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푸른빛에 취해 정신없이 달렸다. 배에서 꼬르륵 신호를 보내올 때 반갑게 마주친 푸드트럭. 바다와하늘이 맞닿은 애월 해안도로 옆에서, 새별오름의 완만한 능선을 바라보며 갓 요리해 따끈한 음식을 즐겼다. 이 순간만큼 어느 전망 좋은 레스토랑 부럽지 않다.제주 자연의 맛 넘실대는 제주산 푸드트럭 4곳.
하루봉
새별오름에서 만난 딱새우 핫도그
억새와 들불 축제로 유명한 새별오름. 완만한 능선을 배경으로 한라봉을 반으로 쪼갠 모양의 푸드트럭 <하루봉>이 보인다.
주력 메뉴는 제주의 신선한 제철 과일을 갈아 만든 생과일 주스와 제주산 딱새우로 만 든 핫도그 ‘딱도그’. 특히 생과일 주스엔 매일 직접 만든 사탕수수 시럽을 더해 달콤하면서도 과일 본연의 맛이 잘 살아 있다.
딱도그는 철판에 노릇노릇하게 구운 제주 딱새우의 짭짤하고 탱글탱글한 맛과 소시지의 고소함, 볶은 양파의 달콤함이 잘 어우러진다. <하루봉>의 주인장은 ‘부산 남자’ 송인식 씨와 ‘제주 여자’ 양은영 씨. 알콩달콩한 부부 사이로 카페 운영 경험이 있는 양씨가 음료를, 송씨는 요리를 도맡는다.
한라봉을 닮은 독특한 푸드트럭 외관은 책을 읽다 발견한 독일 베를린 광장의 호박 모양 트레일러에서 영감을 얻었다. 심지어 이 디자인으로 상표 등록과 디자인 특허까지 받았다. 8월 말까진 새별오름 주차장에서 운영할 계획. 9-12월엔 제주 금능해수욕장 주변으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I @harubong_jeju
T 010-2936-3458
H 10:00-18:00
피크닉
눈부신 바다 보며 새우떡갈비
풍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월정리해수욕장과 세화해수욕장 사이. 빛나는 바다를 따라 길게 이어진 도로는 멋진 드라이브 코스로 손꼽힌다.
그 길 중간쯤 행원리 마을 앞바다를 바라보는 민트색 푸드트럭이 돋보인다. 잉꼬부부인 김윤석, 윤세희 씨가 운영하는 <피크닉>. 새우떡갈비를 메인으로 문어꼬치와 새우꼬치 등 바다를 보며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판매한다.
특히 눈길을 끄는 메뉴는 새우떡갈비. 제주산 돼지고기를 잘게 다져 만든 떡갈비로 통통한 새우를 감쌌다. 밥과 샐러드도 곁들여져 한 끼 식사로도 손색없다. 육즙이 풍부한 제주산 돼지고기는 떡갈비의 식감을 더욱 부드럽게 만든다.
양파와 마늘, 파프리카, 당근 등의 채소는 부부가 사는 동네(세화)의 마을 사람들이 직접 기른 것. 믿고 먹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조금이나마 그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고운 마음도 담겼다.
이들 부부에겐 세 살짜리 예쁜 아이가 있다. 그래서인지 메뉴를 구성할 때, 가족 소풍을 오면 아이와 함께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을 고민했다. 일례로 새우떡갈비엔 기본적으로 스위트 칠리 소스가 제공되지만, 어린이용 케첩을 별도로 준비한 것도 그런 이유다.
I @picnictruck_by_jeju
T 010-4845-8617
H 10:30-18:00
바당꽃
애월 해안도로 너머 토종 흑돼지 스테이크
제주 말로 바다를 뜻하는 ‘바당’에 ‘꽃’을 덧붙인 예쁜 이름. 파아란 애월 해안도로 건너 연분홍, 연보라로 말랑하게 꾸민 푸드트럭에 깜빡 시선을 빼앗긴다.
치솟는 불길, 지글지글 익어가는 스테이크 열기 너머 우애 좋은 형제의 미소. 파스타 셰프로 일하던 형이 먼저 제주로 넘어왔고 이내 동생을 불렀다. 대표 메뉴는 흑돼지 목살 스테이크와 흑돼지 뒷다리살로 만든 바당꽃 샌드위치. 제주 토종 식재료를 쓰는 메뉴를 고민하다 흑돼지 축산업을 하는 이모부에게 믿을 수 있는 1등급 플러스 고기를 받게 됐다.
미적 감각을 살린 플레이팅도 인상적. 식감 좋게 썰어 구운 소금구이 스테이크를 메인으로, 달걀과 양파를 넣어 굴 소스로 볶은 오리엔탈 리소토와 감귤칩이 올라간 한라봉 샐러드를 앙증맞게 담아낸다. 바당꽃 샌드위치도 결코 뒤지지 않는 메뉴. 잡곡빵에 불고기 소스로 맛있게 볶은 부드러운 흑돼지 뒷다리살을 넣고, 싱싱한 제주산 토마토와 치커리, 양파를 올린 뒤 홀그레인 머스터드와 마요네즈로 마무리했다.
형의 손맛에 동생의 친절함이 더해진 찰떡 호흡. 최근엔 비바람은 물론 더위와 추위를 피해 손님들이 편히 음식을 맛볼 수 있도록 푸드트럭 바로 뒤 건물 실내에 바당꽃 카페를 오픈했다. 9월 즈음 제주 과일이 들어간 디저트를 새로이 출시할 계획. 벌써부터 새콤달콤한 향기가 침샘을 자극한다.
I @nibus_lee
T 010-5100-1056
H 11:00-18:00(재료 소진 시 조기 마감, 바당꽃 카페 10:00-18:00)
제주푸드트럭 064
한라수목원 야시장, 먹음직스러운 흑돼지 부리토
제주 한라수목원 주차장 일대는 오후 6시면 ‘핫’한 야시장으로 변신한다. 수만 가지 요리를 파는 푸드트럭이 들어서고 소나무 숲길 사이 작은 전구들이 주렁주렁 불을 밝힌다.
<제주푸드트럭 064>가 여기에 있다. 결혼 1년 차 신혼부부인 홍성우, 김새롬 씨가 주인장. 제주 토박이인 홍씨는 이탤리언 레스토랑 경력 11년의 노련한 셰프. 그래서인지 메뉴 하나하나에서 남다른 개성이 돋보인다.
그중 제주 흑돼지와 채소를 잘게 썰어 만든 ‘흑돼지 부리토’는 토르티야를 베이컨으로 다시 한번 감싸 한층 더 먹음직스럽다. 부리토에 뿌리는 데리야키 소스는 과일을 직접 졸여 더욱 향긋하고 달콤하다.
사람 팔뚝 절반만 한 칠면조 다리 고기인 ‘고인돌 고기’는 최근 선보여 큰 인기를 끄는 메뉴. 그간 제주의 명소 여기저기를 옮겨 다니다 올해 6월부터 한라수목원 야시장에 자리를 잡았다. 바다든 산이든, 자신이 가고 싶은 곳을 갈 수 있으니 푸드트럭이 재미있다는 홍씨. 마침내 자리 잡은 야시장이 늦은 시간에도 찾을 수 있는 제주의 명소가 되길 바란다.
I @064_chef
T 010-4460-0070
H 18:00-22:00(시간 변동 있음, 인스타그램 공지 참고)
*본 콘텐츠는 레스토랑, 음식, 여행 소식을 전하는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바앤다이닝'과 식품외식경영이 제휴해 업로드 되는 콘텐츠입니다. 바앤다이닝 블로그 : https://blog.naver.com/barndin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