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 리포트]구글 출신이 만든 미래형 카페 ‘Alpha Beta Coffee Club’

2019.11.25 16:05:39

세계 IT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 ‘구글’ 출신이 만든 카페는 무엇이 다를까.

일본에서 작년 5월 IT 기술을 적극적으로 카페에 도입합 ‘Alpha Beta Coffee Club’이 문을 열었다.

 

 

이곳은 기술과 데이터 기반으로 커피 맛을 관리한다. 오오츠카 케빈 대표는 구글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디지털 마케팅을 담당해왔다. 카페의 미래를 제안하는 오오츠카 대표의 운영 및 시스템 방법을 알아본다.

 

'get a coffee?' 구글에서 커피로 소통하는 문화 배워

‘Alpha Beta Coffee Club’은 도쿄도 메구로구 지유가오카 역에서 2분 거리에 위치했다. 도심에서 벗어난 지역으로 여유롭게 커피를 즐길 수 있다. 매장 앞에 테라스가 있으며 안에는 아티스트의 작품이 곳곳에 걸려있다. 전체적인 톤을 흰색으로 통일해 차분한 인상을 주는 인테리어다.

 

 

오오츠카 대표는 구글 미국 본사에서 일하며 그들의 커피 문화를 익혔다. 일본에서 ‘차 한잔 할까?’라는 말처럼 미국에서는 'get a coffee?'라며 말을 건넨다.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선배, 직장동료와 어울리며 좋은 이야기를 주고 받을 수 있었다.

 

구글의 내부에는 많은 커피 메이커가 있다. 평소에도 커피를 좋아하던 오오츠카 대표는 이곳에서 라떼 아트를 공부해 회사 직원들에게 만들어주기도 했다. 한잔의 커피를  매개로 많은 사람과 소통하는 재미를 느꼈다.

 

본사에서 일본으로 이동할 때 마침 커피 붐이 다시 일어나며 ‘블루보틀 커피’를 비롯한 다양한 카페가 생겨나고 있었다.

 

부업으로 시작해 창업으로 이어져

커피 애호가인 오오츠카 대표는 주위에서 어디 커피가 맛있냐는 질문을 종종 받았다. 좋은 커피를 소개하는 서비스를 하면 괜찮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우선 떠오르고 있는 스페셜티 커피 수요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위해 온라인 사이트 ‘ABC coffee’를 개설했다.

 

 

 

2014년에 부업으로 시작한 'ABC coffee'는 스페셜티 커피 전문사이트로 매달 3종류의 원두를 선택해 정기 구입하는 서비스다. ‘커피로 지역 사회의 유대 증진’이란 컨셉을 가지고 전국으로 로스팅한 커피 원두를 배송했다. 사업이 궤도에 오르자 구글을 퇴사하고 실제 매장 출점을 결정했다.

 

”온라인 판매로는 커피의 맛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주문이 힘들다는 장벽이 있었다. 실제 매장에서 커피의 맛을 느끼고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흐름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 또한, 커피 문화를 전하기 위한 커피 원두 산지, 추출 방법 등 교육을 고객을 위해 준비했다.”

 

매장에서도 똑같이 매월 3종류의 스페셜티 커피를 제공하고 있으며, 콜드브루에 질소를 주입한 니트로커피도 판매한다. 매장에서는 워크샵 및 시음 행사를 하며 커피의 체험 가치를 높이는 시도도 기울이고 있다.

 

IT 기술로 언제나 맛있는 커피 재현

‘Alpha Beta Coffee Club’의 특징은 매장 운영에 IT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일본 교통카드 Suica에도 사용하는 'RFID (비접촉식 칩)'를 사용한 회원 카드와 카드리더기를 개발했다. 카드를 대면 회원 정보를 즉시 읽을 수 있다.

 

 

이를 통해 고객 정보를 데이터화 했다. 어떤 고객이 어떤 맛의 커피를 선호하고 있는지 분석 가능하다. 모인 데이터를 토대로 경향을 분석해 새로운 제품을 제안하기도 한다.

 

커피를 내리는 데도 IT 기술을 적용했다. 커피 서버 아래에 ‘acaia 디지털 스케일’ 기계를 놓고 원두 종류나 물과 가루의 비율, 커피를 추출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기록한다. 연동된 어플리케이션으로 레시피가 자세하게 저장된다. 완성된 커피는 미국의 VST사가 개발 한 커피 농도측정기에 떨어뜨려 신맛, 쓴맛의 농도를 수치화해 확인한다.

 

“데이터를 취합한 후 생각보다 쓰거나 맛이 연하면 바리스티가 레시피를 조정하고 있다. 직원들이 분석을 통해 얻은 레시피를 공유해 항상 일관된 맛있는 커피를 만들려 하고 있다. 최적의 온도를 유지하기 위한 특별한 기계도 도입했다.”

 

Do the Right Thing, 올바른 일을 하자.

구글의 슬로건은 'Do the Right Thing(올바른 일을 하자)'이다. 자신의 비즈니스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주위 사람이나 사회에 공헌하자는 것이다. 오오츠카 대표도 카페를 운영하며 구글의 이념을 따르고 있다.

 

커피 로스터, 아티스트를 찾아 가게에서 소개하는 것도 그 일환이다. 최근에는 음료 1잔을 주문하면 개발 도상국의 아이들에게 책을 한 권 선물하는 'Beer for Books'라는 이벤트에도 참가했다. 앞으로도 커피를 통해 다양한 만남과 콜라보레이션이 생겨나는 공간으로 카페를 만들어 갈 계획이다. 최첨단 기술을 이용하면서 사람 냄새가 아날로그적 편안함이 있는 것이, ‘Alpha Beta Coffee Club’의 유일한 매력이다.

 

 

 

김미경 기자 mkyng@foodnew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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