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라이프]전통 디저트 맛집 3선

2019.08.03 10:49:45

할머니가 끓여주는 단팥죽

서울서둘째로잘하는집

1976년부터 40년이 넘도록 삼청공원 입구를 지키며 겨울에는 따뜻한 단팥죽과 십전대보탕, 여름에는 밥알을 동동 띄운 식혜와 달달한 곶감 수정과 한 그릇을 내어주는 곳이 있다.

 

평범한 전업주부로 살던 김은숙 대표가 삼청동 끝자락에 조그마한 방 두 칸을 얻어 소일거리로 시작한 <서울서둘째로잘하는집>.

 

안방에 네 식구가 살며 바깥방에서는 한의사에게 배운 레시피로 쌍화탕과 생강대추차를 달이고 단팥죽을 쑤었다.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으며 어렵게 살던 젊은 시절, 어쩌다 단팥죽을 먹게 되면 큰 대접을 받는 것 같았던 추억을 선사하고 싶었다고.

 

손님이 기다리는 시간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김 대표의 신념은 주문한 지 5분이 채 안 되어 나오는 메뉴로 나타난다. 생강과 대추를 하룻밤씩 달여 이틀에 걸쳐 끓여내는 생강대추차, 역시 생강과 계피를 하루씩 달인 후 2-3일 동안 곶감을 담가 단맛을 더한 수정과, 삭힌 밥알마저 탱글탱글 살아 있도록 찰밥으로 만드는 식혜는 모두 미리 준비해둔다.

 

앙금을 팥물에 끓여내 입안에 부드럽게 녹는 단팥죽에는 아기 주먹만 한 찹쌀떡이 들어가는데, 안뜰에 놓인 방아 기계로 막 찧은 떡이 맛있다며 더 달라는 사람이 하도 많아 아예 크게 한 덩어리 담아준다.

 

여기에 손으로 깐 삶은 밤 다섯 알과 은행, 팥을 올리면 한 그릇의 행

복이 완성된다. 이곳의 십전대보탕은 원래 7가지 한약재를 달여내는 쌍화탕이었는데 95년 방영된 인기 주말연속극 ‘목욕탕집 남자들’에 십전대보탕이 자주 등장하자 세 가지 약재를 더해 메뉴를 업그레이드했다고.

 

이렇게 세월을 함께한 흔적이 묻어나는 에피소드가 가득한 삼청동의 자그마한 팥죽집에는 어렸을 적 할머니께서 만들어주시던 맛이 생각나는 단팥죽과 식혜가 오늘도 끓고 있다.

 

IT ITEM

포장 단팥죽

막 끓여낸 단팥죽이 가장 맛있다고 생각해 현장 판매를 원칙으로 하지만 포장 문의가 빗발쳐 테이크아웃 용기에 담아준다.

 

DESSERT MENU

1 녹각액기스

사슴뿔 진액을 십전대보탕에 넣어 함께 즐길 수 있다.

 

2 십전대보탕

숙지황, 당귀, 천궁, 백작약, 계피, 황기, 감초, 백출, 백복령, 인삼을 달여서 만드는 보양 메뉴.

 

3 식혜

불린 엿기름물에 찹쌀밥을 넣고 6시간 동안 삭혀낸 메뉴.

 

4 단팥죽

앙금을 만들어둔 후 팥 삶은 물에 끓여낸다. 큼지막한 찹쌀떡과 삶은 밤 다섯 알, 은행 한 알을 올리고 팥으로 장식한다.

 

5 생강대추차

얇게 썬 생강을 달이고 대추를 끓인 후 꼭 짜내어 씨와 건더기는 버리고 진액을 남겨 마신다.

 

6 수정과

생강을 하룻밤 달인 물에 대추를 넣어 하루동안 달여낸다. 식힌 물에 곶감을 2-3일 담가 단맛이 우러나는 메뉴.

 

7 생강편

생강대추차나 수정과를 끓일 때 우려내고 남은 생강을 건져 얇게 썰어 설탕을 묻혀 낸다. 십전대보탕의 곁들임 메뉴.

