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에 대한 기존 상식을 깨뜨린 브랜드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1인 피자 브랜드 ‘피자먹다’는 ㈜피자이노베이션(김철운 대표)이 2021년 10월 런칭(강남 은마점)한 브랜드로 코로나 시기에도 고객의 호평을 얻으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가맹점도 60개(오픈 예정 포함)까지 늘었다.

 

 

이토록 빠른 성장 비결은 고객 관점에서 설계한 피자 경험에 있다. 피자는 혼자서 먹기에는 양과 가격 모두 부담스러운 무거운 메뉴다. 그동안 많은 피자브랜드에서 1인피자, 반판피자 등이 나왔으나 단순히 피자 크기를 작게 줄인 수준에 그쳤다.

 

피자먹다는 피자를 직사각형 모양으로 개발한 다음 슬라이드 형태 패키지에 담았다. 패키지 한쪽을 잡아당기면 먹음직스러운 길다란 피자가 나온다. 피자를 손에 묻힐 필요 없이 한 손에 들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

 

 

피자이노베이션은 뽕잎쌀도우로 인기를 끈 피자 브랜드 ‘뽕뜨락피자’의 운영사이기도 하다. 2021년 1월 김철운 대표가 뽕뜨락피자 브랜드와 도우 공장을 인수하며 새롭게 경영을 맡았다. 김 대표는 그전까지 외식업, 부동산 등 다양한 사업을 운영해온 베테랑이다.

 

피자먹다의 탄생 : 피자의 고정관념을 비틀다

피자먹다는 “피자는 왜 다 똑같아야 해?”라는 의문에서 출발했다. 김 대표는 동그란 모양, 먹는 방식 등 피자가 가진 모든 개념을 비틀어 보며 현재 고객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찾아 나섰다.

 

 

“코로나 시기 브랜드 런칭을 준비하며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었다. 직원들과 모여 고민하던 중 우리가 무슨 회사이고, 무엇을 가장 잘하는지 곰곰이 생각해보니 답은 역시 피자였다. 한 달에 한 번 먹는 ‘먼슬리푸드’인 피자를 ‘데일리푸드’로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 끝에 한 손으로 먹는 1인 피자 컨셉을 잡을 수 있었다.”

 

그 뒤로는 브랜드 런칭까지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됐다. 수십년간 뽕뜨락피자를 운영하며 기술력, 전문가를 보유하고 있었기에 기획, 메뉴개발 진척 속도가 빨랐다. 브랜드명 피자먹다는 사내 아이디어 공모를 거쳤다.

 

 

“이왕 새로운 컨셉의 피자를 선보일 꺼 라면 브랜드명부터 확실한 차별화를 보여주고 싶었다. 업계에 흔한 외국어 상호보다 우리말이 더 신선하게 고객에게 다가갈 것이라 생각했다. 논의를 통해 1인 피자라는 컨셉을 직관적으로 표현하는 피자먹다가 최종 결정됐다”

 

가성비, 편이성 모두 갖춘 요런게 진짜 1인 피자

일상에서 홀로 피자를 가볍게 즐기는 문화를 만들려면 매장을 이용하는 고객의 경험도 그에 맞출 필요가 있었다. 매장에 1인 테이블 배치 수를 늘리고, 주문은 직원과 대면하지 않아도 되는 키오스크를 이용하게 만들었다.

 

주문하고 5분이면 따끈한 수제 피자가 나오기 때문에 혼자 기다리는 시간도 짧다. 또한, 피자를 만드는 조리 공간은 홀에서 볼 수 있게끔 주방 전면에 배치해 위생에 대한 신뢰감을 높인다.

 

 

메뉴는 ▲마르게리따, ▲콤비네이션, ▲마약옥수수, ▲스위트고구마, ▲핫징어, ▲치즈불닭 등 총 20가지로 선택 폭이 넓다. 가격은 2,900원~6,500원 사이로 가성비를 갖춰 혼자 주문하기에 부담이 없는 선이다.

 

1인 메뉴는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딱 고객이 필요한 만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피자먹다의 피자 길이는 25cm로 피자 조각으로 치면 2조각 정도의 양이다. 먹고 나면 충분한 포만감과 함께 합리적인 소비를 했다는 심리적 만족감까지 준다.

 

밀가루 날리지 않는 피자집! 30초면 피자 세팅 완료

피자먹다 주방에는 피자집이라면 흔한 밀가루 포대가 보이지 않는다. 자체 공장에서 1인 피자용 도우를 완성해 각 매장으로 보내주기 때문에 힘들게 반죽을 할 필요가 없다. 점포에서는 도우를 숙성기에 넣어 숙성만 시키면 된다. 숙성을 거친 도우는 더 쫀득하고 부드럽게 변한다.

 

주문이 들어오면 도우 위에 소스, 치즈 토핑만 뿌리면 준비가 끝난다. 여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불과 30초 안팎. 그 뒤 오븐기에 피자를 넣어주는 것이 전부일 정도로 조리과정이 간편하다. 5분이면 포장까지 완료할 수 있어 노동강도는 낮추고 회전율은 높인다.

 

 

“30분이면 배울 수 있을 정도로 매장에서의 조리과정이 쉽다. 효율적인 시스템 덕분에 인건비, 운영비 등을 절감할 수 있어 가맹점 수익률은 35% 수준이다. 젊은 부부가 창업하면 추가 인건비 지출없이 수익성을 더 높이는 것도 가능하다.”

 

본사에 마련된 R&D 시설에서는 외식 트렌드를 반영한 신 메뉴 연구가 꾸준히 이뤄진다. 전체 가맹점의 메뉴 별 매출 데이터를 분석해 판매량이 낮은 메뉴는 정기적으로 교체하면서 브랜드의 신선함을 유지하려 노력한다.

 

목표는 국내 1000호점...해외 진출 러브콜도 잇달아

얼마 전 피자먹다는 프랜차이즈 그룹 HFBG(해피패밀리비즈니스그룹)와 태국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본격적인 해외 진출에 나섰다. 일본, 홍콩, 미국 등 다른 국가에서도 연일 러브콜이 잇달아 오는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올해 150개 점포 전개를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오는 3월 프랜차이즈 박람회에 출전해 예비창업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향후 1000개까지 브랜드를 확장해 일상 속 1인 피자를 실현하는 것이 김 대표의 최종 꿈.

 

 

“피자먹다 브랜드는 시작부터 직원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나온 결과물이다. 더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업무환경 조성을 위해 직원 복지도 계속 개선하고자 한다. 평일 퇴근 시간 30분 단축, 점심 회식문화 등을 하나씩 도입하는 중이다. 대중들이 1인 피자하면 피자먹다를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달려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