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야말로 놀랄 만큼 빠르게 커피 산업이 발전한 나라다.
몇 년 전만 해도 유럽이나 미국, 일본에서 사용하는 생두를 구할 수 없어 커피 품질이 외국에 못 미쳤지만 좋은 생두를 찾는 기술과 로스팅, 추출법이 발전하며 퀄리티가 점점 높아졌다. 맛있는 커피를 쉽게 즐길 수 있는 도시, 서울의 카페를 소개한다.
맛있는 커피, 매력적인 브랜딩
서울의 카페를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곳 중 하나는 아마 <프릳츠>일 것이다. <프릳츠>는 맛있는 커피와 베이커리는 물론 인테리어, 디자인, 커뮤니티 등 다양한 부분을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로 채워 성공적인 브랜딩의 사례가 되었다.
초창기 <프릳츠>가 작가나 아티스트가 작업하고 휴식을 즐기는 ‘예술가의 공간’으로 인식되었다면 이제는 직업이나 연령과 관계없이 모두가 좋아하는 카페로 자리매김했다. 훌륭한 커피와 매력적인 공간이 다시 고객을 찾아오게 만드는 것이다.
<프릳츠>는 서울에 매장이 총 세 곳 있는데, 공간마다 각기 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하지만 모든 매장 앞에는 공통적으로 빵 나오는 시간이 표기된 작은 나무판이 있다. 그 배너는 매일 약속한 시각에 빵을 구워낸다는 고객과의 약속이다.
이처럼 <프릳츠>의 커피에도 생두의 품종부터 가공 방식, 농장의 스토리 등 정보가 함께 소개된다. 빵을 먹으러 오거나 굿즈 디자인에 이끌려서 온 고객도 이처럼 세심한 배려를 통해 커피에 흥미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또한 <프릳츠> 웹사이트에는 바리스타를 비롯한 구성원을 소개하는 페이지가 존재한다. 멤버 개개인을 존중하고 한 팀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경영 철학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작은 카페의 저력
서울숲 근처 조용한 거리에 사람들이 줄지어 선 카페가 보인다.
시간대에 상관없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테이크아웃 커피를 즐기는 것이 당연한 그곳은 바로 <메쉬커피>다.
5평 남짓한 작은 카페를 성장시킨 힘은 그들만의 독특한 에너지가 아닐까. 고객과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메쉬커피>는 커피를 마시는 이들에게 소속감을 느끼게 하는 매력이 있다. ‘우리 커피를 마셨으니 너도 우리의 친구야’라고 말하는 것만 같다.
또한 성수동을 넘어 점차 확장해가고 있는 <메쉬커피>는 한국 스페셜티 커피의 발전을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는 카페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다양한 커피 세미나를 진행했고, 꾸준히 새로운 커피를 찾으며 다이렉트 트레이딩을 통해 더 좋은 생두를 수입하는 것이 그 예다. <메쉬커피>는 커피의 힘이란 매장의 규모와 관계없음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성수동의 감각적인 공간
남양주에서 시작해 성수동에도 문을 열며 인기 카페로 자리 잡은 <로우키>는 첫 방문부터 강한 인상을 남긴 곳이다. 커피 테이스팅 노트의 맛과 향이 선명하게 전달되었고, 자신감 있게 커피에 관해 설명하는 바리스타의 모습이 감흥을 더했다.
알고 보니 꾸준히 새로운 스페셜티 커피를 맛보고 좋은 생두를 구매해 알리는 것이 자신감의 원천이었다. 카페에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원두가 기다리고 있을 정도.
코로나19 이전 이곳에서는 다양한 커피를 시음하는 커핑 행사가 정기적으로 열렸다. 컵 오브 엑셀런스(Cup of Excellence, COE. 전 세계 커피 농장에서 출품한 커피를 심사한 뒤 해당국의 최고 커피에 부여하는 명칭) 순위가 높은 원두를 모아 함께 맛보고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카페의 성장뿐 아니라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더 깊이 즐길 수 있는 배움의 장이었다.
공간의 매력도 빼놓을 수 없다. 1층과 지하로 나뉘는데 화이트 톤에 목재로 포인트를 준 콘셉트는 동일하지만 조명으로 사뭇 다른 분위기를 조성했다. 여기에 <로우키>만의 매력적인 일러스트와 로고를 곳곳에 배치해 재미를 더한다. 이처럼 감각적인 공간에서 즐기는 커피는 하루를 행복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흥미롭게 커피 지식을 알려주는 유튜브
커피에 대해 더 배우고 싶다면 유튜브 채널 ‘삥타이거’를 추천한다.
어떤 공부든 재미있다면 더욱 몰입할 수 있는 법. 유튜버 삥타이거는 시청자가 커피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흥미롭게 정보를 전한다. 가장 좋아하는 콘텐츠는 커피 카트를 끌고 야외로 나가 행인에게 드립 커피를 나눠주는 영상이다.
회사원과 대학생부터 시장 상인, 할머니, 할아버지에게도 커피를 건네며 스스럼없이 대화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바리스타가 된 이후로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커피를 판매하는 로망을 품고 있다. 아직 실행에 옮기지 못했지만 다른 일을 하면서도 길거리에서 커피를 나누며 사람들과 소통하는 그의 모습은 가슴을 뛰게 하기 충분했다.
또한 그는 카페에서 일일 직원으로 일하며 바리스타가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전국의 크고 작은 카페를 방문해 소개한다. 바리스타의 일상이 궁금하다면, 커피를 통해 소통하는 문화를 엿보고 싶다면 이 영상이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 최근에는 카페와 협업해 삥타이거 블렌드 커피도 출시했으니 홈카페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도전해봐도 좋겠다.
전대위 바리스타
10대 시절 아버지가 내려준 커피를 마시며 커피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고등학생 때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한 뒤 스무 살부터 여러카페에서 경험을 쌓던 중 2016년에는 오스트리아로 출국, 빈의 <카페 코우투어>에서 일하며 유럽의 커피 문화를 배웠다. 현재 서울의 카페에서 바리스타로 근무하고 있다.
본 콘텐츠는 레스토랑, 음식, 여행 소식을 전하는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바앤다이닝'과 식품외식경영이 제휴해 업로드 되는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