  • A 종로구 삼청로 122-1
  • T 02-734-5302
  • H 11:00-21:00, 월요일 휴무

 

다함께 떡을 사모하다

동병상련

중요무형문화재 제38호 조선왕조궁중음식 전수자로 한식 전반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다 우리 디저트 분야를 발전시켜보겠다는 당찬 포부로 떡집을 연 박경미 대표. 함께 마실 수 있는 전통 음료와 더욱 다양한 메뉴를 고민하던 끝에 한식 디저트 카페 <동병상련>을 차렸다.

 

‘다 함께同 떡餠을 항상常 사모한다恋’는 뜻을 지닌 이곳은 성북동 길상사 바로 위쪽에 자리해 있다.

실내에 들어서면 통창 너머로 한가로운 골목길 풍경이 정겹게 펼쳐져 마음부터 편안해진다. 매실레몬차, 모과차, 오미자차 등 직접 만든 여러 담금차와 옛날 차를 주문하면 유과나 떡을 곁들임 다식으로 제공하는데, 한입에 끝나는 즐거움이 아쉽다면 매일 아침 쪄내는 10여 가지 떡과 호두정과, 도라지정과 등 여러 주전부리를 따로 판매도 하니 돌아가는 손길이 든든하다.

 

메뉴판에는 없지만 이곳에서 맛볼 수 있는 디저트도 무궁무진하다. 미리 주문을 받으면 조선왕조궁중음식 전수자다운 솜씨를 아낌없이 발휘하는 박 대표는 봄이면 진달래꽃을 따 화전을 지지고 여름에는 사과수정과, 미수냉국, 매실레몬화채 등 시원한 계절 음료를 준비하며 겨울에는 궁중잣죽•호박범벅죽을 쑤어 사시사철 다양한 맛을 손님에게 선보인다.

 

개성주악이나 숙실과, 두텁떡을 만들 땐 품이 많이 들어 번거로울 법도 하건만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귀한 메뉴를 선보이는 즐거움에 힘든 줄도 모른다.

 

제주도에서 공수한 귤의 껍질과 알맹이를 분리해 세척한 후 잘게 다져 소로 넣은 귤단자는 최근 개발한 신메뉴인데 반응이 좋아 고정 메뉴가 되었다. 찰떡처럼 차지게 고집스러운 <동병상련>의 ‘떡 부심’. 고즈넉한 분위기에서 차 한 잔, 떡 한 입 베어물다 보면 절로 힐링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IT ITEM

조청

보리 싹을 말려 엿기름으로 삭혀서 걸쭉해질 때까지 끓인다. 수수조청, 도라지조청, 아로니아조청 을 만날 수 있다.

DESSERT MENU

1 강란

생강을 갈아서 전분을 빼낸 후 꿀물에 졸여 생강 모양으로 뭉쳐낸 메뉴.

 

2 개성주악

찹쌀가루에 막걸리를 넣고 반죽한다. 개성 지역은 조청으로 집청하는 것이 특징이다.

 

3 대추징조

대추를 청주에 불려 쪄낸 것으로 꿀에 끓인 후 깨에 버무린 경상도식 디저트.

 

4 두텁떡

간장과 꿀로 간을 한 거피팥고물을 뿌린 후 찹쌀가루를 놓고 팥가루, 대추, 밤으로 소를 넣고 다시 찹쌀가루를 뿌려 만든다.

 

5 쑥갠떡

쑥을 섞은 멥쌀가루 반죽을 치대어 쫀득하게 만든 후 눌러 납작한 모양을 잡는 메뉴.

 

6 귤단자

귤껍질과 과육을 따로 졸인 다음 팥소와 합쳐서 찹쌀떡으로 감싼 메뉴.

  • A 성북구 선잠로5길 96
  • T 02-391-0077
  • H 11:00-20:00, 월요일 휴무
  • ilovedbsr

 

젊은 전통을 만들어 나가는

강情이 넘치는 집

청년들이 쉴 새 없이 강정을 버무리고 떡을 쪄내고 있다. 강남 한복판에 자리한 <강정이 넘치는 집>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광경이다.

