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미식탐방] 음식과 사람을 잇는 퓨전한식과 칵테일 안내자를 자청하는 바

2022.09.10 09:22:17

누가 더 매력적인 콘셉트로 마음을 사로잡을 것인가. 퀴진 장르를 불문 이제 코스 메뉴는 외식업장의 콘셉트를 오롯이 드러내는 도구로 자리매김 중이다.

 

 

전 세계 퀴진을 코스 메뉴로 소개하는 팝업 레스토랑, 우드 파이어 프렌치 다이닝, 기본기로 다져진 이탤리언, 음식과 사람을 잇는 퓨전 한식 바, 그리고 칵테일 안내자를 자청하는 바까지, 코스 메뉴로 말하는 뉴 플레이스를 소개한다.

 

음식과 사람을 잇는 테이블 '윳'

 

 

한옥 현대화의 멋을 보여준 <루나 소사이어티> 팀의 두 번째 공간이다. 첫 번째 프로젝트에서 공간을 즐기기 위해 음식을 곁들였다면, <윳>에서는 음식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오픈 키친을 마주하고 있는 단 7석의 바 테이블, 직사각 기둥 모양의 오브제에 세워 둔 술병과 잔이 공간을 채우고 있는 전부. 여기에 손님이 오면 비로소 요리, 테이블, 사람을 뜻하는 ‘ㅇ, ㅠ, ㅅ’이 완성된다.

 

채우기보다는 비우면서 감상 요소를 지극히 배제한 이곳의 전시작은 오직 음식과 술. 배진한 셰프가 된장, 간장, 들기름 등 한식의 요소를 조목조목 접목한 6코스 안주 차림을 선보인다. 계절에 따라, 또 수급 재료에 따라 조금씩 변화하는 단일 코스로 과하지 않은 양념과 적당한 포션을 유지해 술과 함께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코스가 시작되면 공간의 조도가 낮아지면서 접시 위로 떨어지는 핀 조명이 집중도를 한층 높여준다. 주류는 코스 전반과 어울리면서 대중적으로 덜 알려진 것들로 구성했는데, 맥주, 약주, 탁주, 증류주 등 주종에 상관없이 한국에서 만들어진 술을 소개하고 있다.

 

 

고기와 탄수화물, 애주가라면 좋아할 법한 요소로 구성한 ‘곰취쌈과 살치살’. 부드럽게 구워낸 살치살, 곰취로 감싼 한 입 크기의 쌈을 강된장에 푹 찍어 먹는 요리다. 자극적이지 않은 간으로 완성해 강된장만 따로 먹어도 또 다른 안주 역할을 한다.

 

‘들기름 메밀 막국수’는 마치 페투치니 면으로 만든 파스타를 보는 듯하다. 넓적한 100% 메밀면은 꼬득꼬득 씹을 때마다 고소한 들기름 향과 감칠맛이 퍼진다. 쯔유와 간장의 적절한 배합으로 강한 짠맛은 줄어들고 감칠맛과 향은 배가된 것. 곁들인 통통한 새우 피클은 국수와 함께 즐기면 입안의 지루함을 달래주고, 마무리로 먹으면 다음 요리를 위한 클렌저 역할도 해준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6길 31 1층 윳

 

 

하와이 밤으로의 초대 '만타'

 

 

<라이온스덴>, <더부즈>를 거친 김진환 바텐더가 자신의 첫 업장명으로 행운을 상징하는 가오리의 영문명, <만타>를 내걸었다.

바 곳곳을 헤엄치는 듯한 가오리 오브제, 일렁이는 파도를 레진으로 새겨 넣은 바 테이블과 밤하늘의 별을 수놓은 천장까지, 하와이에서 스쿠버를 즐기며 만났던 풍경과 행운의 기운을 고스란히 전달한다. 클래식 칵테일과 위스키를 중심으로 구성한 메뉴는 기존의 클래식 바와 비슷해 보이지만 면면을 살펴보면 다른 지점이 있다.

 

같은 레시피도 기주의 변화로 이곳만의 특색을 드러냈다. 또 시그너처 메뉴를 따로 두지 않고 칵테일이 익숙하지 않은 손님들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헤비 앤 소 스위트(Heavy & so Sweet)’, ‘위드 소다(with Soda)’ 등 음료 스타일에 따른 분류에 녹여냈다.

 

바 불모지인 역삼에 오픈하면서 친근하게 다가가고 싶었기 때문이다. 2층 높이는 될 법한 커다란 입구를 통유리창으로 만들어 바 안이 훤히 보이게 만든 것도 같은 이유. 공간, 음료, 접객 등 바에서 접할 수 있는 모든 서비스를 손님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집중했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사람이 좋아 바에 몸담고 있다는 김진환 바텐더. 시그너처 칵테일에도 역시 사람이 담겨 있다. ‘M-31’은 칵테일 ‘프렌치 커넥션’을 좋아한다는 오랜 단골손님을 위해 만든 한 잔. 코냑과 아마레토를 기본으로 라즈베리 리큐어, 위스키 리큐어 등을 배합해 코냑의 풍미를 더욱 풍부하게 살려 달고 묵직한 칵테일을 완성했다.

 

‘예스터데이(Yesterday)’는 반대로 술을 잘 마시지 못한다는 손님의 요청으로 제조했다. 보통 증류주를 베이스로 사용하는 칵테일의 법칙에서 벗어나 열대 과일 향이 풍부한 리큐어들, 레몬 주스, 로즈 시럽 등으로만 구성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 향후에도 증류주를 사용하지 않은 칵테일에 대한 고민을 이어 나갈 예정이다.

 

관리자 rgmce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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