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안된다고 했다. 2006년 신의주찹쌀순대가 강남 역삼동 중심에 첫 매장을 열었을 땐 부정적인 시선이 많았다. 이전까지 순대국밥은 시장 한 켠에서 소주 한잔하며 먹는 음식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돼지 부속 부위 특유의 냄새 때문에 오피스 상권에서는 힘들 것이라 봤다.
하지만 신의주찹쌀순대는 이러한 인식과 달리 직장인 특히 여성 고객 방문이 주를 이뤘다. 한때 강남 최대 번화가 중 한 곳인 테헤란로에 좌우로 매장을 오픈할 정도로 성공적으로 사업을 전개했다.
소규모 공장을 만들어 몇 개점에 물류를 납품해오다 2008년 ㈜거성푸드 법인을 설립하고 경기도 구리시에 공장을 세웠다. 가맹점 수가 늘어나며 장소가 협소해지자 2014년 현재 위치인 경기도 양주시로 제조공장 이전을 마쳤다.
깐깐히 위생관리로 인정 받은 제조공장
㈜거성푸드의 강점은 제조공장에 있다. 건립할 당시 초기 투자비용을 높게 잡았다. 원료 입고부터 순대 제조, 살균, 포장 과정까지 전체 공정에서 만전을 기했다. 특히 공정 중 발생하는 폐수의 방류수 기준을 법적 기준치보다 더 낮게 설계하여 운영하고 있다.
폐수배출 허용기준 상 요구되는 BOD(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 40mg/ℓ이하, COD(화학적산소요구량) 기준치 50㎎/ℓ 이하보다 더 깐깐히 관리한다. ㈜거성푸드는 기준을 1~7㎎/ℓ 이하로 낮췄으며 방류되는 물은 빗물 수준으로 깨끗하다. 식품인증원에서 HACCP 인증을 받고, 모범 제조시설로 홍보 영상을 촬영해 갈 정도로 위생을 중점적으로 신경쓰고 있다.
또한, 2016년 ISO(국제 표준 기구)에서 9001(품질경영시스템), 14001(환경경영체제) 인증을 획득했다. 놓치기 쉬운 탈의실 윗부분도 경사를 지게 만들어 매일 청소해 먼저가 쌓이지 않도록 하고 있다. 모든 작업장마다 HACCP 일람표를 붙여 모니터링 절차, 개선조치방법을 준수한다.
제조가 끝난 모든 제품은 마지막으로 금속검출기를 통해 철(Fe), 스테인리스(SUS) 불검출 여부를 확인한다. 전 과정을 통과한 제품만이 전국 직영점으로 유통된다. 제조공장 부지는 약 7,295㎡(2200평)이다.
구전영업을 통한 다점포 전개
신의주찹쌀순대는 전국에 약 180개의 가맹점이 분포돼 있다. 별도의 마케팅 활동을 해오지 않았지만 기존 가맹점주를 통해 구전 영업이 이뤄지며 빠르게 점포를 늘렸다. 무엇보다 적게는 2~3개, 많게는 10개 이상 다점포를 운영하는 가맹점주도 있다. 그만큼 수익성이 있고 점포 운영이 원활하다는 반증이다.
점포 운영 경험이 있는 슈퍼바이저가 가맹점을 방문해 맛 체크, 경영 관리를 하며 업무 협조 요청이 있으면 수시로 매장을 찾는다. 서울 문정동에 프랜차이즈 조리, 마케팅 직원이 상주하는 사무실을 두고 있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인천은 2~3일에 한번 제조공장에서 직접 제품을 배송하며, 지방과 제주도 지역은 대기업 식자재유통 업체를 이용한다.
상생협력상 수상한 시래기 순대
신의주찹쌀순대의 대표 메뉴는 시래기 찹쌀·야채 순대다. 2015년 강원도 농업회사법인 (주)DMZ 펀치볼과 상생 협력 MOU를 체결하고 강원도 양구군의 특산품 시래기를 공급받고 있다.
양구 시래기는 무를 버리고 오로지 시래기용으로 재배하며, 80일 동안 깨끗한 자연에서 말려 식감이 부드럽다. 시래기를 순대에 넣어 돼지소창의 기름기를 잡아 더욱 담백하고 찹쌀순대 고유 풍미를 일으킨다.
순대소로 100% 국내산 돈육을 사용하며 파프리카 등 20여가지 재료를 넣어 씹는 맛을 더했다. 또한, 제조 공정에서 기술성을 인정받아 2016년 특허 2건을 획득했다. 재작년에는 상생협력사업부분에서 경기도지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가격 경쟁만이 전부는 아니다.
순대는 동네 분식집에서도 3천원 내외면 먹을 수 있다. 대중적이며 가장 접하기 쉬운 메뉴 중 하나다. 시장은 두터우나 그만큼 경쟁자도 다수이다. 순대를 제조하는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도 많다.
신의주찹쌀순대의 순대국밥 한 그릇은 8000원이다. 모듬순대는 20000~25000원으로 가격대가 높은 편이다. 처음에는 가격에 대한 저항감이 있었으나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가격 이상의 품질을 보장해주기 때문에 맛에 대한 고객만족도가 높다.
양주에 있는 ㈜거성푸드 제조공장에는 ‘땀과 노력없이는 성공하지 못한다.’는 표어가 적혀있다. 2006년 직영점을 시작으로 10여 년 만에 브랜드를 키운 원동력은 제조공장을 중심으로 신뢰받는 품질 관리, 제품개발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앞으로는 서민 음식에서 벗어나 퀄리티 있는 음식으로 순대를 한 단계 끌어 올리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