 

“방금 만든 깨강정이에요. 드셔보세요.” 작업장과 테이블 공간을 구분하는 낮은 유리 칸막이 너머로 전해지는 따끈한 강정 한 조각. 딱딱한 식감을 각오하고 깨물었건만 웬걸, 부드러우면서도 쫀득하게 씹히는 식감에 놀라고 뒤이어 찾아오는 고소함에 입이 즐거워진다.

 

이곳 강정의 특징은 호두, 아몬드, 땅콩 등 견과류를 원두 로스팅 기계에 볶은 후 꿀에 버무려 다시 한번 오븐에 굽는 과정에 있다. 시간이 지나도 딱딱해지지 않고 바삭함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전통 디저트 중에서도 강정에 주목한 황인택 대표는 ‘전통’이라는 키워드에 잘못 씌워진 낡은 이미지를 벗고 트렌드를 반영한다.

 

현대적인 요소를 결합해 전통도 신선할 수 있음을 알려주고 싶다는 그의 말처럼 매장에는 초콜릿을 뿌린 견과류바, 오트밀 블루베리 강정, 다크 초콜릿 찹쌀 브라우니 등 새로운 조합의 메뉴가 가득하다.

 

그러면서도 기본은 철저히 지키는데 제철 식재료를 이용한다는 원칙이 그것이다. 경산 대추, 고흥 유자, 우도 땅콩 등 특산물이 나는 지역을 방문해 신선도를 눈으로 확인하고서야 구매한다고.

 

맛있고 건강한 한국 디저트를 만드는 것을 제1의 목표로 삼는다는 황 대표는 자신이 지향하는 젊은 전통을 이어나가기 위해 직원들에게 전통 병과뿐 아니라 프랑스 디저트 교육도 병행하며 다 방면으로 발전을 장려한다.

 

우리 디저트 시장 속 강정 전문점이라는 한 장르를 개척해나가고 있는 이곳에서는 강정뿐 아니라 벚꽃가루를 함께 반죽한 벚꽃인절미, 팥빙수, 팥죽 등 계절 메뉴를 지속적으로 개발하며 전통 디저트의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

 

IT ITEM

수제청

과일과 설탕의 비율을 8:2로 맞춰 건강한 단맛을 낸다. 유자청, 백향과청, 석류청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DESSERT MENU

1 개성모약과

밀가루, 참기름, 생강즙, 꿀을 반죽해 굽고 집청한 메뉴.

녹차양갱

녹차 가루를 넣은 양갱에 해풍에 말린 해남 무화과를 함께 굳혔다.

만두과

약과 반죽에 대추소를 넣고 송편 모양으로 빚어 튀겨냈다.

개성주악

찹쌀가루와 밀가루를 막걸리와 섞어 튀겨내고 조청에 집청했다.

 

2 희도대추차

가마솥에 고아낸 대추를 체에 받쳐 으깬 후 다시 한번 끓였다.

 

3 이북인절미

찹쌀떡을 네모지게 잘라 거피팥을 묻히고 손으로 쥐어낸다.

흑미피칸단자

흑미 찹쌀떡 위에 거피팥고물을 묻히고 피칸 정과를 올렸다.

 

4 깨말이강정

피스타치오&무화과, 피칸&크랜베리 등을 얇게 편 깨강정에 말아냈다.

 

5 찹쌀유과

찹쌀을 불려 튀겨낸 유과에 견과 가루를 묻혔다.

 

6 견과류바

아몬드, 호두, 피칸 등 여러 견과류를 굳혀 만든 영양 간식.

  • A 강남구 학동로 435
  • T 02-2201-0447
  • H 07:00-22:00, 토•일요일 09:00-22:00

 

 

*본 콘텐츠는 레스토랑, 음식, 여행 소식을 전하는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바앤다이닝'과 식품외식경영이 제휴해 업로드 되는 콘텐츠입니다. 바앤다이닝 블로그 : https://blog.naver.com/barndining

관리자 rgmce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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