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영업 엿보기]교토에서 후쿠오카로 U 턴창업 '捏 제작소'

2020.03.29 09:15:04

도시 생활에서 지쳐 ‘시골에서 한 달 살기’와 같이 지방에서 여유로운 생활을 보내는 삶을 추구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고향으로 돌아가는 U턴, 도심에서 태어나 지방으로 이주(I턴)해 창업을 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지방 생활이 낭만적으로 보이나 무턱대고 내려가 창업을 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

 

 

일본도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도쿄, 오사카 등 도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다 귀향해 재창업을 하는 경우가 증가하는 추세다. 조건이 다른 지방에서 출점한다는 것에 대한 불안감을 극복한 창업자가 있다. 스기와라 부부는 교토에서 후쿠오카로 U턴해 완자 요리 전문점 ‘捏 제작소’를 오픈했다.

 

학업 위해 교토로, 직장 생활하다 음식점 창업

‘捏 제작소’는 후쿠오카 후지사키 역 근처에 위치해 있다. 많은 음식점이 즐비한 후쿠오카 타운에서도 완자 요리 전문점은 찾아보기 어렵다. ‘捏 제작소’는 번화가에서 벗어난 한적한 주택가에 있지만 먼 곳에서 오는 고객이 많다. 스가와라 부부 모두 후쿠오카 출신으로 쿄토에서 돌아온 지 4년째를 맞았다.

 

 

“후쿠오카를 떠나 교토에서 생활한 건 학업을 위해서였다. 하지만 떠나면서도 언젠가는 후쿠오카로 돌아오자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졸업 후 교토에서 비즈니스맨으로 직장 생활을 하다 관심있던 외식업계로 들어왔. 닭꼬치 가게에서 일하며 경험을 쌓은 후 쿄토 시청 근처에 捏 제작소를 열었다.”

 

스기와라씨는 교토에서 7년간 가게를 운영했다. 저녁 6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 장시간 영업을 해 자는 시간이 거의 없었다. 이런 방식으로는 오래 갈 수 없다고 여겨 후쿠오카로 돌아갈 고민을 시작했다. 마침 음식점을 운영하던 단골손님에게 매장을 넘겨줄 수있어 도시 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고향으로 U턴 창업, 처음부터 다시 시작

스가와라 부부는 고향으로 돌아와 재출발 장소를 고민하다 도심과는 떨어진 후지사키 역 부근을 선택했다. 학교 등 교육시설이 있는 주택가로 한적한 곳에 가게를 열었다. 돌아와서도 교토처럼 고단한 삶을 살고 싶지 않았다.

 

새롭게 창업을 하며 그 지역의 풍속에 다시 적응하는 것이 필요했다. 교토는 새로 오픈한 매장이라도 즉시 방문하는 경우가 적었다. 주위 사람들의 평판을 듣고 천천히 찾아오면서 인정받는 식이다.

 

 

반대로 후쿠오카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좋아해 어떤 가게인지 몰라도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완자 가게를 국수집이라 착각하고 오는 손님도 종종 있었다. 즉흥적인 성향이 강한 만큼 금방 질려하는 사람도 많아 매장을 뿌리내리는 일이 교토보단 쉽지 않다.

 

‘捏 제작소’가 위치한 후지사키 지역은 최근 토지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스기와라 부부처럼 타 지역에서 이사 오는 사람에게 인기 있는 장소이다. 최근 인근 상가를 중심으로 가격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상점이 많으나 좋은 품질을 추구하는 곳은 별로 없다. 자신이 만든 완자면 충분히 고객을 잡을 수 있을 거라 판단했다.

 

영업 시간을 줄이며 요리 연구에 집중

교토에서 후쿠오카로 오며 가장 달라진 것은 영업시간이다. 후쿠오카 ‘捏 제작소’ 영업시간은 오후 4시부터 밤 11시까지다. 더 이상 교토에서처럼 새벽까지 장사를 하지 않는다. 근로 시간이 줄다 보니 정신적인 여유 생겼다.

 

 

일하는 시간이 줄어드니 오히려 요리를 제대로 마주하게 됐다. 큐슈는 재료가 풍부한 곳이다. 바다, 산이 같이 있어 신선도 좋은 재료를 얼마든지 싸게 구할 수 있다. 따라서 교토에선 완자 라인을 고정했지만 이곳에선 그날 들여온 재료로 오늘의 완자 메뉴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앞으로 후쿠오카의 특산물 등 식문화 알리고 싶어

스기와라 부부는 앞으로 바람으로서 후쿠오카 명물 음식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다고 했다. 스기와라 씨는 “사람들에게 후쿠오카 명물이 무엇인지 물어도 곱창 전골, 백숙, 하얀 딸기 정도이다. 이곳은 농업이 발달했고 규슈의 식자재가 집결할 수 있어 요리할 수 있는 재료가 무궁무진하다. 고기나 라면집을 했으면 메뉴가 한정적이라 힘들었을 것이다. 우리는 완자를 만드니 어떤 식재료도 이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에게 교토라는 타지 생활은 힘들었지만 자신의 고향을 외부자 시선에서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덕분에 무턱대고 I턴, U턴 이민자들이 겪는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다. 스기와라 부부는 오늘도 ‘捏 제작소’를 통해 후쿠오카 식문화를 널리 알려나가고 있다.

 

김미경 기자 mkyng@foodnew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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