적 지식을 바탕으로 전통 요리의 본질을 되짚는 <사색>. 모두 파격적이거나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부글거리는 실험실 같은 면모를 보인다. 그러나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파격과 조화 사이에서 길을 찾아내는 균형감각이다.

 

뒷골목에서 발견한 이국적인 다이닝, <바리에가타>

 

지난 8월, 컨템퍼러리 이탤리언 다이닝 <바리에가타>가 신논현 골목길에 뿌리를 내렸다. 엽록소 결핍으로 인한 이파리의 변색 무늬를 가리키는 업장명은 ‘우연한 발견'의 즐거움을 선사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다.

 

<바리에가타>는 부동산 콘텐츠 그룹 TGSP 조경모 대표와 F&B 기업 메이커스푸드 이홍석 대표의 첫 협업 프로젝트로, 두 사람의 만남부터 ‘우연한 발견’의 시작인 셈이다. 부담 없는 양식으로 구성된 런치 메뉴는 점심 미팅에도 손색없고, 와인과 잘 어우러지는 짭짤한 요리에 포인트를준 디너 메뉴는 <바리에가타>만의 이국적인 느낌을 확실하게 살렸다.

 

 

이탤리언 다이닝을 표방하지만, 일본과 프랑스식 조리법을 자유롭게 접붙여 이곳만의 개성이 뚜렷하다. 와인 페어링에도 이곳의 시각이 흥미롭게 담겨 있다.

입구의 근사한 녹색 대리석부터 독특한 질감의 커튼까지 ‘내추럴 스트레인지’ 콘셉트를 충실하게 구현하는 것은 단지 인테리어만이 아니다. 로고, 폰트, 편집숍을 연상시키는 감각적인 음악까지, <바리에가타>의 완성도 높은 브랜딩은 횡재의 즐거움을 확실하게 선사한다.

 

 

■ 단새우 로제 파스타 & 연어 그라브락스 카르파치오

 

처음 오는 손님에게 <바리에가타>의 로제 파스타는 낯설어 보일 수있다. 크림 베이스에 탈리아텔레 파스타를 깔고, 새우 내장과 머리로 만든 비스크 소스를 조심스럽게 붓기만 한 상태로 제공되기 때문이다.

 

크림과 비스크 소스를 비비면 비로소 로제 특유의 색깔과 텍스처가 나타나, 마치 <바리에가타> 무늬가 눈앞에서 생겨나는 것 같다. 쫄깃한 면에 녹진한 버터 맛과 단새우의 은은한 맛이 어우러져 나도 모르게 레드와인을 요청하게 만든다.

<바리에가타>의 연어 카르파치오도 연어 같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비트로 색을 입혀 핑크 레드빛이 돌아서 마치 신화 속 신비로운 물고기 같다. 탱글거리면서도 부드럽게 감기는 짠맛이 화이트와인을 부르고, 요거트 소스, 메이플 시럽, 미역 파우더와의 조화는 시각적으로도 미각적으로도 <바리에가타>적인 발견이다.

 

  • 바리에가타 신논현점
  • 서울특별시 서초구 사평대로55길 37 1층, 2층

제철 재료 한식 맡김차림, <사색>

 

지난 6월 역삼에 문을 연 <사색>은 ‘제대로 된 한식 한 상’을 지향하는 곳이다. ‘명상과 음식’을 의미하는 업장명처럼, 눈으로 보기에만 예쁜 음식이 아니라, 내면에 집중하게 할 만큼 깊이 있는 한식을 선보인다.

 

혹자는 ‘사색’을 ‘4색’으로 읽어, 사계절 순환에 맞춰 제철 요리를 맛볼수 있는 곳임을 눈치챌 수도 있겠다.

 

점심 영업은 하지 않고, 디너 코스만 제공한다. 1부 ‘사색상’은 가벼운 애피타이저와 샐러드류를 제공하고, 2부 ‘미식상’에서는 본격적인 식사를 내보인다.

 

 

총괄 셰프 박정석은 신라호텔, CJ에서 VIP 의전을 담당한 고급 한식 전문가일 뿐만 아니라, 장류, 장아찌, 김치류 등 숙성 음식의 장인이다. 그래서 볶음 요리에 한 달간 숙성시킨 소스를 넣고, 매운탕에 무려 1년 숙성한 양념을 사용하는 등 소스부터 남다르다. 이처럼

 

한식의 본질에 집착하는 자세는 장식을 극도로 절제한 인테리어에도 투영되어 있고, 외국인 손님의 재방문율이 유독 높다는 점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 통꼬리찜 & 버섯전골

 

5시간 삶고, 2시간 졸여 완성되는 소꼬리찜은 틀림없는 간장 색이다. 하지만 간장 맛이 나지 않는다. 다른 곳에서는 경험한 적 없는 오묘한 달콤함이 느껴진달까. <사색>의 조림 간장에는 채소와 과일뿐 아니라 박정석 셰프의 특제 효소가 첨가되기 때문이다.

 

노약자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을 정도로 고기의 식감은 부드럽다. 버섯전골은 야생 버섯을 제외한 8가지 버섯(백만송이버섯, 만가닥버섯, 흰만가닥버섯, 황금버섯, 싸리버섯, 표고버섯, 새송이버섯, 자연 송이버섯)이 들어갔는데 버섯마다 고유한 식감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한우 양지, 한우 사태로 육수를 우려냈고, 살코기도 제공한다. 곁들이는 특제 소스에는 자체 개발한 효소를 첨가해 버섯과 고기의 감칠맛을 한껏 끌어올려준다.

 

  • 사색 고급요리집
  • 서울특별시 강남구 언주로81길 57 1층

본 콘텐츠는 레스토랑, 음식, 여행 소식을 전하는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바앤다이닝'과 식품외식경영이 제휴해 업로드 되는 콘텐츠입니다.

관리자 rgmce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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