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식] 청년셰프와 한식명인 아버지가 2년간 준비한 밥집 ‘서울정양평해장’

2022.04.08 11:30:00

아버지는 아들의 든든한 버팀목같은 존재다. 시간이 지나 장성한 아들은 어느새 아버지에게 믿고 의지할 존재가 된다. 지난 3월 사당역 11번출구 인근에 문을 연 한식당 ‘서울정양평해장’은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2년간 준비해온 결과물이다.

 

 

서울정양평해장이란 이름에는 머무를 정(停)자를 넣어 서울 도심 속에서 사람들이 든든한 밥 한끼를 먹으며 편안히 쉴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가 담겼다. 매일 아침 삶은 선지와 소 내장이 들어간 선지양평해장국을 중심으로 내장탕, 사골곰탕, 불고기뚝배기 등 식사 메뉴와 한우곱창전골, 수육전골, 소내장볶음 등 안주류 메뉴가 준비돼 있다.

 

 

아버지 부름에 호주 생활 접고 돌아와 창업 준비

서울정양평해장의 김창준 대표(32)는 호텔조리학과를 졸업 후 조선호텔에서 근무한 양식 셰프 출신이다. 이후 호주로 건너가 셰프 커리어를 이어가던 김 대표는 2년 전 같이 한식당 창업을 해보자는 아버지의 권유에 현지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업으로 요리를 택한 건 고등학교 진학할 당시 아버지의 조언이 큰 영향을 미쳤다. 한식 셰프로 오랜 경력을 가진 아버지였기 때문에 요리를 배우면서 직간접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았다. 양식과 한식은 다른 점이 많아 창업을 준비하며 처음부터 다시 요리 공부한다는 자세로 임해야 했다.”

 

그의 아버지인 김진민 셰프는 현재 한식당 브랜드 강강술래의 총괄셰프를 맡고 있으며, 2016년에는 전국 팔도 한식 명인들이 모여 대결을 펼친 <한식대첩4>의 서울 대표로 출전해 준우승을 거머쥔 40년 경력의 한식 대가이다.

 

 

“탕집을 한다는 큰 범위에서 아버지와 공감해 그 뒤로 구체적인 아이템을 조율했다. 최종으로 해장국집으로 컨셉이 정해져 전국에서 맛으로 유명한 식당을 찾아 해장국과 김치 기술을 전수받았다. 양식과 달리 한식은 좀 더 기본에 충실해야 깊고 좋은 맛이 나는 정직한 음식이라 느껴졌다.”

 

매일 아침 김치 담구고, 메주 갈어 된장 만드는 음식에 진심인 남자

해장국 한그릇을 시키면 밑반찬으로 김치, 깍두기, 풋고추 3가지가 제공된다. 간단한 구성이나 매일 아침 김 대표와 직원들이 직접 겉절이 김치와 깍두기를 담그는 정성을 들인다. 적절히 양념이 스며든 김치는 해장국과 궁합이 잘 맞는다.

 

 

풋고추와 함께 나오는 된장의 경우 강원도에서 메주를 가져와 매장에서 직접 갈아 된장으로 만든다. 손님에게 나가는 반찬 하나에도 정성을 다하자는 그의 진심이 담겨있다. 물 역시 고소한 향이 좋은 따뜻한 둥글레차로 준비했다.

 

 

서울정양평해장의 대표메뉴는 선지양평해장국이다. 전체 주문량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반응이 좋다. 매일 아침 삶은 신선한 선지와 내장이 듬뿍 들어가 있으며, 아삭한 식감이 살아있는 콩나물과 국물을 떠서 같이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국물은 맵거나 짜지 않고 깔끔하고 시원한 것이 특징이다.

 

 

식사 메뉴를 시키면 제공하는 솥밥은 수소문 끝에 강원도에서 공수해 온 약수로 지었다. 솥밥을 용기에 덜어내고 둥글레차를 부어두면 후식으로 누룽지를 먹으며 식사를 기분 좋게 마무리할 수 있다.

 

 

밥을 먹는 공간을 넘어 도심 속 쉼터로 자리 잡길

서울정양평해장국의 하루는 이른 아침인 오전 6시부터 시작된다. 이 시간에는 관악산 등산 전 식사를 하려는 중장년층 손님이 주로 찾는다. 해장국이라는 메뉴 자체가 혼자 와서 먹기에도 부담이 없어 1인 손님 비율도 높은 편이다.

 

 

점심에는 식사를 하기 위한 직장인들이 매장을 채우고, 저녁이면 회식이나 술자리 2차 손님들이 찾아와 마감 시간인 11시까지 꾸준히 붐비고 있다. 식사를 위한 공간을 넘어서 매장을 찾은 손님들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는 것이 김창준 대표의 바람이다.

 

 

끝으로 그는 “이제 오픈한 지 두 달 된 매장의 새내기 사장이다. 음식 맛뿐만 아니라 매장 경영을 위해 인력, 회계 등 다양한 업무를 신경 쓰며 서서히 적응하는 단계다. 아버지가 저를 믿고 맡겨주신 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려 한다. 손님들이 음식을 먹고 웃으며 돌아갈 수 있게 최고의 맛, 서비스를 드리도록 계속 노력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김하루 기자 lumunehito@foodnew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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